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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낯, 후진적인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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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20-11-30

 

이번 미국 선거는 역대급 선거였다. 대통령부터가 투표 전부터 ‘부정선거’가 이뤄질 거라고 떠들고 지지자들끼리 싸움을 하고 총을 쏘는 일이 일어났다. 이렇게 미국이 혼란을 겪은 까닭 중 하나는 미국 선거제도 자체가 워낙 문제투성이라는 데 있다.

 

1. 선거인단 독식

 

미국 선거제도 문제는 우선 선거인단 독식제도에서 나타난다. 미국 대통령은 가장 많은 국민에게서 표를 받는 사람이 뽑히는 게 아니다. 미국 국민은 자기가 사는 주의 대표를 뽑고 그 대표가 모여 대통령을 뽑는다.

 

미국 선거인단 제도는 합리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뉴욕주 대표는 29명이다. 공화당이 뉴욕주 선거에서 이긴다면 선거인단 29명은 모두 공화당이 가져간다. 공화당 51%, 민주당이 49%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이런 제도 때문에, 미국에서는 더 많은 표를 받은 후보가 선거에서 지는 일이 이따금 일어난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뽑힐 때도 사실 전체 득표수는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더 많았다. 2000년에도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았지만, 선거에서는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가 이겼다.

 

미국 선거제도가 국민의 뜻을 올바르게 담지 못하는 것이다.

 

2. 금권선거

 

또 다른 미국 선거제도 문제로는 선거비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거에서 돈을 얼마까지 쓸 수 있는지 미리 정한다. 선거가 지나치게 ‘돈’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은 선거비를 한정 없이 쓸 수 있다. 선거운동에 돈을 쓰는 것마저 ‘표현의 자유’라고 본다.

 

이러다 보니 미국 선거는 그야말로 돈 선거라고 할만하다. 돈을 더 많이 쓰면 선거에서 이기기 더 쉽다는 건 뻔하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는 돈을 더 많이 쓴 후보가 이긴 경우가 하원 선거에서는 88.8%, 상원 선거에서 82.9%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 정치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예측할 때 어느 후보가 더 많이 모금했느냐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이번에 대통령 선거 당내 경선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18명이 선거자금이 모자라 포기해버렸다.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후보도 한때 선거자금이 바닥나서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정치는 돈줄을 잡는 데 급급하며, 돈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도 점점 더 백만장자만 많아지고 있다.

 

3. 노골적인 부정선거

 

게다가 미국에서는 부정선거까지 일어난다.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힐러리 후보는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를 이기기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 대행을 맡은 적 있는 도나 브라질은 힐러리 선본이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장악하고 선거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힐러리와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모금을 함께하는 대신 힐러리 선본이 민주당 재정과 선거 전략을 통제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힐러리 선본은 민주당 인사 결정권도 가졌다. 도나 브라질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힐러리 선본을 거치지 않고서는 보도자료조차 낼 수 없었다고 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힐러리 선본과 손을 잡은 건 버니 샌더스를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버니 샌더스가 진보적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힐러리와 민주당은 경선 부정을 저질렀지만, 법으로나 당에서 제재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 진보정치인을 죽이기 위해 미국의 정당과 법이 똘똘 뭉친 듯이 보인다.

 

4. 밸럿 액세스 규정

 

미국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양당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흔히 미국에는 공화당과 민주당만 있는 걸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녹색당을 비롯해 여러 작은 정당이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제3정당은 힘을 쓰지 못한다. 미국이 선거제도를 통해 노골적으로 제3당이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제3당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규제가 바로 밸럿 액세스 규정이다.

 

밸럿 액세스 규정은 제3당 소속이나 무소속 후보가 출마를 할 때는 주별로 일정한 서명을 받아오도록 하는 규정이다. 서명을 받지 않으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릴 수가 없다.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다는 개념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개념이다. 선거란 후보가 출마를 하면 투표용지에 이름이 올라간다. 그러면 국민은 투표용지에 있는 이름을 보고 투표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제3당 소속 홍길동 후보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서명을 제출했지만 뉴욕주에서는 서명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캘리포니아주 투표용지에는 홍길동 후보의 이름이 있지만 뉴욕주 투표용지에는 홍길동 후보의 이름이 없게 된다.

 

서명을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 제3당 가운데 가장 이름 있는 정당인 녹색당은 미 대선에 종종 후보를 낸다. 녹색당이 대선 도전기를 보면 눈물겹다. 2000년에는 랄프 네이더 후보가 대선에 출마했는데 오클라호마주, 인디애나주 등 총 44개 주중에 7개 주에서 밸럿 액세스 규정을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 서명수를 채우지 못하기도 했지만 아이다호주에서는 서명 용지를 도둑맞기도 했다.

 

밸럿 액세스 규정은 주별로도 다 다르다. 여간 번거롭고 까다로운 절차가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이러다 보니 미국에서 제3당은 설 자리가 없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당제를 유지할 수 있다. 미국 유력인사인 버니 샌더스도 원래는 무소속이지만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까지 했다.

 

5. 미국은 ‘선진국’인가?

 

미국은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돈이 있어야 이길 수 있는 구조다. 제3당은 차별을 받는다. 거대 양당에서는 선거 부정까지 일어난다. 미국 선거제도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선거제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거가 민주적이지 않으니 선거로 뽑힌 정치권력도 민주적일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미국은 정말 ‘선진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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