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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스스로 재선이 아닌 낙선 운동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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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0-08-10

미국 대선이 불과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미국 대선은 국제적 관심사다. 사실 미국은 우리 민족 문제, 우리의 운명에 심각한 간섭을 해왔기에 미국인 못지않게 우리의 관심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미국 대선은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과 바이든 전 부통령 (민주당) 간의 양자 대결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바이든이 여유있게 트럼프를 따돌리고 앞선다는 보도가 대부분이다. 어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트럼프의 재선은 물 건너갔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트럼프가 작년 2월 <하노이 조미회담>을 걷어찬 것은 대를 이어 세기를 두고 씻을 수 없는 대실수다. 본인은 물론이고 미국엔 큰 불행이다. 지금 당장 그 후과가 나타나고 있으니 말이다. 하노이 회담을 합의 없이 끝난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미국이 변함없는 패권 국가로 평화보다 긴장 상태를 즐기고 있다는 게 재확인됐다. 

 

북은 하노이 회담 이후 어떤 미국의 달콤한 말이나 손짓도, 남측의 제안에 반응이 없다. 이는  북과 협상탁에 앉으려면 미국은 대북적대정책 포기를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하고, 남측은 자주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야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선까지 북미 관계 ‘현상 유지’ 전략을 고수하기 위해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됐다”라거나 “융통성을 발휘하겠다” 등 갖가지 솔깃한 말을 써가면서 북미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은 이를 시간 끌기 내지 지연 작전으로 보고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정면돌파전>을 천명한 북이 대선까지 조용히 있지 않을 것으로 미국은 판단한 것 같다. 북이 대선에 치명적 결정타를 날리기 전에 먼저 선수를 쓰기로 계획을 세운 것 같다. ‘현상유지’를 ‘전쟁위기’ 전략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이 한반도 위기 조성에는 마땅한 구실이 필요했던 것 같다. 북을 자극하는데 있어 미국이 길러낸 탈북자 단체 앞잡이가 제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번 삐라는 북이 도저히 물리적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되도록 고안된 내용의 대북삐라다. 북측 반응이 즉시 나왔다.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그러나 더 예상됐던 군사조치가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 지시로 중단됐다. 미국은 좋다 말았다. 결국 북측 도발 유도 수단은 한미합동훈련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해내외의 따가운 눈총 때문에 미국 주도가 아닌 한국 주도로 실시된다는 걸 미국이 꾸몄다. 재간도 좋다. 한국은 독자 방위 능력 평가라는 구실을 붙이고 이달 중순부터 한미훈련을 한다. 워싱턴과 서울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열세 만회를 위한 ‘10월 서프라이즈’ 소리가 들린다. 일부 제재 해제 양보로 북미대화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말짱 헛소리에 불과하다. 바로 한미전쟁훈련 때문다. 이를 계기로 남북, 북미 관계가 완전 작살나고 적대 관계로 들어서게 될 수도 있다.

 

압도적 국민의 한미훈련 결사반대 목소리를 외면하고 전작권 인수 구실로 한미훈련 강행 처사는 국민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히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남북 관계를 절단 내면서 트럼프의 대선 전략의 일환인 전쟁놀이에 올라타고 장단 맞춰 춤추는 모습을 절대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 코로나 재앙뿐만 아니라 경제가 거덜 나고 거기에 물난리까지 덮쳐 생과 사의 기로에 놓인 시민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지 않은가. 한 사람, 한 가족이라도 더 살리고 도와야 할 판에 돈 낭비, 코로나 전파까지 감수하면서…

 

이미 미국은 중국과 심각한 수준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뭐든지 걸어 중국에 시비를 건다. 코로나 시비, 홍콩 시비, 신장 위구르 시비, 남중국해 시비, 대만 시비, IT 시비 등 총체적 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달 남중국해에 미국의 간첩비행이 무려 67회나 있었다. 이미 거기서 작은 충돌이 벌어진 바도 있다. 트럼프는 매일 중국을 때리고 물어뜯는다. 폼페오는 한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과는 대화 불능이라며  고강도 대결 선언을 했다. 아마 조만간 북중을 싸잡아 공산당 악마로 몰아 대결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트럼프는 <Fox뉴스> 인터뷰에서 “대선만 없었다면 북과 협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틈만 나면 전임 정권이라면 북미 간 전쟁을 치르고 있을 거라면서 지금 조용한 건 자신의 덕분이라고 자랑한다.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 즉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말도 한다. 그렇다면 왜 진작 북미 대화를 하지 않았나. 입만 열면 전부 거짓말이다. 그는 청개구리 삼신이라 그의 말을 무조건 반대로 해석해야 된다는 말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트럼프는 또한 지난 7월 19일  <Fox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재자투표 부정선거 시비를 염두에 둔 것 같다. 이 시비를 자신에게 유리한 대법원으로 끌고 가서 결판내자는 것이다. 2001년 개표 부정 시비가 부시에게 유리한 법정이 부시의 손을 들어준 바가 있다. 이의 복사판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저질의 묘수에 의지하지 말고 정당하고 떳떳하게 승리의 월계관을 쓰는 게 정석이다. 통크게 그리고 멋들어지게 기적을 창조해 대선 승리를 검어 쥐고 노벨상을 목에 걸지 못할 이유가 없다.

 

코로나 대응과 세계 경제 복구를 위한 국제 공조, 세계 평화를 위해 모든 전쟁 종식과 적대 관계 청산, 경제 활성화 촉진을 위해 모든 경제 제재 해제 등을 주도적으로 해내는 솜씨를 발휘하면 세계적 지도자로 존경과 지지를 받게 마련이다. 거기에다 노벨 평화상까지 목에 걸면 대선 승리는 받아 놓은 밥상이 아니겠나 말이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트럼프가 한 일은 죄다 대선 승리가 아니라 낙선운동을 한 꼴이다. 늦은 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적을 창조하는 데에 마지막 승부를 던져야 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 이익, 민족의 이익을 챙길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당장 한미합동훈련부터 연기 내지 중단토록 트럼프를 설득해야 한다. 한미합동훈련이 끝나고 8월 말, 늦어도 9월 중에는 한반도 주변에 화약 냄새를 풍기는 일대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열 일을 제쳐놓고 한반도에 엄습하는 위기를 사전에 막아내는 것 이상으로 더 시급한 게 없다. 문제의 핵심은 자주다. 자주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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