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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집권과 우리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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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
기사입력 2021-01-06

평화이음이 월간 '민족과 통일' 1월호를 발간했습니다. 

우리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바이든 집권과 우리 민족

 

들어가며

 

“‘전략적 인내 2.0’일까, ‘클린턴 2기’일까?”

 

내년 1월 20일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할 경우 어떤 대북정책이 수립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다.

 

‘전략적 인내 2.0’은 2009년 오바마 정부 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전략적 인내’를 계승한다는 의미다. 북에 대한 경제제재와 정치적 고립, 군사적 압박 등을 최고조화 해 북을 붕괴시킨다는 게 ‘전략적 인내’의 골자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략적 인내 2.0’을 이야기한다.

 

‘클린턴 2기’는 1999년 클린턴 정부 시기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의 ‘페리 프로세스’를 계승한다는 의미다. ‘페리 프로세스’는 북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지하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었다. ‘클린턴 2기’의 대표적인 주창자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의 대부분의 전문가와 이들을 따르는 한국의 많은 전문가가 ‘전략적 인내’를 대북 적대로 ‘페리 프로세스’를 대북 유화로 설명하고 있다. 명백히 본질 오도다. 미국이 북을 압박해 붕괴시킨다는 것도, 사활적인 반제 전선에서 북이 생명선처럼 틀어쥔 핵을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해 없앤다는 것도 외형상 다르게 보일 뿐 본질적으로는 다 극악한 대북 적대였던 것이다.

 

둘은 아울러 다 비현실적인 것들이기도 했다. 북은 사회주의 본성상 압박으로 붕괴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은 제국주의 본성상 북의 핵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를 할 나라가 아닌 것이다.

 

지금에 와서 또렷해진 게 있다. 지금은 북이 핵 개발을 하던 때가 아니라는 것이며 특히, 핵심적으로는 북이 명실상부한 핵 보유 전략 국가가 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은 부정한다고 해서 부정될 수 있는 게 아니다.

 

1. 바이든의 한반도 정책은 강력한 대북 적대와 확고한 한미동맹

 

바이든은 미 주류세력인 제국주의 세력의 복판이다. 2002∼2008년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내는 등 정통적인 외교 안보 전문가로서 ‘글로벌 리더’ 미국의 지위와 역할, 즉 미국의 제국주의적 패권을 중시해왔다. 특히,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클린턴, 부시, 오바마 정부만큼이나 미 한반도 지배전략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thug(깡패)”

 

지난 10월 22일 진행된 대선 토론에서 북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그렇게 말했다. 북이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면서 한 말이다. 북이 핵 보유 전략 국가라는 걸 받아들이는 가운데 있는 최고의 대북 적대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은 핵 축소를 전제로 하겠다면서 “한반도는 핵이 없는 지역(nuclear free zone)이 돼야 한다”라고도 했다. 사실, 억지이며 현실 부정이다. 핵 보유 전략 국가가 핵을 폐기한 역사적 사례는 없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는 곧 세계 비핵화이다. 북의 핵 개발 때 나왔던 한반도 비핵화는 북이 핵 보유 전략 국가가 돼 있는 지금에 와서는 세계 비핵화에 대한 추동력으로서의 위상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Kachi-Kapsida(같이 갑시다)”

 

바이든 후보가 지난 10월 29일 한국 연합뉴스에 보내온 기고문에 들어 있는 문구다. 한미연합사의 공식 구호인 ‘We go together’에 대한 변형된 표현이다. 새로운 건 아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강조하거나 강화하려고 할 때면 상습적으로 동원하곤 하는 정치 수사다.

 

바이든 후보는 기고문에서 자신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면 “군대(주한미군)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extorting)보다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의 합리적 협상보다 주한미군을 철수하지 않는다는 데에 방점을 찍은 것이었다. 한미동맹이 균열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존속에 쐐기를 박는 것보다 더 확고한 한미동맹은 없다.

 

바이든 후보는 이어 지난 11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미동맹이 미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는 말도 했다. 중국이 부상하고 북이 핵 보유 전략 국가로 등극한 것에 맞서 미국이 수립하려는 인도-태평양전략에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을 연계시키겠다는 것이다. 글로벌리스트답다. 한미동맹의 정치적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를 그렇게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후보의 한반도 정책은 이처럼 트럼프 정부 때와는 달리 강력한 대북 적대와 확고한 한미동맹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대북강경파 토니 블링컨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블링컨은 클린턴 장관과 함께 ‘전략적 인내’를 기획했으며 지난 2016년 북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는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고위급 전략회의를 무려 5차례나 가지는 등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 강화에 누구보다 앞장에 서 왔던 인물이다. 2018년 6월엔 뉴욕타임스(NYT)에 북을 ‘세계 최악의 수용소 국가’라고도 했었다.

