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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627] 코로나19 정국의 3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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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20-02-25

코로나19가 요즘은 중국에서 기세가 한풀 꺾이고 치유 퇴원자 수가 전체 감염자수의 30%를 웃도는 2만 5천 명을 넘기면서 사람들이 자연히 느긋해졌는데 1월 하순에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만 인구 대도시 우한이 봉쇄된 후 환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데다가 전국 여러 곳에서 확진자들이 속출했고 치유 가능한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바로 그처럼 불안과 공황이 퍼지는 상황에서 미국 전 농구스타 코비가 헬기 사고로 죽으니 한 네티즌은 코로나19로 천 명이 죽는 걸 볼지언정 코비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려 경찰에게 덜미를 잡혔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그 청년의 냉혹함, 무식함을 비웃는 내용 외에 그의 동기를 추측하는 내용도 있어서 적잖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 녀석이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일부러 튀는 발언을 해서 가장 안전한 곳-- 감옥에 들어가려 했다는 것이다. 

 

2월 20일 가량 지나 산둥, 저장, 후베이 3개 성의 4개 감옥에서 수백 명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타났음이 공포되어, 네티즌들은 가장 안전했다고 믿던 곳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변했다고 아우성쳤다. 그런데 1월 말부터 경찰 감염이 발견됐고 이미 각 지방의 확진자 집계에 들어가다가 사법당국이 감옥 수감자들을 전부 검사한 다음 확진자수를 몰밀어 공개했다니까 전국의 다른 감옥들에서도 엄격한 조사가 실시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 감옥이 제일 안전한 곳으로 됐을 가능성이 높다. 

 

후베이 감옥들의 감염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산둥의 감옥은 한 경찰이 출입금지 기율을 위반하고 우한에서 돌아온 딸을 만나서 감옥 안에 병을 퍼뜨렸다 하고, 저장의 감옥은 한 경찰이 1월 중순에 며칠간 우한을 방문했던 경력을 속이고 출근하여 병을 퍼뜨렸다 한다. 위반과 기만이 화를 부른 셈이다. 

 

한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던 지난주 보수단체가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 집회를 예고하면서 전광훈 목사가 “잡히면 쉬고”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보던 순간, 필자는 코로나 정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가려는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 주말 집회에서 전 목사가 집회 참여를 호소하면서 병에 걸리더라도 주님이 고쳐주신다고 주장했다기에 결코 안전한 곳을 찾아가는 분이 아님을 잘 알게 됐다. 전광훈 목사의 집회 발언은 중국어로 번역되고 야외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말 뒤에 할렐루야를 외치는 동영상은 중국어 자막이 붙여져 중국 인터넷에서 쫙 퍼졌다. 전광훈 목사는 연예인들의 “한류”가 아닌 다른 “한류”를 만들어내면서 일약 스타로 성장한 것이다. 물론 댓글들은 그에 대한 좋은 소리가 하나도 없고 광신에 대한 조롱이 가득하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의 개인적 인기는 신천지 교회의 집단적 인기에 밀려 중국에서 빛을 좀 잃었다. 요 며칠 좋든 싫든 신천지 관련 뉴스와 글, 사진, 동영상을 접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신천지의 교리나 포교 방식을 아는 중국인들은 얼마 되지 않으나, 신천지 교회 예배로 인한 후과는 너무나도 잘 알고 혀를 찬다. 중국어에서 질병의 슈퍼 전파자는 “두왕(毒王, 독의 왕)”이라고 불리는데 31번 환자에게는 “두허우(毒后, 독의 왕후)”라는 별호가 붙여졌다. 중국인들이 무척 이상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게 신천지 교인들의 신분 및 경력 은폐이다. 중국에서도 우한 방문 경력을 속여서 여럿을 감염시키고 숱한 사람들이 격리되게 한 사람들이 각지에서 나타났고 심한 자는 치료가 끝나 퇴원한 직후에 경찰의 수사를 받았는데, 거의 다 원인은 무식함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신천지 교인들은 집단적으로 은폐와 기만을 했으니 상식적인 인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코로나19를 대하는 한국과 일본을 보면서 적잖은 중국인들이 하는 말이 있다. 일본은 백성들이 조급해하나 정부가 급해하지 않고, 한국은 정부가 조급해하나 백성들이 급해하지 않는다.(日本百姓着急,政府不急;韩国政府着急,百姓不急) 사실 한국의 다수 백성들은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대하면서 급해하지만 중국에 전해지는 건 전광훈 목사 등의 튀는 언행이나 신천지 교회의 감추기이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인 숫자가 근년에 급격히 늘어나더라도 중국 전체 인구에 비하면 소수여서 절대다수 중국인은 누군가에 의해 번역된 정보들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요해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어떤 정보를 전할 때에는 주관적 의도와 객관적 여건의 제한을 받기 마련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우한에서의 불명 폐렴 발생이 보도되어서부터 근 2개월 동안 한국에서 무수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에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내용도 많았다. 예컨대 중국이 10일 동안에 급조한 병상 1,000개급 훠선산 병원의 내부를 촬영해 고발했다는 동영상을 전한 대형 일간지 기사에서 병실 문을 안에서 열지 못하게 되었다면서 환자가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고(죽음을 암시함) “고발자”의 주장을 받아썼는데, 전염병 환자들이 제멋대로 문을 열고 나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한국의 전염병 병원 병실들은 환자가 맘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단 말인가? 하물며 훠선산 병원은 중환자, 위중 환자들을 전문 치료하는 병원이기에 환자가 병실 안에서 문을 열고 나올 가능성부터 희박하다.

 

중국의 “언론통제”를 비난해온 한국 매체들은 우한의 이른바 시민기자 팡민(方斌)의 소식을 열심히 전하고 그의 “실종”을 강조했다. 팡빈이란 인물이 우한시 어느 병원에서 찍었다는 시체 사진은 필자도 보았고 그가 중국이 사이비 종교로 규정한 파룬궁 신도라는 설도 접했는데, 그 설의 정확성 여부는 알지 못한다만, 상식적으로 팡빈이 찍었다는 사진과 동영상에는 의문이 많다. 우한은 1,000만 인구 도시로서 워낙 평소에도 하루 사망자가 200명 정도라고 알려졌는바 팡빈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에 나오는 시체들이 반드시 코로나19 감염자인지 단언할 수 없고, 만약 정말 코로나19 사망자라면 팡빈의 접근과 촬영 행위야말로 위험천만하다. 방호복을 입지 않았고 N95 같은 전용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그가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를 근접 촬영했다면 그 자신이 엄청난 전파자로 되지 않겠는가. 

 

한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며칠 사이에 수십 명으로부터 수백 명으로 늘어나고 천 명 돌파가 코앞인 상황에서 한국 경찰들이 가짜뉴스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던데 대구에서 혹시 어느 시민 기자가 병원에 잠입하여 시체들을 촬영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신을 열렬히 믿어 바이러스와 정부의 금지령을 우습게 아는 사람, 신분과 경력을 꽁꽁 숨기는 사람, “진실”을 전하기 위해 전염병 감염자와 사망자 시체에도 접근하는 사람, 이들을 “코로나 19 정국의 3대 바보”라고 해도 모욕으로는 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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