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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출범에도 미국 지우기에 나서는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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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1-21

미국 지우기에 나선 EU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관계의 복원’을 외치고 있지만 훼손된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트럼프 이전 시대로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높은 대미 의존도가 유럽을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독립성을 강화하는 정책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문서 초안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유럽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해 보호주의 외교 노선을 택할 계획이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미국 우선주의’가 유럽의 불안정성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돼 미국에서 파생된 조그마한 불안정성으로 인해 세계정세가 크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EU는 특히 이란 제재 등 미국의 ‘불법적이고 주권 침해적인 정책’으로 유럽의 입지가 난감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이란을 제재하는 바람에 유럽이 이슬람 국가들과의 합법적인 대금 지불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문건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높은 대미 의존도라는) 약점을 아주 잘 드러냈다”면서 “그가 없어졌더라도 우리는 세계 속에서 우리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EU의 크기에 걸맞은 경제적, 재정적 힘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EU는 유럽이 주도하는 금융시장 인프라가 타국의 제재 정책에 의해 영향받을 경우 회원국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EU는 유로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각종 금융관련 지수에 대해 유로로 표시하는 것을 장려할 방침이다. 현재 주요 지수 대부분은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 

 

EU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제한해 회원국의 경제적 자립도를 키운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달러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원유 등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도 자립 수단으로 제시됐다.

 

나아가 EU는 작년 말 7년 넘게 끌어온 중국과의 포괄적투자협정(CAI)을 체결했다. 홍콩 문제 등으로 ‘중국식 민주주의’에 대해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던 EU가 정치적 문제는 뒤로 한 채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맺은 것이다.   

 

EU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 출범까지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머쓱해졌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사빈 웨이랜드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국장은 18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노스텔지어는 없다. 우리는 기존의 국제 질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날 세계는 10년 전, 심지어 5년 전과도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시대를 경험한, 미국의 본질을 목격한 수많은 국가들은 바이든 정권이 희망하는 대로 미국 중심 세계질서에 복귀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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