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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탈북자 인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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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욱
기사입력 2020-09-21

* 지난 20일 월북을 시도하다 잡힌 탈북자가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장경욱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국가보안법과 탈북자 인권’에 관해 글을 게재했다.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탈북자 인권은 없다

 

1. 지난 20일 기사에 의하면 2018년 탈북한 뒤 정착 생활 중 최근 이혼을 한 뒤 주변에 월북 의사를 밝혔던 30대 탈북자가 월북을 시도하였다가 국가보안법 위반(탈출 미수) 혐의로 구속되었다. 영장전담 판사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구속수사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영장전담 판사의 위 설명과 마찬가지로 댓글의 반응에서도 ‘위장 탈북 간첩’ 아니었냐며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2. 메카시즘 파시즘 악법 국가보안법에 사로잡혀 짓눌려 있는 비이성적 한국 사회에서 식상하고 뻔한 결론들이지만 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기에는 저항력을 거세당한 채 국가보안법의 위력 앞에 고개 숙인 처참한 현실이 깨뜨리기 어려운 바위 마냥 우리 앞을 가로막아 선 형국이다.

 

3. 국가보안법에 맞서, 국가보안법의 노예로 전락한 비이성적 한국사회의 현실에 이의를 제기한다.

기사에 나오는 이혼 등 정착에 실패하고 주변에 월북 의사를 밝혔던 월북 시도 미수로 구속된 탈북자에 대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정해본다. 십중팔구 틀림없을 것이다.

필경 취업에 실패해 가장으로 제 노릇을 하지 못한 실업자였을 것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빚에 쪼들려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다가 결국 이혼을 하였을 것이다. 우울증과 자살에 시달린 나머지 그리운 가족과 친척들의 품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을 것이다. 월북하기 전에 같은 처지의 주변 탈북자들에게 이곳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소연하였을 것이고 그것이 탈북자들을 상호 감시하는 신변보호경찰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월북 시도를 알게 된 보안경찰이 사전에 출국 금지를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무일푼의 그에게는 배편이나 항공편으로 이곳을 떠날 차비조차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목숨을 걸고 휴전선을 통해 월북하기 위해 군부대 훈련장을 침입하였다가 발각되어 체포되었을 것이다.

 

4. 한국 정착에 실패한 이혼남인 탈북자에 불과한 그가 월북한다고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위태롭게 된다고 믿는 한국 사회가 정상인가?

탈북자로서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정치, 경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지위에 있었던 적도 없고, 탈북자로서 신변보호경찰의 일상적 감시하에서 국가기밀을 지득할 것도 없는데, 단지 한국에서 생활하며 그의 핸드폰에 저장해 놓은 탈북자들의 전화번호와 신변보호경찰의 전화번호가 국가기밀로 둔갑하여 그의 월북으로 수많은 탈북자들의 북의 가족들이 처형당하고 신변보호경찰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며 그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한국 사회가 정상인가?

일개 탈북자의 월북 시도로써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며 국가보안법 탈출 미수 혐의가 적용되고 그와 같은 언론 기사에 탈북자들에 대한 불신과 공포, 편견과 혐오의 광기가 넘쳐나는 한국 사회는 국가보안법에 새장에 갇혀 신음하는 비이성적, 비정상적 분단정신병동이다.

 

5.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탈북자는 위장 탈북 간첩 혐의를 벗어날 수 없기에 공안기관의 사찰과 수사의 대상으로 전락하였고 잠재적 간첩으로 불신과 경계 및 공포의 대상으로 의심받기에 가까이 하기엔 무서운 존재가 된다.

때로는 자유대한의 우월성을 충족시켜 주는 존재로 기자회견이나 공중파에서 북 악마화로 대대적 환영을 받으며 반북 모략에 이용당하면서도, 정작 일상에서는 자유대한의 시민들이 피땀 흘려 일하여 번 돈으로 낸 세금을 축내는 열등한 3류 시민으로 취급받으며 편견과 혐오와 차별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탈북자 같지 않아야’ 탈북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곳에서 탈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탈북자 정착지원을 위한 각종 정부 기구나 민간단체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당하는 온갖 편견과 차별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탈북자 인권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나 탈북자들의 권익을 옹호할 조직도 많지 않다.

미국과 극우보수 세력의 든든한 뒷받침을 받으며 박상학 같은 자들이 우후죽순으로 만든 소위 북한인권단체들이 탈북자들의 권익을 위해 하는 일도 없거니와 할 수도 없다. 오로지 미국과 극우보수 세력의 뜻을 이어받아 공안기관과 연계 하에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축내는 북 붕괴 목적의 탈북자들을 활용한 대북정보수집 내지 공작망 구축이나 반북모략 망동으로써 대북전단 살포와 같은 돈벌이 사기행각밖에 없다.

이곳에서 차별당하고 천대받는 탈북자들은 결국 정착에 실패하고 좌절하기 십상이다. 탈북자들은 동족 차별에 절망하며 탈북자를 난민으로 수용하는 세계 각국으로 떠나는 탈남을 시도한다. 가족과 친척들이 있는 그리운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월북을 시도한다. 탈북자들의 탈남과 월북 행렬은 부지기수 비일비재다. 탈북자들의 정착 실패로 인하여 탈북자들의 자살률과 실업률과 범죄율이 남한 국민의 몇 배에 달한 채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6.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탈북자들이 남한 내에서 겪는 온갖 편견과 차별, 천대와 모욕 등 인권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탈북자 인권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기하고 탈북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앞장서 싸우는 단체를 탈북자들이 또는 남한 국민들이 조직하고 활동을 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국가보안법에 의한 사찰과 검열, 종북몰이와 처벌 등 탄압의 대상이 될 것이고 국가보안법에 세뇌된 한국민들이 탈북자 인권문제에 함께 연대해 싸우기도 쉽지 않다.

 

7. 우리 모두 용기 내어 힘을 모아 국가보안법의 위력에 위축되지 말고, 국가보안법에 맞서 이성과 상식, 양심을 회복하여 국가보안법의 세뇌와 망령에서 벗어나 탈북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혐오와 공포를 거두고 탈북자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북자들과 연대하는 그 길에 나서야,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국가보안법의 위협 없이 진리가 바로 서고 정의가 실현되는 정상적 한국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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