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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10] 새해 벽두를 맞는 북한과 미국의 상반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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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기사입력 2021-01-13

 

새해 벽두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하나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다.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전 세계 언론이 매일매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세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첨예하게 대결하는 중이다. 그런 두 나라가 새해도 매우 대조적으로 맞이하고 있다. 

 

1. 북한

 

(1) 새해를 맞는 모습

 

북한은 새해를 축하공연으로 열었다. 북한은 2020년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신년경축공연을 시작해 0시에 맞춰 국기게양식을 한 후 불꽃놀이를 진행했다. 무대엔 2021이란 숫자가 조명으로 장식되어 설치됐고 무대 양옆에는 불꽃폭포가 쏟아져 내려 새해맞이 분위기를 돋웠다.

 

이제는 이런 북한 행사를 보면 북한 국민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당한 것 같다. 그 외에도 신년경축공연에선 전구를 단 투명풍선을 들고 있거나 토끼나 곰 같은 캐릭터 풍선을 들고 있는 북한 국민이 많이 보였다. 공연 중간중간 환호성을 지르거나 노래에 맞춰 신나게 팔을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새해맞이행사는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평양 시민이 아닌 지방 국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행사를 “역사에 유례없는 도전과 난관들을 맞받아 이겨내고 새로운 신심과 용솟음치는 열정으로 가슴 부푸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승리자들의 노래가 광장을 진감하였다”라고 묘사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경제제재와 코로나19에 수해까지 겹치는 등 “인민의 전진을 가로막은 도전과 장애는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것”이었다고 돌아보면서도 “우리 인민과 인민군 장병들은 그 모든 것을 용감히 이겨내며 당창건 75돐을 진정한 인민의 명절로 성대히 경축하였고 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충성의 80일 전투에서도 혁신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렸다”라고 평가하였다. 

 

그렇게 2021년 1월 1일을 맞이한 북한 국민은 해가 밝아왔을 때 가장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을 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체 국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낸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정의 행복과 국민의 안녕을 바라는 덕담을 한 후 인민을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는 결의를 밝히고 조선노동당을 지지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하면서 서한을 마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 서한은 북한 국민 속에서 상당한 화제가 된 듯하다. 북한 언론도 북한 국민의 여러 반응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노동신문에 따르면 제남탄광 5갱 채탄1중대 당세포위원장(당시) 강명호 씨는 “친필 서한에 격정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인민에 대한 열화 같은 사랑이 구절구절 담겨있는 친필 서한을 다시금 심장 깊이 새기며 굳게 결의를 다진다”라고 서한을 받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북한에선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2016년, 당 제7차 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북한은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나라이고 당대회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그래서 조선노동당 대회는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당 제8차 대회에서 “우리 식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과 창창한 전도를 확신성 있게 기약”해주는 투쟁강령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전체 대표자들은 위대한 우리 당을 대표하고 영도하는 수반인 조선노동당 총비서를 선거하는 최대중대사를 앞두고 비상히 격양되어 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자 때맞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2) 새해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특징

 

가. “일심단결”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몇 가지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특징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일심단결” 해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날부터 인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지도자가 아랫사람에게 충성을 요구하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충성하겠다고 말하는 건 종종 듣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국민을 받들겠다며 충심이나 일편단심을 맹세하는 경우는 찾기 드물다. 북한은 당대회에서도 ‘지도부’라는 표현 대신 ‘집행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당 지도부가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북한 국민과 당원의 의사를 따라 복무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민은 이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신뢰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한에 감동하면서 ‘보답’하겠다며 들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보답’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예를 들어, 북한 보도에 따르면 정주시 일해협동농장 관리위원장 로운남 씨는 “알곡 증산으로 기어이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국가과학원 부원장 함재복 씨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사랑의 친필 서한을 받아안고 과학자들과 일꾼들이 새해에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발전,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잘해나가자고 마음들을 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 국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답하는 길은 자기 일을 잘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사고방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국민이 뜻을 함께하는 동지 관계를 이룰 때 나올 수 있는 듯 보인다.

 

이런 북한 국민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서한에 썼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더욱 굳건해지는 모습에서 그들이 말하는 “혼연일체”, “일심단결”, “정치적 안정”이 느껴진다.

