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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달러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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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현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
기사입력 2020-09-11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9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무너지는 달러패권

 

1. 달러패권의 성립과 미국의 이익

 

2차 세계대전은 선진 자본주의 열강과 후발 자본주의 국가 간의 전쟁이다. 즉, 제국주의 국가 간에 자본축적과 식민지 쟁탈 과정에서 발생한 전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 간에 다시는 이와 같은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합의가 필요했다. 그중 경제적 요인을 해결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였다. 전후의 경제 재건과 과중한 채무부담으로 다시 국제경제의 위기가 초래될 것을 우려한 연합국들은 국제 무역과 통화 개혁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1944년 7월 연합국대표들은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새로운 국제 무역과 금융 질서에 합의하였다. 브레튼우즈 체제가 탄생한 것이다.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가장 큰 합의는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의 실시이다. 미국 달러는 금 1온스 당 35달러로 고정했고, 다른 주요 통화들은 고정 환율로 달러에 고정됐다. 미국은 당시 80%의 압도적인 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합의가 가능했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것은 달러패권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단지 경제적으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얻는 것만으로 달러패권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국가 간에 대결이 심화되었고 냉전체제가 구축되었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공산주의 국가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강력한 단결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자본주의 동맹 체제가 탄생하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경제적인 힘을 바탕으로 공산주의 국가로부터 승리하기 위해서 달러패권이 필요했다. 이러한 정치군사적 이유가 결합함으로써 달러패권은 완성되었다. 달러패권은 정치군사적 패권의 기반이 되었고 미국은 정치군사적 패권을 이용하여 달러패권을 유지하게 되었다.

 

미국 제일의 수출품은 달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은 달러패권을 이용하여 수많은 이익을 누렸다. 미국은 달러패권을 바탕으로 막대한 재화와 자본 이익을 축적한다. 미국은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물품을 수입하고 그 대금을 달러로 지급한다. 미국은 점차 세계의 수출품이 집결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이 되었다. 물건을 자체로 생산하지도 않고도 풍족하게 소비할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만들었다. 또 미국은 달러 발행을 무기로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자본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세계의 금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함으로써 앉아서 자본을 축적하였다.

 

일반적인 국가는 대규모로 달러가 유출되면 국가 부도가 발생하게 된다. 1997년 우리나라도 달러가 부족하여 IMF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 리사이클링’을 통하여 절대로  부도가 나지 않는다. 달러 리사이클링이란 해외로 유출된 달러가 미국 내 자산을 매입하거나 미국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이 달러를 발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의 채권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달러 리사이클링 구조로 인해 미국은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여도 경제를 운영할 수가 있다. 미국은 자국의 경제 위기가 왔을 때 구조조정이나 개혁을 하지 않고 달러 리사이클링을 이용하여 극복하였다.

 

미국은 달러패권을 이용하여 세계 금융 기관과 기업들을, 더 나아가 국가들을 통제하고 있다. 브레튼우즈 체제 하에서 국제 통화 질서를 유지하고 관장할 수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장기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세계은행(IBRD)이 설립되었다. 이러한 국제금융기구들은 표면적으로는 세계적인 경제 발전과 성장을 내세웠지만 내면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들, 특히 미국의 자본축적을 추구하였다. 미국은 달러의 힘으로 국제 금융기관들을 장악하였다. 미국은 이러한 국제금융 기구들을 이용하여 자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국가들 압박하는데 적극 활용하였다. 미국은 반미성향을 가진 이란, 수단, 쿠바, 북한 등의 금융 거래를 통제함으로써 그 나라의 경제를 붕괴시키려고 하였다. 

 

2. 달러패권의 모순과 위기

 

