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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아닌 이유_미래통합당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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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영
기사입력 2020-03-25

*본지에 한수영 씨가 기고 글을 보내와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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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노래더라?’ 생각하며 가만 들어보니 2004년 3, 4월 ‘탄핵무효, 총선심판’ 촛불 집회장에서 부르고 불렀던 민중가요 ‘너흰 아니야’였다. 반가운 마음에 ‘혹시 근처에서 집회라도 하나?’ 하고 주변을 살펴봤는데 차창 밖 풍경은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차분하기만 했다. ‘뭐지?’ 싶어 버스 안을 둘러보니 그제야 어떤 젊은이가 이어폰 없이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노래가 한창 불리던 2004년으로부터 어언 16년, 사람의 한 세대로 치는 30년의 절반 이상의 시간이 흐른 2020년. 지금에까지 이 노래가 ‘지나간 추억’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노래로 젊은이들의 생활에까지 파고들어 있다는 것이 한 편 반가우면서 한 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였다. 

 

총선을 앞두고 버스 안에서 이 노래를 들은 것은 우연일까? 자연스레 4월 15일 치러질 총선으로 생각이 옮겨갔다. 지금 “너흰 아니야!”라고 들이대야 할 정치 세력은 누구인가? 다름 아닌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세력이다. ‘미래통합당만 빼고’라는 말이 국민들 사이에서 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총선을 앞두고 그들이 보이는 행태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미래한국당의 소위 ‘공천 파동’은 그야말로 한국 정치 희비극의 대표 장면이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전 대표 한선교가 고물만큼이나 될까 말까한 권력을 쥐고 마음대로 공천을 하였는바, 미래통합당 대표인 황교안은 이에 대해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압박하였고, 결국 한선교는 “가소로운 부패 권력”이라며 악에 받친 일성을 날리고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동아일보는 이 사건을 두고 3월 19일 ‘뒤통수 맞은 황교안, 한선교에 되치기?... 공천 갈등 점입가경’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보도하였다. 정치면을 장식하기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무협지의 한 장면을 그리는 듯한 제목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소설 속에 나오는 한 장면이 아니라 배신과 보복의 악순환을 반복하며,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야욕 실현을 위한 개싸움에만 몰두하는 정치 모리배의 ‘일상사’이다. 보수적폐 세력을 한시바삐 청산해버려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장면에 담겨있다.

 

미래통합당 내 공천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른바 ‘사천’, ‘막천’ 논란에 휩싸여 결국 사퇴하였다. 최측근 인사, ‘김형오 키즈’라 불리는 사람들이 단수 공천자로 확정되는 사례가 늘면서 혁신공천 원칙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강남갑 태영호, 강남을 최홍 이른바 강남벨트 공천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만만치 않다. 황교안의 입김으로 컷오프가 번복된 민경욱(인천 연수을)도 ‘막천’의 한 사례이다. 이처럼 미래통합당의 공천을 살펴보면 공정성, 원칙성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논란과 더불어 홍준표, 김태호, 이주영, 김재경 등 당내 중진 및 다선 의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공천 배제 인사들은 탈당, 무소속 출마 결심을 밝힌 상태이다. 당내 중진들이 공천 배제된 것과 관련하여서는 황교안의 대선 로드맵에 방해가 될 만한 잠룡 대선 주자급을 원천 배제시킨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일각의 분석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사천’, ‘막천’의 끝판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권력 쟁탈을 위한 개싸움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탈당에 이은 무소속 출마가 하나의 흐름으로까지 되어버렸다. 적폐로 똘똘 뭉친 이들의 추악한 모습은 ‘부패정치 1번지’의 실체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이렇듯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 쟁탈에만 혈안이 된 적폐 집단이 득세하면 어떤 참담한 후과가 벌어지게 될까. 과거를 돌아보면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다. 

 

멀리까지 돌아볼 것도 없다. 가까이 ‘이명박근혜’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개방, 명박산성, 간첩조작사건, 용산참사, 고 노무현 대통령 정치적 타살, 쌍용자동차 해고와 파업 강경 진압, 4대강 비리, 자원외교 비리, 통합진보당의 비법적 해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전교조 법외 단체화, 백남기 농민 살해, 세월호 참사,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한일 ‘위안부’ 합의 졸속 타결, 사드 배치,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중단 등. 

 

부정부패, 협잡과 비리로 썩은 내가 진동을 하는 시절이었다. 서슬 퍼런 권력의 칼날 아래 압살당한 민생과 민주주의를 떠올리면 아직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또 나라의 자주권을 송두리째 팔아넘기고, 평화와 통일의 시계를 한참이나 뒤로 돌리는 역사의 반동이 일어난 떠올리기조차 끔찍한 그야말로 암흑의 시절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여전히 거대 야당으로 남아있게 되거나 다수당이 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미미하게나마 추진되던 개혁 조치조차 물거품이 돼 버릴 것은 물론이고 현 정권의 운명조차 가늠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다음 대선에서 저들이 대권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끔찍했던 이명박근혜 9년 시절의 악몽이 현실로 되살아나게 된다.

 

이렇듯 이들의 득세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절실하다.

 

이들의 득세를 막아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꼽을 수 있다. 그것은 지난 3년간의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3년 동안 다른 때와는 또 다르게 이번 총선을 무척이나 기다려왔다. 

 

악몽과도 같았던 이명박근혜 시절 그 막장의 끝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 항쟁의 촛불이 타올랐고 결국 박근혜가 국민의 심판을 받아 감옥에 들어갔지만 지난 3년 동안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박근혜 잔당이 여전히 국회에서 거대 야당 자리를 꿰차고 패악질을 일삼으며 적폐 청산의 발걸음을 번번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하여 총선이 너무 멀리 있음을 안타까이 여기는 탄식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어서 빨리 적폐 세력을 국회에서 들어내자고 윽윽거리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총선을 한 달여 정도 남긴 지난 3월 초 박근혜는 감옥에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폐 세력의 단합을 지령했다. 이것이 저들의 의도이다. 국민은 이에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압승으로 화답해야 한다. 한국 정치 적폐 세력의 총본산인 미래통합당이 다시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의 타격을 입히고 존재감 없는 소수 야당으로 전략시켜야 한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전락시키고 번번이 개혁의 발목을 잡을 수 없도록 들어내야 한다. 

 

지금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는 민심은 미래통합당 심판으로 모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너도 나도 나서서 미래통합당 심판,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압승에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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