 

나. 열정, 기백, 포부, 희망

 

북한이 새해를 맞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두 번째 특징은 열정과 기백, 포부와 희망이 넘친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제8차 대회를 시작하자마자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국내 언론에서도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목표에 미달했다면 당 제8차 대회는 질책과 비판, 책임 추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으리라고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당 제8차 대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결함도 발견되었지만, 이는 새로운 발전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 제8차 대회에서 북한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매우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열정에 넘치신 보고는 대회 참가자들을 무한히 격동시키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 결함을 극복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기백과 포부를 보였고, 그런 기백과 포부가 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열정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듯하다.

 

신년 공연과 이를 즐기는 국민의 모습에서도 열정과 희망이 느껴졌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19와 경제침체의 여파로 연말연초 행사를 취소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북한은 예년과 다름없이 흥성거리는 분위기로 환호하였고 새해 0시를 기해 국기게양식을 하며 긍지와 희망을 강조했다.

 

이렇듯 북한의 새해 모습은 서로 희망과 자신감을 안고 서로를 축복하며 행복해하는 듯 보인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안녕과 행복을 축원하고 국민은 이에 보답하겠다고 하며 또한, 국민끼리는 신년경축공연을 함께 즐기고 축하를 나누며 새 희망의 기운을 북돋고 있는 듯하다. 

 

2. 미국

 

(1) 새해를 맞는 모습

 

다음으로 바다 건너 미국을 살펴보자.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난 1월 6일은 미국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하는 날이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예고된 일이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이 단순히 집회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 의사당을 점거해버린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미 의사당이 공격을 받은 건 1814년 영국군이 워싱턴을 공격한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상·하원 의원들은 대통령 당선인을 발표하지 못한 채 회의를 중단하고 긴급히 대피했다. 

 

트럼프 지지자가 점거한 미 의사당에서는 천태만상이 벌어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 하원의장 책상에 발을 올리고 사진을 찍기도 했고 미 의사당에 걸린 성조기를 트럼프 지지 깃발로 바꾸어 달기도 했다. 의사당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게다가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도 일어났다.

 

어떤 사람은 미 의사당에서 연설대를 탈취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탈취한 연설대를 팔겠다고 인터넷에 올렸다. 처음엔 420달러였던 연설대는 1만 5천 달러까지 가격이 올랐었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한 중국인이 구매하려고 했다는데,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는 이날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했다. 미 의회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확정지었다. 바이든은 1월 20일에 취임식을 할 예정인데, 취임식까지 가는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17일 낮 12시에 백악관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집회 홍보물에 “각자 재량껏 무장하고 모이라”라고 주문했다. 1월 6일에 미 의사당까지 점거했던 것을 생각하면 1월 17일에는 무장폭동이 일어나거나 혹은 어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많다.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에도 ‘백만 민병대 행진(a Million Militia March)’이라는 이름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미국 정치가 폭탄을 맞은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은 꾸준히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넘게 나오고 있다. 1월 8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고, 하루 사망자가 4,112명에 이르렀다. 미국은 작년 11월 4일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더니 12월부터는 꾸준히 20만 명을 넘겼다. 미국은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물론 사망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왓슨 콜먼 민주당 하원의원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동료와 함께 대피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일도 있었다. 콜먼 의원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동료 의원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 알 길이 없어, 이번 난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시위 참가자가 연설대를 탈취하고 있다 

 

▲시위대에게 바리케이드를 열어주는 경찰  


(2) 특징

 

가. 혼란, 대결, 증오

 

미국은 새해를 심각한 혼란 속에서 맞이하고 있다. 이런 혼란을 만드는 건 극단적인 대결과 증오심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선거를 하면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선거를 치렀다고 해서 나라가 양분되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완전히 서로를 증오하고 대결한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는 꼴을 보느니 폭동을 일으켜서라도 트럼프를 재집권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미 의사당에 난입하기를 서슴지 않는 것이다. 이게 트럼프 지지자들만 그런 것도 아니다. 지난 10월에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의 16%, 바이든 지지자의 22%가 “우리 편이 지면 시위에 나서거나 폭력도 불사하겠다”라고 답했다. 미국에선 이해와 관용은 사라지고 증오와 대결만 판치고 있다. 무한한 증오와 대결이 미국의 혼란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있다.

 

나. 일시적이고 우연한 모습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가 문제라며 트럼프만 내려오면 미국의 혼란도 사라지리라 여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뿌리 깊은 배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가 지지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백인우월주의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국경장벽을 설치해 이민을 막는 극단적인 정책을 펴가면서까지 백인 중심의 정책을 폈다. 그래서 트럼프의 지지자 중엔 백인이 대다수다. 

