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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93] 미중 대결②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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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환
기사입력 2020-09-08

1. 부분적이 아니라 전면적인 대결이다

 

지금 미중 대결은 특정 분야에서 부분적으로 벌어지는 게 아니라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전 영역에서 전면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미중이 서로 상징적인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미국이 일방적이고 난폭하게 중국 기업을 무너뜨리려는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남중국해에 미 항공모함이 진입하고 중국이 항공모함을 겨냥한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미국이 중국과 교류한 자국 교수를 구속하고 중국 언론을 제재하자 중국도 중국 주재 미국 언론인들의 비자 연장을 제한하는 등 양국의 대결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역사를 보면 나라와 나라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런 경우 보통 부분적으로 충돌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대화와 교류의 문을 열어놓는다. 출구 없이 충돌하면 결국 극단적인 상황, 전쟁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미중 대결의 모습도 그랬다. 미중 수교 후 최대의 군사적 충돌이었던 하이난섬 추락사건을 돌아보자. 2001년 4월 1일 오키나와 가네다 공군기지를 떠난 미군 정찰기 EP-3이 중국 영공을 침범하자 하이난섬 링쉬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중국군 전투기 2대가 정찰기에 접근했다. 이 가운데 한 대가 미군 정찰기와 충돌, 중국군 전투기는 바다에 추락했고 미군 정찰기는 하이난섬 중국군 공군기지에 비상착륙했다. 중국은 미군 병사들을 11일간 조사하였고 미국의 사과 서한을 받고서 석방했다. 정찰기는 분해하여 조사한 후 7월 1일에 돌려주었다. 이 기간에 미군이 하이난섬 부근에 구축함 3대를 대기시키는 등 군사적 긴장감은 고조됐지만 경제, 사회 영역에서는 별다른 대치가 없었다. 철저히 군사 영역에 한정해서 대립했을 뿐이다. 

 

▲ 미군 정찰기 EP-3.     ©미해군

 

지금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러시아를 경제제재하면서 경제적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군사적인 충돌이나 외교, 사회 영역에서 두드러진 대결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지금 미중 대결은 타협 지점을 찾을 생각이 없이 전 분야에 걸쳐 대결을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스에는 연일 미중 갈등 상황이 올라오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사안들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로 튀어나오는 양상이다. 즉, 현 미중 관계는 일상적인 상황,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특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이며 일반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적당히 타협할 상황이 아니다. 

 

2. 미국이 먼저 공격하면 중국이 반격한다

 

미중 대결 양상을 보면 대체로 미국이 먼저 중국을 공격하면 중국이 동일한 수준으로 반격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총영사관 폐쇄도 미국이 먼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자 3일 뒤 중국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홍콩 사태와 관련한 제재도 미국이 먼저 중국인 11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자 3일 뒤 중국이 미국인 11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이 틱톡 강제 매각을 명령하자 중국은 틱톡 기술 이전을 금지했다. 

 

언론 관련한 대립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미국이 미국 내 5개 중국 관영매체를 언론이 아닌 중국 정부의 사절단으로 지정하자 3월 중국이 중국 내 미국 언론 기자들의 기자증을 회수했다. 지난 5월 미국이 중국 언론인의 비자를 90일 이내로 제한하자 중국도 9월 들어 미국 언론인의 비자 연장을 제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7월 23일 중국 공산당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은 9월 3일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공산당과 중국 국민을 갈라놓으려는 어떤 사람이나 세력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직접 경고했다. 

 

미국이 계속해서 공격하고 중국이 매번 대응하는 현 미중 대결 양상은 두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첫째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미국이 기를 쓰고 중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는 중국이 미국을 동일 수준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을 상대할 자신감과 능력이 없다면 매번 미국에 똑같이 반격하지는 못할 것이다. 

 

3. 대결의 강도가 계속 상승한다

 

(1)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대결 강도

 

미중 대결은 강도가 계속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경제 부문을 보자. 처음에는 관세전쟁으로 시작하더니 화웨이 제재에 이어 틱톡을 공격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의 SNS와 앱 전반에 대한 퇴출을 예고하고 있다. 정보보안이나 안보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누가 봐도 경쟁력이 강한 중국 기업을 강제로 주저앉혀 경쟁에서 밀린 자국 기업을 살리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이다. 이는 자본주의 기본 질서에도 맞지 않는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정보통신기업들이 중국을 상대로 하는 고율관세가 자기들에게도 피해가 된다며 타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중 갈등이 주춤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인 양상이고 단지 미 독점자본에게 시간을 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이렇게 주춤하는 기간에도 군사적, 외교적 대결은 강도가 계속 상승하였다. 

 

군사적으로도 점점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군이 7월에 중국 인공섬 점령훈련을 하고 중국은 8월 26일에 미 항공모함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26, 둥펑-21과 함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쥐랑-2A를 발사하였다. 중국군이 군사훈련에서 쥐랑-2A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대만을 둘러싼 대립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을 국가로 지칭해 중국을 자극한 미국은 올해 들어 대만 공군 수송기를 31년 만에 미국에 착륙하도록 승인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대만을 방문해 40년 만의 최고위급 인사 회동을 가지는 등 대만과 관계를 급격히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 8월 말에는 미 해군 정찰기 EP-3E가 대만 상공에서 신호를 끈 후 다음날 다시 신호를 켜고 돌아가는 일이 있었다. 대놓고 대만 공항을 이용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항의하면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공항과 미군 항공기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적교류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군과 연계된 중국인 유학생을 추방하더니 이공계 분야 중국인 유학생 비자도 금지하고 온라인 수업만 듣는 유학생은 추방하는 등 각종 제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7만 명 규모의 중국인 미국유학생이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2) 물러설 수 없는 체제 대결

