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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고통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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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20-08-11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은 먼저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일본 언론이 논평했다.

 

도쿄신문은 11일 ‘역사의 그림자를 잊지 않는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어느 나라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빛만을 선택해 말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5년 8월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서 러일 전쟁에 관해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라고 언급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신문은 “러시아의 압력에 시달린 나라에서는 아직도 일본의 승리를 반기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전쟁은 일본과 주변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와 일면적인 역사관은 최근 한일관계에서 현저하다”라며 일본 정부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올해 개관한 ‘산업 유산 정보 센터’를 언급했다.

 

신문은 “이 시설의 전시 내용이 물의를 빚고 있다”라며 “나가사키시의 하시마 탄갱(군함도)에서의 조선인 학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원도민의 인터뷰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이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증언이 적지 않았다”라며 “14세에 하시마로 보내진 후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본 서정우 선생은 좁은 방에 자신을 포함해 7, 8명을 넣어 낙반(터널 갱내에서 지질불량 등으로 인해 천장부가 붕괴하여 떨어지는 것) 위험이 있는 갱도에서 일했다”라고 사례를 들었다.

 

신문은 ‘몸을 망가뜨리고 일을 쉬려고 하면 린치를 당했다’는 서 씨의 증언을 소개하면서 “이런 다양한 기억 전체가 섬의 역사이자 가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에 꼬이고 있는 강제징용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한다”라며 “법과 협정을 이유로 뿌리치기 전에 당시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였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문은 “일본이 먼저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

 

도쿄신문은 또 “세계적 베스트셀러 ‘총, 병원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최근 역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이런 조언을 한 바 있다”라고 충고했다.

 

“감정 없는 사과문을 여러 번 읽어도 상대방은 납득하지 않는다. 중국이나 한국이 일본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다. (코로나 후의 세계) 이웃 나라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자국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고통을 잘 모른다고 한다. 전후 75년이 지나도록 역사를 둘러싸고 또 상대방의 발을 밟는 행위를 하지 않았는가. 멈춰서서 생각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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