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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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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슬
기사입력 2020-07-31

8월이 왔습니다.

 

8월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98년 개봉해서 큰 인기를 끌고 2013년 재개봉까지 했던 ‘8월의 크리스마스’입니다.

 

시한부 인생을 앞둔 한 남성의 가슴에 싹트는 사랑의 감정을 담담하게 잘 묘사한 영화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싹트는 사랑’이라는 역설을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뽑지 않았나 싶습니다.

 

갑자기 이 영화가 떠오른 것은 조만간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해에 통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지 않는다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 세계 이목이 그 선물에 쏠리고 미국은 안절부절못했습니다.

 

마침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비건이 한국으로 날아와 북을 향해 만나 달라고 애걸복걸했으나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나갔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다행인지 불행인지 작년 크리스마스는 별일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또 비건이 날아와서 북을 향해 만나 달라고 애걸복걸했습니다.

 

이번엔 아주 화까지 내더군요.

 

대선은 몇 개월 안 남았는데 코로나19는 여전히 번창하지, 경제는 엉망이지, 트럼프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지니 어떻게든 북이랑 뭔가 쇼를 만들고 싶어 죽겠는데 북에선 빈손으로는 절대로 안 만나주겠다고 하니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 없는 깡패 두목 미국으로서는 꼭지가 돌만도 합니다.

 

화가 많이 나서 이성을 잃어버린 것일까요? 

 

8월에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북미 간의 상황을 최악으로 치닫게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자신의 제국을 불태워버린 로마 황제 네로처럼 이판사판으로 너 죽고 나 죽자며 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쟁 훈련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습니다.

 

북한은 이런 위험한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리 없습니다.

 

각종 핵 전략무기를 선보인 북이 마침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국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보여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미사일 등이 아닐 것입니다.

 

최소한 태평양 상공의 핵실험일 텐데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선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운명입니다.

 

왜 우리 국민들이 미국으로 인해 전쟁에 휘말려야 합니까.

 

북은 어쩌면 이번 참에 연평도 포격 때처럼 주한미군기지를 싹 다 날려 버릴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되면 우왕좌왕하는 미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안전이 어찌 될지 몹시 걱정됩니다.

 

주한미군은 우리를 지켜주는 군대가 아니라, 전쟁을 불러오는 애물단지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에서 이번 한미훈련을 꼭 해야 한다는 얼빠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자주국방을 위해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려면 이번 훈련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옵니다.

 

이번 훈련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에 휩싸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습니까.

 

게다가 전쟁 훈련 하지 말자고 남북이 약속한 건 어떻게 합니까.

 

자주국방 말하기 전에 ‘한미워킹그룹’이나 해체하고 ‘자주’라는 말을 해야 사리에 맞지 않습니까.

 

또한 꼭 훈련을 해야만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수 있다는 발상도 문제가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반드시 연합훈련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제2의 신천지가 될지도 모를 코로나19의 시한폭탄 주한미군기지를 봉쇄하고 전수조사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결국 국민들이 또 촛불을 들고 나서야 할 모양입니다.

 

8월의 촛불로 평화를 지켜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의 신세를 좀 걱정하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트럼프는 ‘8월의 크리스마스’ 남자 주인공처럼 그야말로 시한부 인생입니다.

 

오죽 답답하면 트위터에 대선 연기하자는 말까지 했겠습니까.

 

트럼프가 그래도 북을 향해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 걸 보면 8월의 결말이 좀 색다르게 끝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미전쟁연습을 폐기하고, ‘빈손’이 아닌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평양으로 간다면 핵과 관련된 선물이 아닌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는 이러나저러나 ‘8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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