 

이 미국 백인들은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다른 나라들이 자신의 재산을 훔친다고 여긴다. 그래서 트럼프가 멕시코에 국경장벽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내쫓으려는 정책을 펴는 것이고 백인이 트럼프에 환호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미국의 엘리트, 기득권층을 불신한다. 

 

미국의 경제가 좋고 백인이 잘 산다면, 이런 백인우월주의는 위세가 떨어지게 된다. 유색인종과 이민자 등을 증오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백인들이 위기에 놓이자 상황은 점차 달라졌다. 백인 사이에 유색인종과 이민자들, 중국 같은 나라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백인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를 당선시키기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등장해서 미국이 혼란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위기가 트럼프를 부상시킨 것이다. 

 

미 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이들도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는 단체였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큐아난과 프라우드 보이즈, 쓰리 퍼센터즈 등 극우단체들이 의사당 난입에 관련되었다고 한다. 이 극우단체들은 1월 5일 밤 2천여 명을 모아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게 하고 칼이나 곤봉, 쇠막대기 등 무기도 미리 준비시켰다.

 

미국의 극우단체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미국이 남북전쟁을 하던 1860년대, KKK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극우단체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미국 극우 단체가 얼마나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혔는지는 미 의사당 난입 당시 경찰의 모습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일부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워서 시위대를 지원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심지어 어떤 경찰은 미 의사당 안에서 시위대와 함께 셀카를 찍기까지 했다. 시위대를 막아야 할 경찰이 시위대와 함께 하고 있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경찰 중에서도 트럼프 지지자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경찰은 엄연히 공권력이다. 질서와 체계를 갖고 움직여야 하는 공권력이 대놓고 시위대를 도와줄 정도라면 미국 사회 곳곳에 극우단체와 생각이 유사한 사람들이 퍼져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꼭 극우단체가 아니더라도 백인 중심의 극단주의는 미국 사회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1월 7일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며 58%가 의사당 난입이 평화적이었다고 응답했다. 미 의사당 난입 사건이 일어나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의사당 난입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상당히 많은 백인이 미 의사당 난입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늘날 미국 백인이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미국에서 백인은 흑인보다 잘사는 계급·계층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작년 9월에 공개한 3년 주기 가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약 19만 달러(약 2억 2,000만 원)인데 흑인 가구는 2만 4,100 달러(약 2,800만원)에 불과하다. 흑인은 백인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35세 미만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인 가구 중위소득은 2만 5,400달러인데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고작 600달러에 불과하다. 40배 이상 차이 난다.

(*중위소득: 가구 소득을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평균소득과는 다르다.)

 

백인은 흑인보다 경제적으로 월등히 좋은 상황이다. 백인은 그 자체로 미국의 중산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백인조차 위기에 빠진 나머지 기득권에 분노하며 미 의사당을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이자 민주주의 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 미 의사당 점거 사건으로 미국은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이야기했고 유럽연합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오늘날 미국은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의 거품”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3. 결론

 

이렇듯 북한과 미국은 사뭇 다르게 2021년의 포문을 열었다. 새해 벽두부터 흥미로운 일이 많이 펼쳐져서 과연 앞으로 북미대결이 어떻게 펼쳐지며 누가 승리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북미대결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전 세계가 북미대결을 주목하고 있으며 북미대결이 치열해질수록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세계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전선은 여러 가지가 있다. 미중대결도 있고 미국-유럽연합과 러시아의 대립도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갈등도 있고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문제도 있다. 그러나 북미대결이 이런 모든 것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올해 시진핑 중국 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했는지, 발표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발표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토씨 하나까지 따져가며 세세하게 분석한다. 그만큼 북미대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미대결이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북한과 미국이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라는 체제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은 정치,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대결하고 있지만, 근본은 체제대결이다. 

 

과거에 체제대결을 펼친 건 미국과 소련이었다. 이 대결에서는 미국이 승리했다. 이 승리는 단지 미국이란 나라의 승리가 아니었다. 미국이 대표하는 자본주의의 승리였고 그 결과 사회주의 나라들은 붕괴하고 자본주의로 돌아섰다. 

 

북미대결도 마찬가지다. 북미대결이 누군가의 승리로 끝나면, 그건 단지 북한과 미국, 두 나라의 승패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지금도 미국이 북한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세계정세에 여러 영향을 주고 있다.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가 북한을 보며 미국을 상대로 강 대 강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의 대결은 어떻게 될까. 북한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겠다고 장담한 적이 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번영을 얻을 것이지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멸망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누가 밝은 앞날을 열고, 누가 암울한 쇠락으로 빠져들까. 올 한해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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