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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케이시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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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0-09-27

▲ 26일, 진상규명단이 육성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주민들이 방해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진상규명단을 방해하고 있는 사람들..차량에 성조기를 걸어놨다   © 김영란 기자

 

▲ 진상규명단 바로 옆에서 스피커 사이렌 소리를 틀어놓으며 방해하는 사람  © 김영란 기자

 

▲ 경찰은 진상규명단이 캠프 케이시에 면담요청하러 가는 것조차 매일 가로막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승합차 스피커로 진상규명단 활동을 방해하는 사람들  © 김영란 기자

 

“주한미군은 왜 면담서조차 받지 않는가!”

“장갑차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

 

젊은 대학생들이 육성으로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주변에는 경찰이 이들을 에워싸고 목소리를 막으려 하고 있고, 또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들을 향해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하고 있었다.  

 

또한 동네 상인이라 주장하는 사람 일부는 핸드마이크 사이렌 소리를 대학생들 바로 옆에서 울리며 학생들의 외침이 퍼져나가지 못하게 방해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를 제지하는 척하며 방치했다. 

 

26일 오후 2시 동두천 캠프 케이시 앞에서 미군장갑차 추돌사건과 관련해 진상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외침을 한국 경찰과 동네 상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력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극우 유튜버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학생들을 촬영하며 조롱했다. 이들 유튜버 손에는 성조기와 태극기가 들려 있었고, 어떤 사람은 ‘4.15 부정선거’라는 옷을 입고 있었다.   

 

지난 8월 30일 미군장갑차와 SUV가 추돌해 한국인 4명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후에, 주한미군이 2003년 체결한 훈련안전조치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이하 진상규명단)이 농성을 하고 있다.

 

26일 진상규명단은 동두천 캠프 케이시 담벼락을 에워싸고 동시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진상규명단은 3~4인이 한 조가 되어 현수막을 들고, 육성으로 연설을 하고 있었다. 

 

▲ 진상규명단의 육성 기자회견 모습  © 김영란 기자

 

진상규명단이 3~4인이 조를 짜서 기자회견을 한 데에는 동두천시가 지난 9일 실외에서도 4명까지만 집합을 허용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동두천시의 이런 조치는 코로나19 예방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진상규명단의 활동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9일은 진상규명단이 농성 시작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날이었다.  

 

진상규명단은 행정명령을 준수하기 위해 3~4명이 번갈아 가면서 농성장을 지켰고, 기자회견 형태로 3~4명이 한 조가 되어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9일에도 진상규명단은 동시다발 기자회견 형태로 미군기지를 에워싸며 미군장갑차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19일에는 진상규명단의 활동을 방해하는 방송차와 일부 사람만 있었다.

 

1주일이 지난 26일에는 진상규명단 숫자보다 더 많은 이들이 모여, 진상규명단의 활동을 방해했다. 심지어 '00TV'라고 쓰여 있는 승합차가 3대 나타났으며, 승합차 주변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동네 상인이라 했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보였다. 이들 중 일부는 같은 옷을 입고 있었으며, 대학생들이 움직일 때마다 옆에서 쫒아 다니며, 욕을 하고 시비를 걸었다.  

 

경찰은 진상규명단이 캠프 케이시에 면담요청서를 제출하려고 하자, 진상규명단이 미군기지에 조금 더 가까이 가려는 것만 가로막으려 할 뿐이었다. 진상규명단을 향해 욕을 하는 사람을 전혀 통제하지 않았다. 

 

▲ 진상규명단은 분향소를 지난 24일 차렸다. 학생들이 분향하는 모습 , 그러나 분향소는 26일 밤에 훼손당했다.   © 김영란 기자

 

진상규명단 농성장에는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지난 24일 진상규명단은 오후 미2사단 캠프 케이시 정문이 보이는 맞은편 교각 아래 2번째 구역에 분향소를 설치했지만, 26일 밤 누군가가 분향소를 훼손했다. 

 

포천장갑차 사건은 우리 국민 4명이 죽은 안타까운 사건이다. 

 

그런데 경찰 수사결과 밝혀진 것은 SUV 운전자의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뿐이다. 포천경찰서나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훈련안전조치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있지 않다.

 

진상규명단은 이에 대해 항의하며 책임자를 처벌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상규명단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주한미군은 지금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뒤에서 그냥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오히려 한국 경찰이 앞에서, 그리고 일부 동네 상인과 극우 세력이 진상규명단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미군이 우리 땅에 들어온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한미군의 범죄로 목숨을 잃었는가. 

 

주한미군이 범죄를 저질러도, 이들의 눈치를 보는 일부 사람들의 모습은 분단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케이시 앞은 분단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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