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일본 속 조국분단] ‘역대급 온라인수업’으로 코로나19 물리친 조선대학교

가 -가 +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20-06-12

<일본 속 조국분단>

 

‘역대급 온라인수업’으로 코로나19 물리친 조선대학교

 

민족교육의 강자 ‘조대’ 전면적 온라인수업 개시

 

감염세가 강력한 코로나19 사태로 남녘 대학가 곳곳에서 초유의 ‘온라인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재일동포 사회에서도 온라인수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 소재 조선대학교에서도 지난 5월 11일부터 전면적인 온라인수업을 개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본에서 꺾이지 않는 가운데 청년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내린 전격적인 결정이다.

 

본래 조선대학교의 방침이 “모든 학생의 기숙사 생활”이라는 점에서 이는 코로나 사태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타당한 판단으로 볼 수 있다. 1956년 설립돼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조선대학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조선학교’의 최고 교육기관이다. 

 

조선대학교에는 정치경제학부, 문학역사학부, 경영학부, 외국어학부, 이공학부, 교육학부, 체육학부, 단기학부 등 다양한 학부가 설치되어 있다. 2020년 현재, 재학생 수는 600~700명 정도로 추정된다. 

 

한동성 조선대학교 학장은 인사말에서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완화와 민족화해, 자주평화통일로 역사적 전환을 완수해가는 속에서, 본학의 존재는 조선민족 공통의 자산으로서 북과 남, 해외동포의 협력거점으로서 또한 조선과 일본의 문화교류 가교로서 지금까지 의의가 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반도 바깥에서 우리 민족의 통일을 위한 민족교육을 실시하는 대학교는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조선대학교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높다.

 

여기서 더 주목해 봐야할 건, 조선대학교가 코로나 사태를 철저히 대비해 지난 3월부터 만반의 준비를 다해왔다는 사실이다. 조선대학교의 소식을 전하는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조대뉴스’에 따르면 조선대학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를 고려, 지난 3월 중순부터 모든 학부를 대상으로 통신교육을 운영해왔다. 학생들에게 학습과제를 온라인으로 제출케 해 교원이 평가와 조언을 주는 비대면 수업을 펼친 것이다.

 

4월부터는 온라인수업 시범운영이 진행됐다. 학교 측에서 수업 운영과 학생들의 반응을 알고자 일부 학부를 대상으로 미리 녹화한 동영상 강의, 학생과 교원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실시간 영상강의를 해왔다는 소식이다. 이런 체계적인 과정(조선대학교에 따르면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5월 11일 온라인수업 개시라는 최종결정이 나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예정했던 개학식이 사라지고 곧장 온라인수업이 펼쳐지게 됐다. 조선대학교는 앞서 개학식을 5월 10일로 예정하면서도 코로나 사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4밀’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진짜교육

 

언뜻 조선대학교의 결정이 온라인수업을 실시하는 남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남녘 대학가와 다른 조선대학교만의 특별한 강점이 있다. 바로 학교와 교원들이 학생들의 수업권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4월 6일, 홍충일 정치경제학부 준교수는 학생들을 향해 이렇게 강조한 바 있다.

 

“동무들이 대학에서 받게 되는 수업의 일정이 뒤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었지만 이를 수수방관하지는 못한다. 이냥 주저앉다가는 앞으로 대학에서 받게 되는 수업과 학습의 강도가 비상히 높아지고 지식을 정확히 습득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

 

조선대학교는 교원이 각 학생에게 수시로 연락, 인터넷 상황이 여의치 않은 학생에게 와이파이 장치를 대여하는 등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 측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글을 보면 거리낌 없는 자신만만한 ‘긍지’가 묻어난다.

 

“수업에 앞서서 신입생을 포함한 모든 클래스에서 주 2회 이상 ‘온라인 홈룸’을 이미 실시하고 있었는데, 이런 대학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대이기에 가능한 것!’의 충실함, 진화를 기대해주세요.”

 

‘온라인 홈룸’이란, 제 집처럼 편안한 온라인 환경에서 학생들과 교원들이 수업평가를 비롯해 서로의 생활과 고민거리를 나눈다는 취지다. 본래 조선대학교가 실시해오던 전 학생 기숙사 생활의 온라인판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기숙사 운영은 잠시 중단됐지만 조대 정신은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선대학교는 ‘4밀’을 강조하며 학생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강조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학생과의 관계, 정신 거리의 ‘친밀’, ‘긴밀’, ‘농밀’ 이 4가지가 “조대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아베 정권이 내놓은, 많은 사람과의 접촉을 끊으라는 3밀(밀폐, 밀집, 밀접)대책과는 정반대다. 학생들과 교원이 함께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자는 집단주의, 공동체 정신이 돋보인다.

 

조선대학교의 실시간-쌍방향 온라인 수업은 아침 8시부터 진행된다. 학생들은 학교에 나가지 않지만 교원들은 늘 학교에서 수업을 준비한다. 교원들은 다른 학부 교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업의 질을 높여나가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주목해볼만한 흥미로운 사실은 교원들이 학교 텃밭에서 직접 “모종 심기”를 하는 등 학생들을 위해 실험과제를 대신 해준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선대학교의 수업방식은 남녘의 우리로서 상기하는 바가 크다. 최근 남녘 대학가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둘러싸고 부실 강의 논란이 드높다. 모든 교수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수업의 기본조차 되어있지 않은 ‘꼰대’ 교수들의 강의로 “학점을 받기 위해 억지로 출석체크만 한다”는 학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 때문에 향후 대학에서 등록금의 상당액을 대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것이다.

 

만약 남녘 대학가에서도 학생들의 건강과 수업권 보장을 위한 솔선수범이 있었다면 등록금이 높더라도 위와 같은 여론의 분출은 훨씬 덜했으리라.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진짜교육을 실시하는 ‘조대의 모범’이 남녘에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