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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왜 대북 전단 살포 금지에 오두방정을 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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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기사입력 2020-12-20

지난 12월 14일, 서울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 전단 살포 금지를 골자로 하는 ‘남북관계 발전법’이 통과됐다. 너무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래도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진 건 참으로 다행이고 환영한다. 실제로 이 몹쓸 대북 전단 살포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웠고 전쟁 직전까지 치닫는 위기도 경험했다. 오랜 세월, 당국은 전단 살포를 ‘표현의 자유’라는 개떡 같은 구차한 변명으로 제지할 방도가 없다며 방치해왔던 게 사실이다. 차라리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니 고충을 이해하라고 하는 게 솔직한데…

 

북의 도발이나 남북 간 긴장 수위 조절이 필요하면 언제나 대북 전단 살포가 자행된다. 주로 전단 살포 행동대장은 극우강성 탈북자들이고 이들 뒤에는 미국이 엄청난 지원이 버티고 있다는 건 이제 비밀이 아니다. 북녘으로 날린 전단 대부분이 남녘땅에 떨어지고, 정작 북녘땅에 떨어지는 건 극소수란다. 이들에겐 어디에 떨어지느냐는 관심사가 아니고 매체를 통한 선전선동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오밤중 남몰래 하늘 어디론가 날리고 그 영상물만 언론에 배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이 왜 전단 살포 금지법에 오두방정을 떨고 목에 핏대를 세울까? 일부 미의회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유엔북인권보고관도 거들었다. 스미스 하원의원은 전단은 민주주의 보급, 정신적 인도주의적 구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범죄행위 간주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의회 청문회를 열어 한국의 행위를 논의할 수 있다는 협박조의 성명까지 내놨다. 그리트슨 ‘부루킹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손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중앙일보> (12/17)에 게재한 글에서 바이든 당선자가 “문 대통령과 만남을 망설일 수 있다”라고 했다. 바이든이 청와대의 권위주의적 행보와 미국 의원들의 법 제정 반대 분위기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아마 윤석열의 정직처분과 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이걸 빌미로 해서 바이든이 문 대통령 만나길 꺼릴 것이라는 건 자기 희망 사항이지 바이든의 뜻은 아닐 것이다. 이자는 같은 연구소의 빅터 차와 같이 극렬 반북의 기수다.

 

또, 퀸타나 북인권특별보고관은 통과된 법의 재고를 권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즉각 ‘유감’을 표했다. 그리고 “사태를 균형 있게 보라”고 반박했다. 합법 절차에 따른 법 제정이라고 당당하게 받아친 것은 이인영 장관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주 보기 드문 쾌거다. 이것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것이고 주권국의 권한에 속하는 문제다. 또한 국제관례나 도덕적 관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멕시코가 미 수뇌부를 악담 모욕하는 전단을 날리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답은 뻔하지 않은가.

 

유엔이 유독 북인권보고관을 설치한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유엔이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걸 단적으로 말해주는 처사다. 차라리 미국인권보고관이 설치돼야 옳다. 멀쩡한 이라크, 리비아를 침략해 쑥대밭을 만들고 무고한 시민들을 수도 없이 희생시킨 지상 최대 인권 유린국이라서다. <분단>은 미국의 이익을 보장하는 이상 조건이다. 이번에 통과된 전단 살포 금지법은 <분단> 해소에 기여할 조치라고 판단돼서 미국이 격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절대로 남북이 하나가 되는 꼴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게 미국은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한편, 친미친일 보수우익 ‘국민의 힘’은 태생적으로 친미친일 사대가 뼛속까지 철저하게 무장돼서 미국의 국익 수호를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에 순종하지 않고 조금만 뜻을 달리해도 ‘한미동맹’을 파괴하고 안보를 거덜 낸 반역자라고 몰아붙인다. 미국이 한국을 호구라고 취급하게 된 배경에는 민족의 자주 존엄을 내던지고 미국에 예속되기를 구걸하고 스스로 ‘봉(鳳)’이 된 쓸개 빠진 ‘국힘당’과 그 전신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유엔 본연의 임무는 세계 평화와 분쟁 조정이다. 그런데 유엔이 분쟁 유발의 핵심 요소인 전단살포 금지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동시에 남의 나라 내정에 간섭한 게 분명하다.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유엔이 해야 할 큰 사업들이 많은데, 분쟁을 조장하는 것으로 비춰 매우 실망이 크다. 우선 유엔은 세계 최장의 <휴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유엔 깃발을 달고 비무장지대에 걸터앉아 남북 교류 내왕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유엔이 두 번이나 해체를 촉구한 유엔사의 존재는 위법이다.

 

4년 전, 중국에서 박근혜 정권이 납치한 북해외식당 12명 종업원의 북송에 유엔이 나서야 한다. 이미 국제인권변호사회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보고서를 유엔에 전달한 지 오래됐기에 더 이상 지체돼선 안 된다. 한국이 할 소리를 못 하고 눈치 보는 비굴한 자세를 버리고 자주적 자세, 주인 행세를 해야 할 절호의 기회, 미국의 정권 교체기다. 남북 정상 합의 중 하나만이라도 이번 기회에 이행돼야 한다. 당당한 주인의 입장에 서야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이 아닌 노예와 백 번 날인해봐야 말짱 헛공사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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