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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이후 한 달, 여전히 낯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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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슬
기사입력 2020-11-18

“무엇보다 먼저 오늘 이렇게 모두가, 우리 인민 모두가 무병무탈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 중에 가장 많이 회자하는 부분이 바로 이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듯하게 느껴지면서도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궁금했는데 한 정세분석가의 유튜브 강의를 듣고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분에 따르면 “‘무병무탈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은 일반 관계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이것은 가족들끼리 주고받는 표현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혹은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표현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어색했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북은 ‘하나의 대가정’을 지향한다더니 그렇기 때문에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하고 이해됐습니다.

 

우리로서는 다소 낯선 일입니다.

 

또 다른 열병식 연설 구절도 떠오릅니다.

 

“또한 자기들이 맡은 피해복구건설임무를 완수하고도 사랑하는 집이 있는 평양행을 택하지 않고 스스로들 또 다른 피해복구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긴 애국자들, 마땅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우리의 핵심들, 나의 가장 믿음직한 수도당원사단 전투원들에게도 전투적 고무와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함경남북도에 파견된 평양당원들을 언급하는 장면이었는데 이 당원들의 임무가 수재로 인해 살 곳을 잃어버린 주민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 집을 지어주는 데 돈을 받는다는 얘기는 없고, 또 그 집을 나누어주는데 돈을 받는다는 얘기도 없습니다.

 

선뜻 남의 집을 지어주러 지방으로 달려간 수도의 당원들도 신기한 노릇이고, 그들을 일컬어 “나의 가장 믿음직한 수도당원사단 전투원들”이라고 칭하는 지도자의 모습도 우리로서는 낯섭니다.

 

최근 국힘당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부동산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도 부동산으로 골머리를 썩더니 이번에도 이런 걸 보면 부동산 문제 뒤에 뭔가 있는 게 아닌 가 싶습니다.

 

그런데 국힘당이 과연 부동산을 걸고넘어질 자격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주호영23억 해시태그 운동이 보여주듯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어온 세력은 바로 국힘당입니다.

 

박덕흠은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73억을 벌어서 국민의 분노를 샀는데, 나아가 온갖 방법으로 5천억 원 이상을 벌었다는 뉴스로 온 국민의 혈압을 한계치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그렇다고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어서 앞으로 이 문제가 더욱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논란이 커질수록 서민들의 집 문제가 해결되면 좋을 텐데 결국 정쟁거리만 될 공산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신기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북이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는 무기까지 공개해 열병식을 치렀는데도 우리 사회에서 ‘전쟁의 공포’나 ‘라면 사재기’ 등을 목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저건 다 미국 겨냥한 거다”, “미국이 큰소리치더니 결국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가고 말았다”는 댓글들을 통해 국민 여론을 엿볼 수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신기한 일입니다.

 

국힘당이 보기엔 더 낯설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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