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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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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랑
기사입력 2020-07-11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7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21대 국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1대 국회가 개원되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요구에 시간을 더 이상 허비할 수 없다며 법사위를 포함하여 6개 상임위 의장을 선출하였다. 나머지도 미래통합당이 계속 시간을 끌 경우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미래통합당은 폭거라고 규정한 뒤 주호영 원내대표가 절로 들어가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국회로 돌아오라고 설득하러 간 상황이다.

 

우리에게 국회는 무엇인가? 현행 헌법으로는 유일하게 입법권이 있는 국가기관이고,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역시 유일하게 개헌 발의권이 있는 조직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법부에 대한 탄핵권을 유일하게 갖고 있다. 물론 탄핵은 헌법재판소를 거쳐야만 완결되지만 일단 탄핵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국회가 유일하다.

 

그런데 이러한 국회가 여론 조사 때마다 국민들의 지지도가 하위권에 맴도는 국가기관이 되어 있다. 국회 하면 사람들은 자기들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싸움만 하고, 놀면서도 거액의 세비만 축내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것이 국민들의 정치허무주의로 귀결되고는 한다.

 

국회에 대하여 이렇듯 국민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적폐세력이었던 현재의 미래통합당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이제 미통당이 아주 소수로 움츠러들었으므로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이제 21대 국회가 시작되었으니 좀 더 기다려 보자는 결론으로 이끌어진다.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진보개혁적인 정당들이 200석 가까이 의석을 갖게 된 21대 국회는 이전 국회와는 달리 기대할 것이 있다. 그러나 그 기대가 국회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라고 기다리면서 기대하는 것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불과 몇 년 전의 탄핵 정국을 생각해 보자. 당시에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박근혜의 탄핵에 앞장섰던가? 그들은 지극히 소심한 상태로 우왕좌왕하다가 촛불시민의 압력에 못 이겨 탄핵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덩달아서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분열하여 탄핵진영에 가담함으로써 탄핵이 기정사실화되었던 것이다.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우리가 다 몸소 겪었던 이런 일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의 국회는, 아니 정부 여당은 적폐청산과 진보개혁을 위해서 스스로 알아서 앞장서서 나갈 집단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국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또 다른 정치세력이 필요한 것인가?     

 

물론 또 다른 정치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국회나 정부여당을 도외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다른 정치세력이라 하더라도 국회나 정부여당과 연대와 견제의 긴장 관계에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국회라는 것은 구상 속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지금 여기서 다루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21대 국회에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고, 계속 압박해야 한다. 그냥 알아서 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도 안 되고, 국회를 부정한다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우리의 변혁운동은 1987년 이후 헌법 절차를 인정하는 가운데 진행되어 왔다. 그것은 개량주의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 보라.

 

분단의 상태에서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고, 친일잔재세력만이 아니라 이후 육성된 친미세력까지 더해져 이 땅을 막강한 물리력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수 국민을 결집하여 저들의 물리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그것을 통하여 전 세계 민주인권평화세력의 호응을 유도해 내는 일이어야 한다.

 

헌법 절차를 국민의 압박에 의해 제대로 진행되도록 하게 만드는 변혁의 로드맵은 어느 누구 탁월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집단지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현명한 것이었다. 그 결과 6월 민주항쟁에서 직선제를 이루어냈지만 그 결과는 그야말로 ‘죽 쒀서 개 준 꼴’이었다. 하지만 이후 우리는 그때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전해 왔다.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강고하게 국가권력의 일부를 붙들고 있는 적폐세력을 헌법적 절차에 따라 무력화시키는 일이어야 한다. 그 대상은 일차적으로 검찰, 사법부 등의 헌법기관들이다. 이들을 헌법에 따라, 법 절차에 따라 개혁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현행 헌법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국회이다. 국회의 입법권이 공수처 설치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국회만이 사법농단의 판사를 탄핵할 수 있다.

 

국회의 입법권은 헌법기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을 개혁하고,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데도 가장 유력한 방법이 법을 만드는 것이다. 가짜 뉴스를 남발하는 친일친미수구언론을 응징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고, 국립묘지에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친일파의 묘를 이장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법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친일을 옹호하고 찬양하는 것에 대해 합법적으로 응징할 수 있게 입법해야 한다.

 

지난 70여 년 동안의 비극적인 민간인 학살이라든가, 518광주민중항쟁에서 있었던 학살, 세월호 참사 등의 진실 등을 밝혀내는 것도 국회의 입법권이 제대로 발휘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자주 평화를 위한 제도적 마련 역시 국회에서 입법이 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앞에서도 강조하였듯이 국회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맡겨 두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들이다. 국회를 끊임없이 압박하는 국민들의 투쟁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진보진영은 여전히 헌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국회는 무엇보다도 국회 자신을 개혁해야 한다. 다른 헌법기관에만 적용하고 자신들에게는 없는 소환제를 반드시 입법해야 한다. 나아가서 입법권의 독점도 해제하고, 국민들에게 발안권을 주는 개헌도 단행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결국 이 글의 제목은 ‘21대 국회 무엇을 해야 하나’가 아니라 ‘21대 국회에 무엇을 하도록 해야 하나’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어야 한다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한발 한발 전진해온 민족민주운동의 침로에 따라 지금 이 순간 바로 앞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거기에서 국회에 해야 할 일을 제시하고 압박하는 일, 너무나도 중요하고 긴급한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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