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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하고 이익을 챙길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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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0-09-24

미국 대선은 세계적 관심사지만, 우리만큼 관심을 두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1세기에 걸쳐 미국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지우지 해왔고 지금도 영향력을 가장 많이 행사하는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대선은 이제 6주밖에 남지 않았다. 미대선 우열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선거 결과 승복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쩜 부정선거 시비로 큰 소동이 벌어지고 이윽고 미 국민이 양분돼 유혈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추측을 하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가 부재자 투표는 부정선거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하며 지난 3월부터 100여 회 이상 우편투표 부정선거를 들먹이며 강력 반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Fox 뉴스 인터뷰에서도 선거 결과 승복 확답을 피하고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최근 트럼프의 전 변호사 코헨은 “트럼프는 재선 승리를 위해 뭐든지 할 사람”이라는 충격 발언을 했다.

 

코로나19 대재앙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유별나게 더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의문이 풀리질 않는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20만 4천에 근접하고 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연말까지 30만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재선에 발목을 잡는 건 비단 코로나 대응 실패뿐 아니라 경제 파탄에 따른 기하급수적 실업자 증가와 각종 범죄, 인종 갈등 및 사회 계층 간 불평불만 등 수없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는 한결같이 바이든 우세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내치에서뿐 아니라 대외정책에서도 죽만 쓰는 게 일이라 이렇다 할 치적이 하나도 없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타’가 지난 15일 13개 미국 주요 동맹국을 상대로 미국 및 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세계 주요국 지도자 신뢰도 설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경제 선도국 질문에서 한국 77%로 미국을 1위로 꼽은 데 반해, 유럽 국가를 위시한 캐나다, 호주 등은 중국을 1위로 꼽았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다. 미국 호감도 조사에서 한국을 제외한 12개 나라 전부가 호감보다 비호감이 높았다. 그런데 한국만이 미국을 호의적이라 평가한 나라다. 애써 여론조사기관이 한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지도자 신뢰도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꼴찌를 차지했고 독일 메르켈 총리가 1위라 했다. 여기서 다른 열강들과는 달리 한국민 눈에만 왜 미국이 위대한 나라로 보일까를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열강들은 미국을 꿰뚫어 보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데 반해, 한국은 친일친미사대 지배계층과 언론이 국민을 오도하기 때문일 수 있다. 자주와 주권의 부재, 즉 예속 종속 상태의 현대판 신식민지라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그저 경제대국이라고 자랑하며 우쭐대는 데에 만족하기 때문일 것 같다.

 

중앙청에 태극기가 펄럭인다고 자주독립국이라고 믿는 오늘의 딱한 우리 현실이 세계열강들과 차별화된다고 하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정치 환경의 흐름을 봐도 미국의 눈치나 살필 때가 아니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사양길에 들어섰고 어쩌면 트럼프가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이 국제적 미아가 돼서 콧대를 세우고 거들먹거릴 처지가 못 된다. 특히 우방의 정당하고 합리적 목소리에 귀를 닫아걸 형편이 아니다. 할 말 하고 우리의 이익을 챙길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미국 대선 종료 전에 기회를 잡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암흑의 세계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하긴 지레 겁을 먹고 그저 납작 엎드려 눈치만 살피는 꼴을 보고 미국이 우리의 이익을 챙겨줄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는 ‘한미동맹’을 신줏단지로 모시지만 미국은 한국을 ‘봉’ (鳳)으로 취급하고 있다. 백성들 몰래 <한미실무그룹>을 만들더니 그것으론 부족해 <동맹대화> (가칭)까지 설치하기로 됐다. 사실상 외교와 국방 주권이 완전히 넘어간 거나 다를 바 없다. ‘봉’이 된 줄도 모르고 그저 한미동맹타령만 주문처럼 외우고 조석으로 빌고 있다. 지금 우리의 선결과제는 명실공히 주권국가로 변신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제도적 법적으로 자주를 봉쇄하는 예속 종속의 올가미 틀을 분쇄해야 한다. 불평등 부당한 이놈의 족쇄장치를 끊어버리고 자유와 자주를 쟁취해야 한다. 그런데 석학이나 전문가들은 들씌워진 족쇄를 잘라내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 틀 안에서 살아남는 잔재주만 피우고 있다. 그러니 결국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자주란 굳이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국가의 대내외정책에서 갖춰야 할 절대 조건이다.

 

‘자주’란 나라와 민족의 존엄, 긍지의 징표이기도 하다. 사람이 자주를 상실하면 머저리가 되고 나라가 자주를 잃으면 예속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명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70년이나 미국 손에 넘겨놓은 ‘작통권’이 당장 회수돼야 한다. DMZ에 걸터앉아 남북 교류를 가로막고 주인 행세를 하는 유엔군사령부도 해체돼야 한다. 유엔은 2번이나 이 사령부는 유엔과 무관한 불법이라며 해체를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정체를 똑바로 이해하면 누가 정권을 잡아도 대한반도 정책에서 별다른 변화나 차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미국의 전통적 대한반도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분단>된 남북이 상호 적대관계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이익을 위해 가장 이상적 조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악마화된 북한을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어 북한은 ‘필요악’이고, 남은 중러 봉쇄 전초기지로서 둘도 없는 ‘안성맞춤’이라 놓칠 수 없는 꿀단지다.

 

<분단>이 허물어질 수 있는 남북 교류 협력을 미국이 결사 저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이 <분단>과 <휴전>에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한국도 그 책임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부인할 도리가 없다. 사실, <6.15선언>을 고이 잘 고수 이행했다면 남북 관계가 크게 발전됐을 것이며 북핵이 불거지지도 않았을 수 있다. 서울의 양대 노총은 <9.19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모든 남븍합의의 핵심인 ‘자주’ 입장으로 전환하라”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북 사이트>도 한국의 외교 전략은 ‘두루춘풍’이라면서 “배짱과 줏대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주’가 핵심이라는 양대 노총의 지적은 정확한 진단이라 평가될 만 하다. 자주성을 상실하면 개인이나 국가도 결국 남에게 굽실대게 마련인 것이다. 9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연설에서 한반도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종전선언’에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달라고 역설했다.

 

이미 남북은 ‘종선선언’에 합의했고, 중국까지 지지를 밝혔다. 트럼프도 구두로 여러 번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남북 정상을 배신하고 말았다. 문 대통령은 유엔에 호소할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딱 부러지게 따 저야 한다. 자주성이 얼마나 절박한가를 절감케 한다. 문 대통령이 새해에는 남북이 힘을 합쳐 한반도 평화 번영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모습을 유엔 회원국들에 보여주겠다고 연설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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