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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문 대통령,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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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0-07-02

EU와 화상 정상회담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청와대가 1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가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라며, EU의 협조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시 ‘촉진자 역할’을 꺼낸 것 아니냐고 보도하고 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누구나 환영할 것이다. 

 

다만 이 시점에 문 대통령이 굳이 나서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강조하고 EU에 협조를 구한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먼저, 정상회담의 당사자인 북미 양국의 대화재개 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은 미국이 영구적으로 북에 대한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그것을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북의 이런 요구에 어떤 안을 제시했는지는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다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말을 유추해보면 미국이 북에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비건 부장관은 미 대선전까지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어려우리라 전망하면서도 “미국이 이미 세부적인 계획을 내놓았기에 북이 협상에 나온다면 빨리 진전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무엇인가 북에 제안했지만, 북이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제안이 북의 요구를 충족시킬 정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북이 당장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문 대통령의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발언은 당사자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데 옆에서 친구까지 데리고 와 떼쓰는 것과 같다.  

 

두 번째로 문 대통령은 지금 자기 집 불부터 꺼야 할 상황이다. 

 

북이 대남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위기 국면이다. 

 

살얼음판 위에 있는 남북관계를 다시 단단한 토양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합의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남북합의 구체적인 실천이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6.25 70주년 기념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도 없고, 실천 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이후 남북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지금 이 시점에 남북관계가 아닌 북미관계에서 무엇인가 역할을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광수 정치학 박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중매쟁이 역할보다는 주권국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본분의 역할을 다하셔야 한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가 갖는 정치·군사적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서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즉, 문 대통령이 지금 할 일은 남북관계를 먼저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문 대통령은 불난 자기 집에 불 끌 생각은 하지 않고 먼 산만 바라보는 격이다. 

 

대통령의 현실 파악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참모진이 문제인지... 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역할 발언은 안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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