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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으로 전작권을 돌려받자는 허황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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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0-10-19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10월호를 발간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한미연합훈련으로 전작권을 돌려받자는 허황된 구상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 참석해 더 강한 국방력을 만드는 전략 중 하나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존중하면서 전시작전권을 전환하는 것”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시기 ‘임기 내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공약한 바 있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굳건한 한미동맹을 존중하면서 전작권을 반환’ 받을 수 있을까? 

 

전작권 반환의 조건을 늘려가는 미국 

 

현재 한미 간에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절차들이 진행 중이다. 

 

전시작전권 전환은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평가를 거쳐 이뤄진다. 아직 2단계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전작권이 이와 같은 검증 평가, 즉 미국의 승인을 통과해야 우리 정부에게 넘어온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군 소식통은 한미 연합군의 전투수행능력 평가 검증 기준이 되는 “‘연합임무 필수과제 목록’CMETL을 기존 90개에서 155개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라며 “미군 요구로 늘어난 목록에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항목이 많이 담겨 있어 향후 전작권 전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군 고위소식통은 “미군이 요구한 조건 중 일부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이를 명분으로 전작권 전환을 늦출 것이라는 위기감이 군내에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 검증 평가항목을 조절하며 전작권 환수시기를 조절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3단계FMC 검증평가에서는 몇 개 목록을 검증하자고 들지 모를 일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작권 환수가 단순히 한국군의 능력만 검증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전작권 환수를 적극 추진했던 것은 노무현 정부 당시로, 2012년 4월 전작권을 환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반환 시기를 2015년 12월로 미뤘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는 전작권 환수 1년을 앞두고 이전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채 ‘조건’이 충족돼야 미국이 전작권을 한국에 넘긴다고 합의해 버렸다. 

 

그 조건은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필수대응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등으로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것들이다. 

 

미국은 자신의 입맛대로 조건을 붙여가며 전작권 전환 시기를 무한정 늦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 핵·미사일 등에 대응할 능력이 구비’되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미-중, 중국-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을 문제 삼으며 ‘지역 안보환경’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전작권 반환을 미룰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2단계 검증 평가항목을 대폭 늘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전작권을 순순히 반환할 의사가 없다. 이후에도 미국은 각종 조건을 늘려가며 각종 이득을 챙겨갈 것이다. 

 

미국에 퍼주며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한국 정부

 

미국으로서는 전작권을 순순히 넘겨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설령 미래에 전작권을 반환한다 하더라도 당장에는 각종 조건을 붙여가며 청구서를 들이 밀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작권 반환을 사드THAAD 배치,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과도 연계할 수 있다. 한국군의 전작권 수행 능력을 위해 우리 땅에 미국산 최첨단 무기를 가져다 놓을 수 있으며, 자신들의 인도-태평양 전략 관철에 우리를 끌어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문재인 정부는 국방비를 증액하고 무기도입을 늘이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는데 주요 골자는 향후 5년간 무려 300조7,000억 원의 국방비를 투입해 대규모 군비증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에는 경항공모함, 한국형 아이언돔, 핵잠수함 도입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2021년 53조2,000억 원을 시작으로 국방비는 매년 약 6.1%의 증가율을 보이며 2024년에는 63조6,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처음 50조 원을 돌파한 국방예산이 불과 4년 만에 60조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비는 다른 정권에 비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전작권 반환을 염두에 둔 조치라 평가된다. 미국의 ‘평가기준’을 통과하려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작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무기 구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해외 무기 구매에 45조7,886억 원을 지출했다. 이 중 미국산 무기 도입 비용은 35조8,345억 원으로 78.2%를 차지했다.

 

늘어나는 국방비와 최첨단 무기도입 계획 속에서 미국이 챙겨가는 몫이 어마어마할 것이란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국방비를 늘이고, 미국산 첨단무기들을 도입해도 미국이 우리 군의 ‘전작권 수행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전작권을 반환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전작권 반환을 위해 미국의 첨단무기를 구매하면 할수록 미국은 전작권 반환을 볼모로 새로운 청구서를 제시할 것이다.   

 

전시작전권 반환 이후를 준비해둔 미국 

 

나아가 미국은 전작권을 한국에 반환하더라도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한국군을 장악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 두고 있다. 

 

현재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은 주한미군 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관이 가지고 있다. 이 한미연합사령관이 유엔사사령관을 겸직한다. 

 

전시작전권이 한국에 넘어갈 경우 한미연합사는 미래연합군사령부로 개편되고,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주한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게 된다. 하지만 주한미군사령관은 여전히 유엔사사령관을 겸직한다.

 

현재는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한 한미연합사령관이 비무장지대DMZ의 한국군을 운용하여 정전체제 유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전협정 유지 임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의 지시에 따른다. 1970년대 맺어진 합동참모본부(합참)-유엔사-연합사 관계약정TOR에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유엔사가 연합사를 지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 2019.9.16)

 

전작권 반환 이후에도 유엔사 사령관을 맡게 되는 미군으로서는 유엔사를 통해 한국군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행동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주장하면서 유엔사가 미래연합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은 최근 유엔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왔다.  

 

2018년 8월 마크 질레트 미 육군 소장이 유엔사 참모장에 취임했다. 전에는 주한미군 참모장이 유엔사 참모장을 겸직했지만 처음으로 유엔사 단독 참모장이 취임한 것이다. 유엔사 참모 조직 강화 등으로 30~40명 수준이던 유엔사 근무자가 2~3배 늘어난 상태다.  

 

2018년 7월에는 미군이 맡아오던 유엔사 부사령관을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3성 장군이 맡게 됐다. 유명무실해진 유엔사를 다국적 군사기구로 확대 개편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평가들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미국은 한편으로는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늘여가며 한국으로부터 각종 이득을 챙기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작권 반환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미국이 전작권을 반환할 의사가 없으며 설령 돌려주더라도 껍데기만을 돌려주려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존중하면서 전시작전권을 전환하는 것”이 우리 국방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했는데 한미동맹을 존중하면서 전작권을 환수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설령 ‘적작권’을 환수 받는다 해도 빈껍데기만 남은 상태일 것이다.  

 

국방력을 강화하는 길은 미국의 ‘승인’, ‘검증’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권인 전작권을 당당히 환수 받아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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