 

정치적 대결은 걷잡을 수 없는 체제 대결로 번지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 대신 ‘중국 공산당’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중국 체제를 직접 공격했다. 냉전 시기 미-소 대립을 재현한 것이다. 체제 대결의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양국은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 올라선 꼴이 되었다. 특히 중국은 여기서 밀리면 체제가 흔들리면서 구 소련과 같은 운명을 맞을 수도 있기에 매우 강한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확실히 중국은 과거에 비해 태도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뜻의 ‘도광양회’를 표방하며 미국의 공세에 타협하는 모양을 취했다. 앞서 언급한 2001년 하이난섬 추락사건을 봐도 자기 영토를 침범한 미국 정찰기를 3개월 만에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피한 것이다. 2011년 이란이 미군 무인기(드론)를 나포한 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반환 요구를 무시한 것과 비교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의 공격에 똑같은 수준으로 상대를 하고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 정찰기와 군함을 들이밀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최종병기를 선보이며 맞대응을 하였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발사 원점과 발사 징후를 전혀 파악할 수 없어 현대 전략무기 체계에서 정점에 있는 궁극의 무기로 통한다. 

 

이런 태도는 경제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5월 23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앞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발전의 출발점 및 목표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완전한 내수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고 과학기술 및 다른 방면의 혁신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미국의 경제봉쇄에 맞서 기존 수출 위주 경제정책을 내수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학 경제학 교수는 시 주석 발언을 두고 “미국이나 서구 세계와의 결별을 비롯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일종의 준비 과정”이라고 했다.

 

중국이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은 일정한 자신감을 갖췄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단결을 강화하는 등 정치적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군구 체계를 전략구제 체계로 전환하는 등 지방 군벌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군관구 체계 개편을 하고 대대적인 군인사를 추진했다. 이런 정치군사적 안정성 강화는 미국의 체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 (관련 내용은 「[아침햇살43]세계의 대격변이 다가오고 있다③」의 (1)-② 참조.)

 

경제적 자신감도 높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는 며칠 전 보고서를 통해 “2032년께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세계경제 점유율은 2019년 16.2%에서 2025년 18.1%로 상승하는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24.1%에서 21.9%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봉쇄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하겠지만 그래도 중국의 발전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이 기술력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에서 화웨이가 미국을 제치고 5G 기술의 선두에 올라선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가 자체 칩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께 자체 칩을 모두 소모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화웨이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시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6월 24일 발표한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 패권 경쟁 분석」에서 “2014년 후반 이후 중국의 기술혁신 생산성은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5G, 슈퍼컴퓨터, 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수위를 다투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또 지난 7월 31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의 GPS를 대체할 중국 자체 위성항법체계인 베이더우 인공위성 체계가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베이더우는 군사용의 경우 미국 GPS의 30cm보다 높은 10cm의 정밀도를 갖추고 있다. 위성항법체계는 민간용으로도 널리 쓰이지만 국방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장거리미사일 유도에 필수적이다. 쉽게 말해 중국 미사일이 미국 미사일보다 세 배 높은 정밀도를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은 미중 대결에서 사활을 걸고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역시 이번 대결에서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다. 자신이 먼저 건 싸움이기도 하며 미국의 명운이 걸린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미국의 급격한 몰락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처럼 미중 양국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전 분야에서 굉장히 높은 수준의 대립을 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1년 사이에 급격히 격화된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여러 분야에서 대결은 했지만 이 정도로 화해 불가능한 수준의 대립은 아니었다. 이는 어떻게든 중국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미국의 조급함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시간이 결코 자신들 편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국 공세는 끝장을 볼 때까지 지속되고 그 강도가 계속 올라갈 것이다. 

 

4. 신냉전인가 전쟁의 전조인가

 

지금의 미중 대결의 성격을 바라보는 몇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는 신냉전이라는 분석이 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이 체제 대결을 한 것처럼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체제 대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중 관계의 상징인 닉슨 독트린의 파산을 선언하고 중국 공산당과 체제 대결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근거다. 

 

과거 냉전 때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은 정치, 경제, 군사,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전면적인 대결을 하였다. 지금도 미국은 중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의 동맹국들을 반중국 전선으로 재편하고 있다. 특히 인도를 끌어들이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반중국 전선의 핵심이다. 

 

이처럼 지금의 미중 대결은 과거 냉전시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를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양 진영으로 나누고 있다. 

 

둘째, 열전의 전조로 보는 분석이 있다. 

 

이용욱 고려대 교수는 지난 6월 여시재 주최 좌담회에서 현재의 미중 관계를 ‘신냉전’이라기보다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의 ‘전간기(戦間期)’에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아무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현 미중 간의 극단적인 강대강 대결이 당시 국제 질서와 유사하다고 우려하였다. 어떤 상황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이용욱 고려대 교수.     ©여시재

 

이에 따르면 미중 대결이 격화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견해 다 현 상황을 분석하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이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식민지 쟁탈전이었다면 지금 상황은 영토 확장 싸움이 아닌 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사이의 진영 싸움이라는 점이 다르다. 신냉전 구도 아래에서 만약 전쟁을 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본토에서 하지 않고 대만과 인도 등에서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 계기에 한반도, 이란의 중동 등에서도 동시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신냉전에 기초한 부분 열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은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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