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안보진영에 왜 환상을 갖는가

가 -가 +

이세춘
기사입력 2020-08-03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8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발간사]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안보진영에 왜 환상을 갖는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충격을 받았는지 외교안보진영을 대거 교체했다. 통일부장관, 국정원장, 국가안보실장, 외교안보특보가 교체, 임명되었다. 박지원, 서훈, 이인영, 정의용, 임종석 등 문재인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인물군 가운데는 가히 최강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상당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일말의 기대나 환상도 가질 이유가 없다. 

 

첫째, 지금 남북관계에서 나서는 문제는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과 노선, 철학의 문제다. 그렇다면 뭔가 새로운 정책과 노선, 철학을 가진 인물이 등장했는가 하면 아니다. 박지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주요 인물이었다. 한 마디로 그 나물에 그 밥, 회전문 인사다. 박지원은 야당 인사라서 역할에 한계가 뚜렷할 것이다. 그리고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입장을 시종일관 지지하였다. 

지금 정부가 바꿔야 할 것은 대북적대정책이다. 남북 사이의 합의를 이행하고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부터 나서서 대북문제는 미국과 조율하겠다고 강조하는 마당에 남북관계에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 

 

둘째,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핵심 기구인 한미워킹그룹을 그대로 두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한미워킹그룹의 주무부서인 외교부는 인사이동에서 제외되었다. 즉, 한미워킹그룹을 손 댈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워킹그룹은 제재와 관련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기능도 있다”면서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러니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다. 

 

셋째, 그래서 새 인물군으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따져보면 기대할 내용이 없다. 임종석 외교안보특보는 남북 도시 간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이사장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통해 연내에 남북한 도시 30쌍의 결연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일부는 지자체의 독자적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장려했고 그래서 지자체마다 대북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냥 알아서 잘 하고 있는 걸 괜히 자기 재단을 동원해 끼어드는 모양새다. 문제는 지난해 지자체들이 의욕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두 대북제재 때문이었다. 중앙정부도 못 하는 걸 지자체가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이 이런 사업에 호응하겠느냐다. 기존의 남북 합의도 이행하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무엇을 믿고 새로운 사업에 동참할 것인가. 또 시작만 번드르르 하다가 결국 대북제재 때문에 못한다는 말이나 나올 게 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개별관광도 말만 무성했지 아무 것도 된 게 없다. 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놓기 전에 기존의 합의를 이행해야 북한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인사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어차피 남북관계를 바꿀 수도 없는 데 왜 이런 최강의 인물들로 외교안보진영을 채웠을까? 북한을 현혹하기 위해서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정면돌파전’을 무마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게 뭔가 기대감을 갖게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미국에서 주한미군 감축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튼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인사도 결국은 트럼프 정부를 요구에 따라 북한을 현혹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해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이번 인사에 우리가 기대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지금 남북관계를 돌려세울 유일한 길은 오는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고, 첨단 미국 무기 도입을 중단하고,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하는 것이다. 편법과 샛길은 없다. 그 전에 말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대북전단살포 중단을 비롯해 남북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북한에 사과하는 것이다.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는 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온다. 정부가 모범을 보이면 우리 아이들에게 산 교육이 될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