달러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 그런데 한 나라의 통화가 국제 기축통화가 되는 것에는 내재적 모순이 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세계에 퍼트려야 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물건을 수입하고 그 대금을 달러로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국제수지적자(경상수지+무역수지)는 증가하게 된다. 세계 경제가 발전하게 되면 달러는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되고 미국은 더 많은 물건을 수입하고 달러를 세계에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의 국제수지적자를 바탕으로 달러의 유동성은 확보된다. 그리고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달러의 기축통화의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그런데 미국이 세계에 달러를 풀면 풀수록 미국은 국제수지적자는 계속 커진다. 미국의 국제수지적자가 커지면 달러의 신뢰도는 하락하게 된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이유는 달러의 절대적 신임 때문이다. 달러의 신뢰도가 하락한다면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리게 된다. 반대로 달러의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서 국제수지 적자를 감소시키면 달러의 유동성이 감소한다. 이렇게 달러의 유동성과 신뢰도 사이에서 근본적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미국은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군비를 지출하게 된다. 이는 당시 미국의 국방비 지출을 통해 알 수 있다. 미국의 국방비는 1947년 131억 달러로 국가 재정의 32.3%였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국방비가 급증한다. 1951년 국방비는 225억 달러로 70%가 증가했으며 이는 국가 재정의 50% 가까운 비중이다.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면서는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1965년 496억 달러였던 국방비는 1968년 3년 동안은 연간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과도한 국방비는 미국의 재정적자로 충당되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미국은 국제수지적자와 함께 재정적자라는 쌍둥이적자에 직면하게 된다. 쌍둥이 적자는 달러의 신뢰도를 급속도로 하락시켰다. 미국은 달러 약세를 해결하기 위해 다량의 채권을 발행하였다. 그러나 다량의 채권 발행은 결국 미국이 보유한 금보다 외국이 보유한 달러가 더 많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1971년 미국의 금 보유액은 100억 달러이고 해외 보유 달러는 800억 달러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찍은 막대한 국채를 보유한 나라들이 금태환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1971년 마침내 이를 감당하지 못한 닉슨 대통령은 <신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달러의 금태환을 정지시켰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되었고 사실상 달러는 더 이상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3. 정치군사력을 이용한 달러패권 유지

 

사실상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잃었지만 미국은 패권적인 정치력을 바탕으로 달러패권을 유지시켰다. 미국은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금 대신에 석유를 통해서 회복하였다. 1973년 오일쇼크는 달러를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로 부활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1974년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합의를 통해 산유국들이 원유 결제 대금을 달러로 사용하는 협약을 체결하였다. 금으로 보증되던 달러가 미국과 OPEC간 합의로 사실상 석유로 보증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은 석유 대금을 오직 달러로만 가능하게 함으로써 달러의 위기를 모면하였다.

 

1980년 집권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국내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레이거노믹스’를 발표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편다. 미국은 달러의 이자율을 높이는 긴축 통화정책과 대규모 감세를 동반한 팽창적 재정쟁책을 추진하였다. 미국은 국내적으로는 물가 상승을 통제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둔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달러의 신뢰도는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은 달러의 유동적 공급이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의 유동성의 문제가 발생하자 국제 무역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985년 9월, 미국은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함께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하였다. 여기서 일본과 독일은 미국이 자본주의 주도국으로 책임 있는 정책을 펼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사실상 힘으로 자본주의 동맹국들을 눌렀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가치는 평가절상 되었고 달러패권은 간신히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군사력을 통하여 달러패권을 유지시키고자 하였다. 2000년 11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석유 거래 결제를 달러에서 유로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한다. 달러가 석유 거래 결제 통화로 사용되면서 달러패권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이라크의 행동은 미국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한다. 미국은 이라크를 점령하였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이라크 원유를 접수하였고 이라크산 원유의 결제는 유로에서 다시 달러 변경되었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해 서로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핵개발은 표면적인 이유이다. 이란의 핵개발은 예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사건이 아닌데도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을 이유로 이란을 압박하는 것은 달러패권과 연관성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란은 2005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집권 이후부터 석유 결제를 달러에서 유로화 등 다른 화폐로 변경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또 2007년 일본에 대해 원유 대금을 달러로 받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높이기 시작하고 이란에 대한 공격설이 등장하는 시점이 일치한다. 미국은 달러패권을 위해서 이란을 군사력으로 압박했다.

 

4. 달러패권 붕괴 가속화

 

