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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미국에서 청문회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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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춘
기사입력 2021-01-01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1월호를 발간했습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발간사]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미국에서 청문회를 한다니

 

새해가 밝았다. 우리 민족이 통일을 바란지 76년째의 해다. 올해는 과연 남북관계에 기쁜 소식이 있겠는지, 평화통일에 큰 걸음을 내딛겠는지 기대와 불안이 중첩된다. 

 

모두가 바라는 평화통일이 왜 이리 더딘가. 평화통일을 가로막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자들의 힘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그자들의 머리이자 몸통은 바로 미국이다. 얼마 전 국회가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키자 미국이 무슨 짓을 했는지 보면 잘 알 수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이 확대돼야 한다”,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을 위한 캠페인을 계속 벌일 것”이라며 대북전단금지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8일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와의 오찬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인권과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가 없는지 물었는데 이는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최근 방한 기간 미 행정부의 우려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여러 미국 정부 인사들이 대북전단금지법을 반대하며 한국을 압박한 것이다. 

 

미국 의회는 더 노골적이다. 마이크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도 대북전단금지법이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라고 했고, 제리 코널리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의원 역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라고 했다. 또 ‘북한인권활동’ 예산 500만 달러를 통과시켰는데 이 자금 중 일부는 당연히 대북전단살포에 들어갈 것이다. 나아가 미 의회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금지법을 겨냥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협박했다. 

 

남의 나라 법 제정을 가지고 청문회를 한다니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이는 마치 한국 국회가 미국의 대선 파문을 가지고 청문회를 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 한국 국회가 해리스 주한미대사를 출석시켜놓고 ‘당신네 나라는 대선을 왜 그 모양으로 하는가’하고 따져볼까?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정간섭이 계속되니 정부와 여당도 발끈해서 반박 입장을 냈다. 평소라면 미국의 입장을 십계명처럼 대하던 이들이 반발을 할 정도니 이번 미국의 내정간섭이 얼마나 노골적이고 악랄한지를 알 수 있다. 

 

대체 미국은 왜 대북전단금지법에 발작 증상을 일으키는 것일까? 그들 말대로 ‘표현의 자유’ 때문일까? 그건 확실히 아니다. 지난해 12월 24일 국민주권연대라는 단체가 평택 미군기지 앞에 가서 코로나 파티를 벌인 주한미군을 규탄하는 ‘대미전단’을 날리려고 했으나 경찰은 미군이 항의한다는 이유로 전단살포를 가로막았다. 북한에 보내는 전단은 ‘표현의 자유’고, 미국에 보내는 전단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것만 봐도 미국이 말하는 ‘표현의 자유’는 허울뿐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은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대북전단살포단체에 지원금을 주었다. 일부 극우 탈북자단체들은 지원금을 더 타내려고 경쟁적으로 대북전단을 날렸고 허위로 보고해 지원금을 타내는 경우도 허다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종종 한국에 와 이들 단체와 함께 대북전단을 날리기도 했다. 대표적 인물이 수전 솔티다.

 

미국이 대북전단을 지원하는 이유는 그것이 북한 붕괴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미국가를 붕괴시키기 위해 군사적 위협과 공격, 경제 봉쇄와 회유, 사상문화침탈 등 크게 3가지 공격수단을 사용한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은 함부로 할 수가 없다. 자칫하면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 봉쇄 역시 지속하고는 있지만 효과가 거의 없어 무맥하기만 하다. 대북전단과 같은 사상문화침탈도 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다. 다만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계속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전단 지원자들도 그냥 예산이나 받아먹으려고 지속하는지 모른다.

 

아무튼 미국은 그나마 할 수 있는 대북공격수단을 한국 정부가 막았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간 말을 잘 듣던 한국이 대체 왜 이러는가, 이번 기회에 다시 버릇을 단단히 고쳐놔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 위험하게 생각하는 건 대북전단금지법이 바로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법제화라는 점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약속 중 하나인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지키기 위해 만든 근거 법령이다. 미국은 2018년 남북 정상 합의들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당시에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고 합의 이행을 가로막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것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이걸 하나씩 법으로 만들다니. 법을 한 번 만들면 다시 폐지할 때까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미국이 볼 때 앞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법, 무기도입 중단법, 개성공단 재개법, 금강산관광 재개법, 이런 걸 만들어 이행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이런 건 초반부터 확실히 막아야 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발악한다.

 

대북전단살포로 돈을 벌던 박상학 탈북자단체 대표가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힘당과 극우보수세력들도 여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미국은 위헌결정이 나도록 헌법재판소를 압박할 것이다. 이제부터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이 더 이상 남북관계 발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미국 반대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정부 역시 대북전단금지법이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단 대북전단살포 주범인 박상학을 처벌해야 한다. 기자와 경찰까지 폭행했는데 유유히 다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대북전단살포를 용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북전단금지법 없이도 대북전단살포를 막을 방법은 많다. 이명박근혜 정권도 필요에 따라 공권력을 동원해, 간혹 군대까지 동원해 살포를 막아왔다. 그래서 저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을 없애도 전단살포는 여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대북전단금지법은 이제 겨우 2018년 남북 정상 합의의 시작을 뗀 데 불과하다. 하루빨리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국회에서 비준 동의하여 법제화하여야 한다. 그래서 남북관계 발전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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