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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차] 코로나19 집단면역의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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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민
기사입력 2020-03-28

♨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은 중국에서 많은 이들의 동정을 자아냈다. 그가 즉위를 축하했던 일본 천황 아키히토가 그동안 퇴위했는데 그 자신은 아직도 왕세자가 아니냐면서 참 불쌍하다는 말이 있나 하면, 수십 년째 왕관을 기다리다가 신관(新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가리키는 新冠病毒의 준말)을 얻었다는 댓글도 달렸다. 희한하게도 필자는 찰스 왕세자의 존재를 중국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으나, 어떻게 생겼는지는 맨 처음 조선(북한)이 인쇄 발행한 찰스 결혼식 기념 우표에서 보고 알았다. 그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선 우표 또한 그때 처음 보았고 여러 해 지나서야 그런 우표가 외화벌이용임을 알게 되었다. 어느덧 근 40년이 지나 72살의 왕세자가 병에 걸렸다니 기분이 묘하다.

 

♨ 누군가 앓는다면 동정하는 게 인간의 심리다. 그런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세계 각국 수반으로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로 되었다는 소식은 27일 밤부터 중국에서 동정을 자아낸 외에 수많은 풍자를 이끌어냈다. 집단면역의 선구자로 되었다, 집단면역을 몸으로 실천한다 등등 영국 정부가 내걸었다가 포기한 집단면역과 결부한 조롱들이었다. 오미차 “코로나 19로 깨어진 신화”(http://www.jajusibo.com/49661)에서 소개했다시피 당시 영국 의학 전문가는 최악의 경우 80%가 감염되고 치사율이 1%라고 가정했는데 최악의 경우 50만 명이 죽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27일까지 영국의 확진자가 14,743명, 사망자가 761명이니 치사율이 5. 1%다. 방역을 포기하고 집단면역을 노린다면 최악의 경우 250만 명 이상이 죽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사례를 보면 영국의 치사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데, 사망자 수를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이제 와서 전력 방역과 치료에 돌입한 영국에서는 집단면역을 운운하는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영국과 달리 한국은 방역과 치료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는데 집단면역 주장이 나오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3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 회견을 가지고 인구 60%가 면역을 가졌을 때 코로나 19의 확산을 멈출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억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가 본 기사에서 빠뜨렸는지 아니면 그 위원회가 언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만, 치사율을 거들지 않으면서 가을철 대유행 대비와 집단면역을 운운하는 건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 영국과 독일에서 억제와 치료가 아니라 인구의 다수가 걸리도록 놔둬 집단면역을 노려야 된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 중국의 일부 매체는 유럽인들의 “고도의 이성주의”, “(중국)보다 높은 인도주의”를 찬미했다가 며칠 만에 영국이 반대에 밀려 정책을 바꾸는 바람에 머쓱해졌다. 뒤이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감염자 수가 폭증하니 서양을 우러러보는 자들은 새로운 우려를 표시했다. 이제 세계 각국 대다수 인구가 감염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중국인들이 오히려 면역력이 없기에 위험해지고 세계의 외톨이로 된다는 것. 그런 주장은 물론 조롱과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 치료 일선에서 싸워온 중국 전문가들은 백신이 없이 집단면역을 떠드는 건 무책임하다고, 유행을 방임하면 죽을 사람이 너무 많다고, 설사 일부 생존자들이 면역능력을 갖추더라도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또다시 감염되기에 해법은 결국 백신으로서 변종 바이러스를 겨냥하여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조기 발견, 조기 보고, 조기 격리, 조기 치료만이 인간들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역사를 보더라도 자연발생적으로 집단면역이 생겨 전염병이 무력화된 사례가 어디에 있던가? 

 

♨ 나라를 단위로 유행방임형 집단면역을 하기는 너무 부담이 큰데 소규모 실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바로 배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를 비롯하여 여러 척의 크루즈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데 수천 명 승객과 선원들을 내버려 두었더라면 60% 선까지 감염된 후 유행이 그칠까? 상식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집단면역 주장자들의 기준대로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총 수자의 1/4 정도인 712명이 확진되는 정도가 아니라 2,000명쯤 감염돼야 이상적(?)일 텐데 훌륭한 실험 기회를 놓쳤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노약자들이 적잖은 크루즈선보다 더 훌륭한 실험대상도 얼마든지 있다. 수천 명이 타는 항공모함이다.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에서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 며칠 만에 36명으로 늘어나 약 5000명 탑승자 중의 0.7%를 차지했고 더 늘어나는 추세인데 미 해군은 국방력 저하 등을 우려해 구체적 확진자 수를 더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루스벨트 호 외에 일본에 있는 레이건호 항공모함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루스벨트 호를 괌도로 이동하여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건장한 사람들이 모인 항공모함에서 집단면역실험을 하면 안성맞춤이건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격리와 치료에 착수했다. 이 루스벨트 호는 서남 태평양이 주 무대라 중국 언론 보도에 심심찮게 등장하여 중국인들이 익숙한 편인데, 이번에는 1월에 미국을 떠난 항공모함에서 장병들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냐는 의문이 반향의 주류를 이룬다. 유명한 군사 전문가 다이쉬(戴旭)의 질문이 대표적이다. 

 

▲ 다이쉬의 웨이보 화면 캡쳐   

 

“세계급 문제 하나: 미국 항공모함의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 문제를 만약 미국이 충분히 설명하면 전 세계가 다 추측할 필요가 없다. 이 항공모함은 올해 1월에 이미 미국을 떠나 태평양에 왔다. 중국인들은 절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없고 미국인들만이 그것도 보통이 아닌 미국인들만이 올라갈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누가 전파시켰는가?”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어떤 사람들은 루스벨트 호가 3월 5일 베트남 다낭 항에 기항했던 걸 거들면서 그때 감염되었으리라고 주장한다. 당시 기항한 건 맞으나 루스벨트 호는 항구에 들어가지 않고 바지선을 통해 물자들이 운반되고 인원들은 헬기로 움직였다 한다. 일부 미군 장병들이 베트남인들과 접촉, 교류했으나 당시 베트남에는 코로나19환자가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16명뿐이었고 현재 163명으로 늘어났으나 대다수는 해외 유입자이다. 때문에 3월 초 미군이 다낭에서 베트남인에 의해 감염된다는 건 별똥별이 머리에 떨어지는 것보다도 확률이 낮다. 또한 1월부터 3월까지는 너무 길어 승선 전에 감염된 사람이 증상을 보인다는 건 말이 되지 않으나, 무증상 감염자나 어느 물체에 붙어있던 바이러스가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정보의 공개, 투명성을 자랑해온 미국이 항공모함 2척에서의 역학조사를 어느 만큼 열심히 하고 어느 정도까지 정보를 공개할지 주목된다. 단 지금까지 미군이 항공모함을 대한 처사만 보더라도 집단면역이 거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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