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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훈련의 목적, 전작권 환수인가 북침 연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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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20-08-21

 

위험천만한 한미합동군사훈련

 

한미합동군사훈련이 18일부터 시작돼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은 매해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20-2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연합지휘소훈련과 대규모 연합기동훈련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20-2 훈련은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축소해 연합지휘소 훈련만 진행한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서 하던 기동훈련은 소규모(대대급 이하)로 나누어 연중 진행한다.

 

문제는 20-2 훈련은 한반도에서 군사충돌 가능성을 현격히 높인다는 점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북침 전쟁훈련이다. 한미훈련은 한미연합사가 수립한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진행되는데, 작전계획 5015는 북한을 선제타격하고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으로서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심각한 위협행위이다.

 

게다가 남과 북은 2018년 판문점선언 2항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했다. 미국 또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북한은 2019년 12월, 미국이 적대행위를 중단하지 않자 ‘충격적인 실제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 또한 올해 7월 “(미국이) 우리의 중대한 반응을 유발시킬 위험한 행동에 나선다면 잠자는 범을 건드리는 격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신의를 배신한 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가를 남조선 당국자들은 흐르는 시간 속에 뼈아프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경고가 심상치 않은 것은 이미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고가 빈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미 당국이 북한과의 약속을 어기고 대표적인 적대행위인 한미훈련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반발할 게 뻔히 예상되는 데도 보란 듯이 강행한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언제 무슨 일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한미훈련은 전작권 환수를 위한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한미훈련을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를 하려는 게 아니라 전시작전권을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한미훈련을 하는 게 정당하다는 것이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는 데 왜 한미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일까? 이들의 주장은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군이 전시작전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미국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 이번 한미합동군사훈련에는 ‘검증’이 빠졌다

 

그런데 정작 이번 한미훈련은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이 없다.

 

원래 한미 당국은 8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핑계로 이틀을 축소해 8월 18일부터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한 한국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Full Operational Capability) 검증 평가가 훈련에서 빠졌다.

 

이번 훈련은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한 목표는 사실상 사라지고 대북 전쟁연습만 남게 됐다. 이번 한미훈련이 대북 적대행위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사라진 셈이다.

 

(2) 전시작전권을 되찾는 데 검증이 필요한가?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 한미훈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무엇보다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는 데 왜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자주국방이란 스스로 국방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겠는지 미국에 물어보는 자세로는 자주국방을 실현할 수 없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해도 되는지 미군에게 ‘검증’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미국이 바라는 대로 임무를 잘 수행하는지 확인하는 것, 나쁘게 말하면 ‘하수인’으로서의 능력검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마보이를 예로 들어보자. 마마보이가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습성을 떼버리기 위해서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마마보이가 말로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겠다면서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어머니에게 평가를 받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 평가는 독립적인 인간으로서의 평가가 아니다. 어머니가 바라는 대로 아들이 행동하는지를 평가하는 것뿐이다. 이대로라면 평생 가도 어머니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런 꼴이다. 자주국방을 하려면 스스로 훈련하고 부족한 걸 고치며 채워가야 한다. 어느 나라 군대도 완전무결한 군대는 없다.

 

국방이 아니라 경제라고 가정해보자. 그 누구도 완벽한 경제정책을 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부에 달려가서 내가 경제정책을 스스로 짤 능력이 되는지 승인받아 결정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미국에 물어봐야 한다는 자세를 가지면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더라도 작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미국에 달려가 물어보고 결정하게 되는 마마보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실제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1950년 이승만처럼 차라리 그냥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줘버리자는 결론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마보이가 어머니에게서 독립하고자 하면 자기 가치관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처럼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검증을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

 

(3) ‘검증’은 박근혜가 만든 논리

 

원래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기로 결정했을 때 ‘검증’을 받자는 조건은 없었다.

 

전시작전권 환수를 공식 추진하기 시작한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해 2012년 4월 17일에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전시작전권 수행 능력을 검증받니 마니 하는 조건을 걸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에 전시작전권은 환수되지 않았다. 2008년에 정권 교체가 되면서 이명박 정권이 환수일을 2015년으로 미루더니 2014년 박근혜 정권이 아예 무기한 연기해버렸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데 반대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 시절엔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사실, 정상적인 나라가 군 통제권을 다른 나라 군대에 맡겨두고 있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선거는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박근혜라도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고 공약을 내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전시작전권을 환수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 이유도 없이 이명박에 이어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미루기엔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박근혜가 내세운 논리가 미군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4년 당시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2015년 전작권 전환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공약을 했고 이번에 아예 ‘무기한’으로 연기한다는데 도대체 어떤 준비가 부족하나”라고 박근혜를 맹비난했었다.

 

박근혜는 탄핵당했지만 박근혜의 잔재인 ‘검증’이 아직까지 자주국방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전시작전권을 돌려줄까?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한 ‘검증’ 주장에는 또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과연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가져가라고 ‘승인’해주겠냐는 점이다.

 

임기 내 전시적잔권 환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려면 올해에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마치고 내년에 검증의 최종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FOC 검증 평가가 빠지는 바람에 사실상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기 어려워졌다.

 

FOC 검증 평가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19로 한미훈련이 12일에서 10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코로나19 때문에 훈련을 취소한다면 몰라도 10일이나 12일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선 이번에 FOC 검증 평가를 꼭 받아야 했다. 그렇다면 훈련을 축소하더라도 FOC 검증을 보장하고 대북 전쟁연습을 일부 축소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러나 미국은 FOC 검증을 빼버렸고 대북 전쟁연습이라는 자신들의 목적만 채웠다.

 

결국, 미국이 FOC 검증 평가를 이번 훈련에서 제외한 이유는 코로나19는 핑계일 뿐 전시작전권 전환을 방해하기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 즉, 미국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줄 마음이 없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국군의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한반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사실상 우리나라 군대를 자신의 휘하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권을 미국이 스스로 내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는 목적이 있었을 수 있지만 이번 훈련에서 제외되면서 무산되었다. 애초에 미국에 승인을 받아 전시작전권을 환수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생각이 없는 박근혜 정권의 작품이다.

 

결국, 이번 훈련은 실익은 없고 남북관계만 파탄 낼 뿐이다. 대북전단 살포가 연락사무소 폭파를 불러왔는데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어느 정도의 파장으로 되돌아올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전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 하다못해 코로나19를 핑계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평화는 국민의 생명권이자 가장 기초적인 인권이다. 미국의 눈총을 살 수도 있겠지만 국민의 생명권보다 더 중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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