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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강경하게 나오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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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
기사입력 2020-06-24

이름 있는 대북전문가라는 사람이 방송에 나와서 현 남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용기 있게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북이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양이 아니라 워싱턴으로 가야 한다”라고 횡설수설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가 그나마 합리적 인사로 분류된다는 것이며 청와대의 대응을 보면 그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청와대가 북에 대해 “감내하지 않겠다”라는 발표를 했는데 네티즌들은 “미국에 할 얘기를 왜 북에다 하고 있냐”라며 황당해했다.

 

북이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를 자칭 대북전문가조차 헛다리를 짚고 있고, 청와대는 아예 영문을 모르는 것 같다.

 

경제적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려고 이렇게 강경하게 나온다는 논리대로라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어려웠던 지난시기에는 왜 이렇지 않았는가?

 

또 북의 경제 형편이 그렇게 어렵다는 게 사실인가?

 

우선 세계 경제 형편을 알아보자.

 

이번 달 들어 여기저기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4.6%에서 심하게는 -7.6%까지 떨어지리라 전망하고 있다.

 

그나마 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괜찮을 거로 전망하는데 0.1%에서 -2.5%로 보고 있다.

 

북은 어떨까?

 

유엔 무역개발회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8%였으며 올해에는 2.2%, 내년에는 2.8%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제재를 전제로 둔 전망임에도 저 정도면 전 세계적으로 북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북의 경제 형편이 어렵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일부 전문가와 언론인들이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는 식으로 북의 의도를 왜곡하면 북에서 얼마나 모욕적으로 받아들이겠나.

 

그렇다면 북이 강경하게 나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진영 북한 연구자들은 ‘북의 주장은 말한 그대로 이해하면 정확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시각으로 보자면 북이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목숨과도 같은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강경함이 얘기되고도 남음이 있다.

 

북으로서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두 번째는 배신감이다.

 

4.27 선언에서 중단하기로 합의한 삐라살포를 묵인한 점,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군사합의를 어기고 무기를 사들이고 군사훈련을 강행한 점은 북에 깊은 배신감을 안긴 것 같다.

 

세 번째는 환멸이다.

 

1년 반이 넘도록 한미워킹그룹에 묶여 쩔쩔매는 모습에 대한 환멸이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북은 말한 대로 그대로 할 것이다. 

 

이미 남북연락사무소는 폭파됐고, 대남 삐라는 날릴 것이며 금강산 개성공단에 군인들이 들어와 훈련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지금처럼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미국한테 칠 큰소리를 북에다가 계속 친다면 그 뒤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이 사태를 ‘당장’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첫째로 우리 정부가 삐라 살포와 관련해서 사과하는 것이다. 

 

우리가 합의를 먼저 어긴 것이니 사과를 해야 옳다.

 

다음으로 한미 워킹그룹을 해체하는 것이다.

 

이건 우리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 군사강국 6위에다가 K방역 세계 1위라는 우리가 미국 앞에 쩔쩔맬 이유가 대체 뭔가.

 

이번 과정을 통해 ‘자주 없이는 통일도 평화도 없다’는 것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우리 온 민족이 환호한 4.27 선언문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라고 쓰여있지 “우리 민족의 운명은 한미워킹그룹에 문의해서 결정한다”라는 글귀는 없다.

 

정부는 선입견에 빠져 북의 의도를 자의적으로 왜곡해 받아들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다가오는 남북관계의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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