 

2. 북의 중강도 핵전력 강화는 필연

 

미국 내 반북 세력들이 형성시켜놓은 북미교착상태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구성되기까지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며 또 대북진용을 내와 가동하기까지엔 탐색 기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내년 중반기까지는 북미교착상태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강력한 대북 적대와 확고한 한미동맹 입장을 밝힌 조건에서 북미교착상황이 지속하는 것을 북은 그대로 용인하면서 그저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을 것인가?

 

북미대결전에서 북은 미국 일정표가 아니라 언제라도, 자신의 일정표대로 사업 전개를 한다. 대미 공세를 통한 정세 주동력 발휘다. 특히, 클린턴 정부와 오바마 정부 그리고 트럼프 정부하에서 그랬다.

 

현시기 정세 흐름 어디에도 북이 대미 공세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안 보인다. 지난 10월 한미연례협의회(SCM)가 오는 3월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기로 하는 등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다.

 

미국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북은 곧바로 대미 공세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의 대미 공세가 어떤 모양새를 띨 건지 그리고 어느 시점에 시작될 건지 전망해보는 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2019년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12월의 ‘중대한 시험’, 그리고 북이 2016년 세운 ‘우주개발 5개년 계획’에서 마지막 해가 2020년이라는 것에 착목을 하면 그 전망은 또렷해진다. 특히,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돌 열병식에 주목하면 그 전망에 세세한 모양새까지도 입힐 수가 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괴물’로, 신형 SLBM 북극성 4-ㅅ형에 대해선 ‘게임 체인저’로, 그리고 중·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주체무기’들에 대해선 주한미군기지를 무력화할 신무기로 설명했다.

 

북은 전반 북미대결전전략 하에 미리 짜놓은 일정표에 따라 전반 핵전력 강화 중 중강도 활동으로 대미 공세의 시작을 떼게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하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그리고 새로운 잠수함에서 SLBM 북극성 4-ㅅ형을 시험 발사하는 게 기본이다. 트럼프 정부와 북미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전개했던 일상적 핵전력 강화 활동들이다. 미국이 말하는 ‘레드 라인’을 넘지 않는 행동들인 것이다.

 

그러나 북은 반걸음 더 들어가 ‘레드 라인’의 경계에 올라타서는 정지궤도 위성 발사를 할 수도 있다. 한반도에 일정한 긴장을 걸게 할 행보다. 하지만 북이 이후 북미협상 국면을 열기 위해 취하는 전략적 행보로서 의미가 있다. 시간표는 이르면 지금부터 1월 8차 당대회까지의 기간일 수 있다. 늦는다고 해도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는 전후부터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까지의 기간일 수 있다. 물론, 추정이다.

 

3. 성립될 수 없는 ‘전략적 인내 2.0’과 ‘클린턴 2기’

 

바이든 정부하에서의 초창기 북미정세는 이처럼 바이든의 대북 적대, 한미동맹 강화와 북의 중강도 핵전력 강화가 충돌하는 전형적인 북미대결전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대결에 따라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도 당연하다. 결국,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북미대결, 남북경색은 당분간 필연이다.

 

또 하나의 필연이 있다. 바이든 정부 하 북미 간 긴장과 대결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가 북의 붕괴를 도모하고자 극악한 대북 적대를 구사하는 동안 북은 강력한 대미전선을 치는 가운데 핵 개발에 집중을 했었다. 그 결과가 2017년 11월 29일 선포한 핵 무력 완성이다. 북은 이어 핵 보유 전략 국가로서 핵전력 강화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했다. 2019년 10월 북극성 3형 시험 발사를 비롯해 12월 ‘중대한 시험’ 그리고 그 이후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이 그것들이었다. 그를 총체적으로 보여준 게 75돌 노동당 열병식이었다.

 

북의 핵 무력 완성이 미 핵 패권에 대한 치명적 타격이라면 북이 핵 보유 전략 국가로서 벌이는 핵전력 강화는 미 핵 패권에 대한 치명적 무력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멸되고 만 게 오바의 ‘전략적 인내’다. 그에 앞서 클린턴의 ‘페리 프로세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의 핵 개발 때 민주당이 내왔던 ‘전략적 인내’나 ‘페리 프로세스’는 북이 핵 보유 전략 국가로서 핵전력 강화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건으로 인해 아예 사멸되고 말아 계승될 존재가 아니게 된 것이다. 북의 핵 보유 전략 국가 위력으로 인해 바이든은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것도, ‘페리 프로세스’를 복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바이든이 들어설 길은 결국, ‘전략적 인내 2.0’도 ‘클린턴 2기’도 아닌 전혀 새로운 길이다. 새로운 길은 물론, 특별치가 않다. 이미 만들어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12일 북과 합의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그 길이다.

