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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의 치유하는 삶]11. 대청소의 핵심 '장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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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
기사입력 2020-04-08

치유를 위한 실천 중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숙변을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총25일 단식 기간에는 매일 하제와 효소를 복용하는 한편 1일 1관장을 실시했으며, 복식기간에도 며칠에 한 번은 관장을 진행했습니다.

평소 변이 불규칙하고 배가 아플 정도로 가스가 차는 편이었고, 용종제거와 치질 수술의 전적이 있는 사람이라 평소 식습관 등을 관리할 필요성이 높았음에도, 바쁘다는 이유로 식탐을 제어하려는 노력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술을 주종 가리지 않고 즐겼는데, 입맛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주류일체 안주일절'이라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합니다. 육류를 일부러 돈 주고 먹을 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안주로 화한 특수부위 요리는 아주 좋아했습니다.

오랜 수배와 구속을 끝내고 귀가한 남편과는 숱한 궁합 중 하필 술 궁합이 잘 맞아서 활동 끝내고 오밤중에 만나도 함께 술 한잔을 하며 그날 있었던 보람찬 만남이나 일들을 공유하며 수다를 떨고서야 하루를 마치곤 했습니다. (요즘 비중 있는 술친구를 잃어버린 그분도 본의는 아니지만 덩달아 절주 중입니다.)

 

몸이 부쩍 안 좋아지면서 밤새 마셔도 어지간해선 취하지 않던 주량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맥주 몇 잔만 먹어도 힘들어했고, 술이 조금만 들어가도 위장이 멈췄는지 다음날까지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술을 먹지 않은 날은 변비에 시달리고 술을 먹은 날은 설사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래도 술 먹으면 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리니 숙변은 없을 거라는 상상은 그러나 천진난만한 기대였습니다. 먹는 거라곤 죽염과 물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숨어 있다가 나오는지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단식을 하느라 안그래도 기운이 없는데 관장을 하고 화장실을 뛰쳐 다니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관장기를 사용하는 일도 관장 때문에 벌어지는 민망한 사고도 상당합니다. 장기단식을 끝내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한 후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두 분도 단식에 도전하시도록 했는데 두 분 역시 가장 힘든 것이 관장이라고 하셨습니다.

 

▲ 사과 비트 당근을 넣어 일명 ‘ABC주스’라 불리는 음료. 산야초나 매실액을 넣으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비타민에 철분도 많고 섬유질 풍부해 장에 좋습니다. 생채식을 하던 중 자주 먹었는데 여기에 생곡식가루를 넣어서 식사대용으로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 황선

 

건강한 사람의 경우 숙변은 존재하지 않으며, 게실이나 결장 부위의 정체된 변이 있을 수 있으나 그것도 예외적 경우라고 보는 관점도 있고, 숙변이라는 개념 자체를 유사과학, 혹은 유사과학도 아닌 상술 때문에 조작된 개념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숙변의 존재에 대해서도 논쟁이 있는 만큼, 관장의 방법이나 효과를 두고도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약국에만 가 봐도 다양한 관장기가 나와 있고 다양한 정장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환우들도 소금물 관장, 커피 관장, 마그밀 관장 등 다양한 재료로 저마다의 논리에 맞게 선택해 관장 하고 있습니다만, 관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위적이며 장기적으로 장의 연동운동을 무력화 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만만찮게 강한 편입니다.

 

저희 부부는 단식을 많이 했습니다. 남편은 30일 넘는 단식도 두 차례 해보았고, 저도 자주 단식을 해봤는데, 투옥 중에는 평균 한 달 반에 한 번씩 단식하기도 했었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한 기결 여성 양심수였던 때도 있어서 '한국옥중투쟁위원회' 위원장이란 것을 맡았었는데, 감옥에서 할 수 있는 투쟁이란 것이 제한적이어서 단식을 빼고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와서 말이지만, 양심수 체면에 단식하기 싫다고 징징거릴 수도 없고, 한국옥중투쟁위원회 간부들이 접견을 올 때마다 '또 단식을 해야 할 사안이 있나 보다...'하면서 내심 두려워했던 날이 꽤 있었습니다. 밖의 사람들과 교도관들은 단식 중에도 의연하다고 전혀 굶은 사람 같지 않다고 했지만, 그것은 순전히 양심수 전체를 욕보일 수 없다는 최소한의 책임감 때문에 취한 포즈였을 뿐입니다.

