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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람들] 3.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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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연
기사입력 2020-12-25

지난 8월 30일, 포천 영로대교에서 미군장갑차와 우리 국민 네 명이 탑승한 SUV가 추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한미군의 안전규정 위반으로 인해 우리 국민 네 명이 사망했음에도 사고 직후 언론과 경찰은 일제히 피해자인 우리 국민 네 명을 가해자로 몰아갔다.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해 대학생들은 75일간 미2사단 앞을 찾아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대학생들의 진상규명단 투쟁과 그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이상한 사람들’이 공개되었다. 총 세 편에 걸쳐 대학생들의 투쟁과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 대학생들은 75일간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 활동과 대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이상한 사람들' [사진출처-이상한 사람들 화면 캡쳐]     ©서승연

 

[이상한 사람들] 3.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1부_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들’, ‘2부_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 이어서 마지막 편 ‘3부_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2개월이 넘도록 대진연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단(이하 진상규명단)이 활동을 했지만, 주한미군은 여전히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위반에 대해 사죄를 하지 않았으며 책임자들 역시 처벌을 받지 않았다. 경찰들 또한 진상규명단의 항의서한문 전달을 계속해서 가로막았다. 하지만 절대 뚫리지 않을 것만 같은 주한미군과 경찰이라는 견고한 벽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3부에서는 진사규명단의 멈추지 않는 투쟁과 실제 성과를 담았다.

 

▶ 계절의 변화

 

반팔 옷을 입고 시작한 투쟁이 어느새 두꺼운 패딩과 함께하게 됐다. 계절이 변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진상규명단 활동은 오랜 기간 지속하였다.

 

두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똑같이 반복되는 투쟁 속에서 진상규명단 단원들은 하나둘씩 지치기도 하고 다양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나갈 때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을 결국 이뤄낼 수 있다는 낙관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잖아요. 매일매일 금 하나를 내려고 가는 거 같아요. 그게 또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80일이 되는 거고, 또 80일이 쌓이면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그렇게 되면 언젠가 정말 미 2사단이 폐쇄되는 날이 오고... (중략)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서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깐 가는 것 같습니다.”

 

  © 서승연

 

▶ 멈추지 않는 투쟁

 

진상규명단은 75일간 매일같이 미 2사단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면담요청과 항의서한문 전달을 시도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측은 단 한 번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상규명단은 계속해서 방법을 찾아갔다. 미 2사단 길 건너편에 농성장을 설치해 밤샘 농성을 진행하고, 포천과 동두천 시내 거리에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하며 시민들에게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의 전말을 알렸다. 또한 이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포천경찰서에 찾아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상규명단은 여러 시민단체를 만나 사건에 관해 설명하고, 연대 사업을 추진하며 문제해결에 대한 더 큰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 서승연

 

▶ 법제화조의 탄생

 

미국, 그리고 주한미군과의 불평등한 관계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주제는 SOFA협정(주한미군지위협정)이다. SOFA협정은 주한미군에게 치외법권의 자격을 쥐여주는 독소조항들을 가지고 있다.

 

이번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역시 SOFA 협정의 독소조항이 사건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가로막고 있다. 이 외에도 도로교통법상 장갑차 관련 규정의 미비와 훈련안전조치 합의서의 강제조항 부재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기에 진상규명단은 법제화조를 새롭게 신설했다. 법제화조는 국회의원, 변호사,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실제 법이나 협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 서승연

 

▶ 우리만의 구호가 아니게 됐다

 

진상규명단의 포기하지 않는 투쟁은 결국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는 없지만, 바위에 흔적을 남길 수는 있다. 그렇게 진상규명단은 매일매일 금 하나를 그었고, 흔적을 본 시민사회는 진상규명단과 함께 주한미군을 향한 망치를 내리쳤다.

 

언론 보도 내용이 주한미군의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불이행을 꼬집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미2사단의 미군장갑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었으며, 유가족에게 장갑차 수리비 7,000만 원을 청구하겠다는 주한미군의 요구도 사라졌다.

 

이후 정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이재정 의원이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을 언급하며 SOFA 협정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고, 경기도에서는 직접 외교부,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에 훈련안전조치 합의서 이행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여러 시민단체, 대학생단체에서도 함께 목소리를 내며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국민대회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  © 서승연

 

▶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불평등한 한미 관계의 연속에서, 분단과 주한미군 주둔의 지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참사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렇기에 이번 포천 미군장갑차 추돌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동두천 기지 폐쇄와 훈련안전조치합의서 이행 문제가 꼭 해결되어야 한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는 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더 나아가 SOFA 협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통해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완전 종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런 참사는 발생할 수 있다.

 

75일간의 진상규명단 활동은 끝이 났다. 하지만 미군장갑차 문제와 불평등한 한미관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 서승연

 

 

* [이상한 사람들] 연재를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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