 

4. 획기적으로 바뀐 북미, 국제정치지형

 

기간 북미대결전 과정에서 북은 많은 걸 바꿔냈다. 그 중, 핵 무력 완성으로 핵 보유 전략 국가가 되고 이어 핵전력 강화 활동으로 세계 4대 핵 강국으로 진입해 북미정치지형을 바꿔냈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이 인정했다. 2017년 7월 28일 북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을 때 미국의 저명한 핵 군사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가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게임은 끝났고, 북한은 이겼다”고 한 것이다.

 

북이 북미정치지형을 바꿔낸 것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북이 핵 보유 전략국가의 위력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에 치명상을 입혔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가 초반기 강력했던 대북적대를 헐겁게 해 6.12 북미정상회담에 나가 북미대결전 종식의 경로와 방향인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를 한 것은 핵 보유 전략 국가 북의 위력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4.27 판문점 선언 역시 마찬가지다. 4.27 판문점 선언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종속된 조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의 핵 보유 전략 국가로서의 위력이 내온 결과인 것이다. 세 번에 걸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미국 내 강경한 대북 적대 세력의 반발과 그에 포박된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 태세로 인해 비록, 이행은 안 되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에 회복키 어려운 균열을 낸 것이었다. 한미동맹은 다른 한편으론 한국 민중들이 촛불항쟁 이후 힘 있게 치기 시작하고 있는 대중적 반미전선에 의해서도 타격을 받는 중이다.

 

북이 바꾼 건 더 있다.

 

북의 핵 개발 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북핵 관련 대북 적대에 동조와 다름없는 지지를 보냈었다. 북의 핵 개발을 저지하고자 미국과 발걸음을 함께 한 것이다. 세계 3대 핵 강국 미·중·러가 북이 핵 강국 반열에 오르는 걸 막기 위해 북핵 문제를 놓고 친 전략 공조였던 셈이다.

 

그러나 북이 핵 무력을 완성해 핵 보유 전략 국가가 되고 핵전력 강화 활동을 벌여나가자 중·러는 미 대북 적대에 실었던 지지와 동조를 철수한 상태다. 전술적 태세가 아니다. 엄밀히 보자면 북핵에 대한 인정이다. 북핵에 대한 미·중·러의 전략 공조가 더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확정해준다.

 

핵 보유 전략 국가 북의 위력은 이렇듯 북미정치지형을 바꾸고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에 치명상을 입힌 데 이어 국제정치지형까지도 바꿔놓았다. 세계사적 대변화다. 세계정치지형이 북을 중심으로 재구성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세기적 현상이다.

 

5. 머지않아 파기될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

 

북의 중강도 핵전력 강화 활동으로 타격을 받을 바이든 정부는 북미협상탁에 나갈 태세를 서둘러 갖출 수밖에 없다. 바이든 정부 초기에 가해질 북의 중강도 핵전력 강화 활동이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ICBM 시험 발사를 중심으로 하는 고강도 핵전력 강화 활동, 즉 북이 말한 ‘새로운 길’을 예고한다는 걸 바이든 정부에 임명될 말단 관료도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북이 ‘새로운 길’에 들어서 신형 ICBM 시험 발사나 그에 버금가는 핵전력 강화 활동을 전개했을 때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체계나 능력을 더는 갖추고 있지 못하다. 지난 2017년 11월 29일부로 다 잃었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미국을 북미협상탁에 앉히는 추동력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미국의 대북 적대를 파기 시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동하는 결정적 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 북의 핵전력 강화다.

 

대북 적대는 한미동맹과 동전의 양면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 적대 파기는 곧바로 한미동맹의 파기로 귀결된다. 이를 잘 아는 미국은 대북제재와 한미동맹 틀에 갇혀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높여 한미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려 할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의 구체적 내용은 익히 예고돼 있다. 방위비 인상을 기존과 같은 수준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기본이다. 또 하나의 기본은 방위비 인상을 적절한 선에서 이뤄주는 대신 2022년 전환하기로 한 전작권을 다시 연기하는 것이다. 전작권 연기 문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직접 나서서 챙기고 있다.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언론에서 전작권 전환이 2년 남았다고 추측하는데 시기상조(premature)”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미국의 한미동맹 강화는 아울러 대중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에서도 도모될 것이다. 국무부가 나서서 인도-태평양전략에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문재인 정부를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현시기 한미동맹 강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별한 내용은 따로 있다. 펜타곤의 주한미군 존속전략이다.