여튼 그 잦은 단식을 관장은커녕 기생충 약이나 변비약 조차 제대로 갖춰서 해 본 일이 없었으니,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는 동안 장 속 찌꺼기는 그대로 머물러 장내 상태는 더 안 좋아졌을 것이 자명합니다. 다행히 남편이 수배 중에 모 대학교정 등에서 30일 단식투쟁을 할 때는 주변에서 관장하는 법을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관장을 내내 할 수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30일 동안 곡기를 끊어도 뭔가는 계속 나온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해 건강 단식을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관장도 복식도 원칙적으로 해봤는데, 내내 그렇게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렸음에도 두 번째 장기단식을 하면서야 비로소 아이들 태변과 흡사한 그것을 경험했으니, 어딘가에 흡착되어있는 숙변을 제거한다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정체된 변이든 묵은 변이든, 그것이 하루가 되었든, 수년이 되었든, 제때 나오지 않고 장내에 머물며 유독가스를 내뿜고, 세포와 혈액에 산소공급을 방해하면 그것은 숙변이고 건강의 심각한 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장내가 깨끗하지 못하고 이상발효로 부패가 진행되면 온몸의 혈액과 체액이 탁해집니다. 제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세포는 적은 양의 산소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포로 변이되고 산소를 이용하지 않고도 생존, 성장하는 악성종양이 되어 간다는 주장은 소수의 의견만은 아닌데, 건강 관련 베스트셀러 <암은 병이 아니다>라는 책에서 저자 안드레아스 모리츠는 이렇게 서술합니다.

'...흡수는 잘게 소화된 음식물의 영양소 입자들을 몸 안의 세포들에 분배하기 위해 창자벽을 통해 혈관이나 림프관으로 흘러 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대장은 소화되지 않았거나 흡수되지 않은 음식물들을 찌꺼기 형태로 배출한다. 대변에는 담즙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때 담즙에는 적혈구의 분해과정에서 나온 노폐물과 다른 해로운 물질들이 들어 있다. 게다가 배설된 노폐물의 3분의 1은 장내 세균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은 날마다 쌓이는 노폐물들을 대장이 깨끗이 제거했을 때에만 효율적으로 자신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분해 흡수 배출의 전 과정에 문제가 없이 건강한 상태라면 모를까,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면 안타깝지만 인위적인 노력을 더 해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일입니다.

관장기를 이용하거나 완화제를 쓰는 일이 장기적으로 장을 무력하게 하고 의존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에 동의합니다만, 숙변이 체내에 머물면서 일으키는 문제들에 비해 변을 제거함으로써 생기는 이득이 크다면 관장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종양이 생겼거나 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의 경우 관장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예도 많이 있습니다. 병증이 나타나기만 하면 즉각적으로 화학약품을 쓰거나 물리적 절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자연치유 요법 중 거의 유일한 물리적 장치인 관장기를 사용하는 것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며칠 전 어르신들이 잘 보는 건강 관련 예능프로그램에서 대장의 기능에 대해 집의 하수구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수구가 막히면 집에 악취와 세균이 번식하게 됩니다. 싱크대 배수구 같은 경우 그곳에 어떤 종류의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느냐에 따라 악취와 세균의 정도도 다르고 후에 청소에 드는 공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처럼, 대장도 사람이 먹는 음식에 따라 청결의 정도가 다르며, 대장의 청결이 온몸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대장이 깨끗이 하려면 평소 생수를 충분히 섭취하고 현미잡곡밥,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들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너무 자주 먹지 말아야 하고 속을 완전히 비우는 것을 즐겨야 합니다. 장이 많이 정체되어 고통스럽거나 병적인 증상이 따를 때는 관장이나 복부에 된장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된장 찜질이나 왕쑥뜸, 비파잎 찜질 등을 통해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장운동과 변통에 상당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완치 후에도 재발하는 사례가 생기며 보건당국이 긴장하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장에서 최장 26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사에서는 따라서 변기 청소에도 락스를 사용하는 등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변기 청소는 물론 장을 깨끗이 해야 온갖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장은 유익균과 면역세포를 키우기도 하지만 아이들 감기 바이러스도 창궐하게 만드니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 백년 세월 기생하는 친일정치 세력도, 장 속에서 26일이나 생존할 수 있다는 코로나바이러스도 주서식처를 깨끗이 비워야 합니다.

숙변을 제거해야 몸이 깨끗해지듯, 사회의 숙변도 제거해야 세상이 맑아집니다.

이래저래 이 봄은 대청소의 시기입니다.

 

▲ 시래기는 백혈구를 증가시키는 최상의 음식이라고 합니다. 간편하게 시래기밥을 지어 달래장에 비벼 먹어도 좋고 나물을 해 먹어도 좋습니다.  © 황선

 

▲ 각종 미네랄과 섬유질이 풍부한 해조류는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좋다고하지요. 그 중에서도 쌈다시마는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즐겨먹기에 좋습니다.  © 황선

 

▲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유용한 관장기. 약국에서 3000원 정도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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