달러패권 붕괴는 미국 내의 경제 위기에 의해서 가속화된다. 2007년 4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8년 9월,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세계의 경제력이 달러패권으로 미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위기는 삽시간에 전 세계의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미국의 경제 위기는 미국의 방만한 경제 운영이 그 계기이지만 일순간에 발생한 것은 아니다. 경제 위기의 실체는 근본적으로 내재적 모순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달러패권으로 이룩된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세계 경제 질서가 언젠가 붕괴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미국은 양적완화와 제로금리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하였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미국이 경제 위기 때마다 노상 나오는 정책이 양적완화이다. 양적완화는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돈을 살포하여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다. 막대한 정부 재정을 투입하면 자본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선순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적완화는 일시적으로는 경기 부양효과는 있으나 결국 물가상승과 재정악화에 봉착하게 된다. 또 양적완화는 금융자본에 집중되어 투기자본의 도덕성 해이를 부추이고 양극화만 확대하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로 2011년에 “월가를 점거하라”는 운동이 미국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제로금리는 금리를 제로로 하는 정책이다. 정확하게는 중앙은행에서 금융기관에서 빌려주는 금리를 제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제로라고 해서 일반 국민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기가 어려우면 일반 국민들은 더욱 돈을 빌리기가 어렵다. 제로금리에 대한 혜택은 오직 대기업과 금융 자본가들만 본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나 제로금리 정책으로는 자금이 필요한 곳에 가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몇몇 경제 지표가 향상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현재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고육지책일 뿐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 동맹국들의 경제적 위기도 달러패권 붕괴를 가속화한다. 

 

일본은 1980년대 초까지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미국 달러패권의 든든한 지지자였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1980년대 이후 ‘버블붕괴’를 계기로 30년째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장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를 발표하면서 양적완화, 기동적 재정정책,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매월 13조 엔(127조 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등 연간 최대 80조 엔(약 800조 원)에 이르는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하였다. 아베정부는 엔화 약세, 주가 급등을 아베노믹스의 성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 1%대의 낮은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기동적인 재정정책으로 인해 2016년 말 기준 국가부채가 GDP 대비 226%(세계 1위)로 높아져 일본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유럽은 일본 못지않게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강력한 자본주의 동맹이었다. 달러패권의 힘과 함께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유럽 역시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2010~2011년 유럽 국가부채위기 사건으로 폭발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2010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여러 나라들이 돌아가며 국가 부도 위기를 겪었다. 유럽은 유로존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주변국가들의 경제 위기가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중심부의 국가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존의 경제 중심인 독일은 경제 성장률이 유럽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 프랑스는 부도 위기까지는 아니어도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위기를 겪었다.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0%대를 기록하고 있고 실업률은 10% 내외로 미국의 2배 정도다. 영국은 홀로 살아남기 위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이런 위태로운 유럽의 경제 위기를 더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동맹국인 미국이다. 트럼프 정권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 독일의 경제 위기는 다시 유로존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달러 패권 붕괴는 탈미국주의를 주창하는 신흥 강국들의 도전에 의해 가속화된다. 그 선두 주자는 중국이다. 2018년 7월 트럼프 정권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였고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하였다. 이른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2018년 중국의 GDP는 13조3681억 달러로 20조5803억 달러인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였다. 또 이전에는 단순 제조하청 공장 수준이던 중국의 기술이 최첨단 분야에서도 미국과 대등한 위치가 되면서 미국을 위협하게 되었다. 그동안 달러패권을 가지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해오던 미국으로서는 이와 같은 중국의 성장을 좌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중국을 공격함으로써 빼앗긴 시장을 차지해 자국의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미국의 패배였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은 채 미국이 추가 관세를 유예시켰다”며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자신을 반대하는 나라들을 군사적 위협과 달러패권을 이용한 경제 압박으로 굴복시켜왔다. 그러나 경제 압박에 굴복하지 않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이다. 미국은 리비아에서 재미를 봤던 핵포기, 경제지원 유인책을 북한에게 사용하였으나 먹혀들지 않았다. 한편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서 굴복시키려 하였지만 이것도 실패하였다. 오히려 북한은 군사적으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전략핵보유국이 되었다. 경제부문에서도 자력으로 경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압박을 통한 공갈의 시대는 끝났다.

 

5. 몰락하는 팍스아메리카

 

자유주의무역과 개방주의 무역을 주장하던 미국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호무역, 고립주의 정책으로 전환하였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이와 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한 번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은 적이 없다. 방법이 다를 뿐이지 미국은 언제나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즉 트럼프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자국의 이익을 찾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정부는 자신의 정책에 따라 노골적으로 자본주의 동맹국에게 책임과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군사적 명분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가 극단적인 보호무역과 고립주의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미국 경제는 아직도 2008년 금융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국은 더욱 희망이 없어 보인다. 모든 경제 위기를 코로나19 때문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만 극복하면 경제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 강변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망한 것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 내재된 모순과 정책 실패 그리고 자본가들의 탐욕이 불러온 결과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하여 미국 경제가 더 빠르게 망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그 과정에서 미국의 민낯도 드러나고 있다. 세계 초일류 국가라고 불리던 미국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몰락해가는 미국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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