 

펜타곤은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연합사 창설 사업과 유엔사 ‘재활성화’ 사업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미래연합사는 국군 전작권을 갖지 않으며 사령관에 국군을 앉히게 되며 유엔사는 그 역할을 정전체제 관리를 뛰어넘어 한반도 위기관리까지 확장하게 된다. 별개의 사업일 수가 없다. 거대한 군사 프로젝트다. 약화한 미래연합사를 강화된 유엔사의 지휘체계에 편제시키는 것이 그 방향이다. 미래연합사가 사령관 자리를 국군에게 내주고 전작권 행사를 못 한다 하더라도 유엔사가 편제상 그 위에서 국군에 대한 전반 지휘권, 지배권을 계속해 유지,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머지않아 본격화될 주한미군 철수 흐름을 저지해보겠다는 교묘한 주한미군 운용전략이다. 78년, 닉슨 정부에 이어 카터 정부에 이르러 대두했던 주한미군 철수 흐름에 맞서 유엔사의 국군 작전권을 이관받아 한미연합사를 창설했던 방식과 많이 닮아있다. 미래연합사를 유엔사에 편제시키는 건 전작권 전환의 실효성을 없애는 것이면서 본질에서는 주한미군을 한반도 평화체제에서도 존속시키겠다는 펜타곤의 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미동맹 강화는 미국 구상대로 순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사회에 한동안 팽배했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개념은 갈수록 그 현실성은 물론 실효성까지 잃어가고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촛불항쟁 이후 한국 민중들이 대중적 반미투쟁을 한껏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드 반대 투쟁을 비롯해 주한미군 세균시험 반대 투쟁, 최근엔 방위비 인상 반대 투쟁을 지속적이고 완강히 벌이고 있으며 이에 기초해 서울과 부산, 광주 등에서 대중적 반미전선을 튼튼히 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한미동맹을 무력화하는 결정적 동력은 한반도 정치지형 상 북미대결전의 한 축인 북에서, 구체적으론 북의 핵전력 강화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듯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은 북의 핵전력 강화와 남의 대중적 반미전선에 의해 머지않아 파기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6.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 파기는 미 패권 몰락의 외부적 조건이며 그 과정에서 열릴 게 한국사회의 자주화와 우리 겨레의 자주통일의 길

 

북이 핵 보유 전략국가의 위력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을 파기시키는 가운데 한국 민중들이 대북 적대 폐기를 요구하면서 한미동맹을 겨냥하는 대중적 반미전선을 꾸리고 있는 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적 범주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미국의 70여 년 한반도 지배전략에 대한 우리 민족의 총공세라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사태 등 미 대선 사태는 이때까지 있었던 일반적 정권교체 국면과는 그 성격을 본질에서 달리한다. 바이든을 앞세운 미 주류세력과 그에 맞서 대립을 치는 비주류 트럼프 간의 치열한 대결로서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의 불복, 그리고 그와 관련되는 미국 사회의 전반 분열과 갈등은 미국의 민주주의와 양극화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제국주의 미 패권의 쇠락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와 바이든이라는 양극의 두 정치인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민주주의와 양극화 위기를 드러내 주고 심화시키면서 동시에 미 패권의 쇠락과 몰락을 예고해주고 있는 것이다.

 

미 세계 패권은 그러나 미국 내 민주주의와 양극화 위기만으로는 몰락하지 않는다. 미국 내적 모순의 발현인 민주주의와 양극화 위기에 외적 조건이 결부돼야만 미 패권은 비로소 본격적으로 쇠락과 몰락의 길을 타게 된다.

 

여기에서 한반도가 미 제국주의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 지위가 확인된다. 70여 년간 지속했던 한반도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은 미 패권 쇠락을 추동하게 된다. 미 한반도 지배전략의 파기가 미 패권 쇠락의 결정적인 외부 조건인 것이다. 한반도를 미 제국주의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하는 이유다.

 

나가며

 

바이든 후보나 트럼프 대통령 중 누가 차기 미 정부를 구성하든 북의 핵전력 강화와 한국 민중의 대중적 반미투쟁의 발전에 따라 미국의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 파기는 필연이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의 길에서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70여 년 한반도 지배전략은 핵 보유 전략 국가 북이 전개하게 될 핵전력 강화 활동 그리고 한국 민중의 대중적 반미투쟁 때문에 자연스럽게 파탄의 경로를 타게 되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미국의 세계 패권은 그렇게 몰락의 길로 진입하게 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실현될 것이 한국사회 진보 운동의 전략과제인 자주, 민주, 통일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와 한국 민중의 대중적 반미투쟁이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인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을 무력화시켜 미국엔 패권 약화와 제국주의 쇠락의 길을, 한국 사회엔 자주화와 우리 겨레에겐 자주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자주성을 높이고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을 실현해내는 길에서 미 패권을 쇠락시키게 될 우리 겨레는 현실적으로 단언컨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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