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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이해높이기] 7. 북측이 보여준 ‘일방적 선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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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21-01-25

북의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이하 당 제8차 대회)가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는 당 제8차 대회 이해를 높이기 위해 주목되는 내용에 대해 공동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되면서, 여러 언론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는 ‘김정은 총비서’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기사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통일해 표기하고자 합니다.

 

▲ 2018년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의 대표단을 위해 마련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의 한 장면.   


7. 북측이 보여준 ‘일방적 선의’란?

 

1. 북측이 바라보는 남북관계 :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

 

북측에서는 올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보고한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를 보면 그 의중을 짚어볼 수 있다.

 

“지금 우리 민족은 북남관계의 심각한 교착상태를 수습하고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가 아니면 대결의 악순환과 전쟁의 위험 속에 계속 분열의 고통을 당하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조선노동당 8차 대회 보고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 중에서.)

 

앞서 밝혔듯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관계가 평화와 통일, 대결의 악순환과 전쟁의 위험 속에 있다고 규정하며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판문점선언을 이행하지 않는 남측의 태도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지금 현시점에서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 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주어야 한다.”

 

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일방적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라는 표현이다. 북측이 그동안 남측에 일방적으로 먼저 선의를 보였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북측은 그동안 남측에 어떤 일방적 선의를 보여줬을까? 

 

2. 북측이 보여준 일방적 선의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습니다.” (2018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 중에서.)

 

지난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창겨울올림픽 참가를 표명했다. 남측이 여러 차례 북측에 올림픽 참가를 요청해왔고 북측이 이에 적극 화답한 것. 그러자 남북관계에서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숱한 명장면들이 펼쳐졌다. 평창올림픽은 말 그대로 ‘처음의 연속’이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특사 자격으로 찾아온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남측에서 열린 올림픽에 북측 인사가 참가한 건 사상 처음이었다. 전 세계가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단일팀의 행진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감격에 겨워 눈물짓는 장면을 지켜봤다. 그렇게 평창올림픽은 ‘전례를 볼 수 없는 평화올림픽’으로 지구촌에 각인되며 크게 흥행했다.

 

이후 남북관계는 2018년 한 해 동안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겪으며 크게 진전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은 판문점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약속하며 민족사적인 판문점선언을 합의했다. 판문점선언에는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며 능라도 5.1경기장으로 초청, 평양시민 15만 명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연설’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처음이었다. 북측이 그야말로 남측에 통 큰 선의를 보인 것. 

 

이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을 방문한 마지막 날인 9월 20일,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방문단과 예정에 없던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찾기도 했다. 북측을 통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백두산 천지 방문도 사상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습니다”라는 덕담을 전했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야겠다”라는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서도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당시 미국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에 많은 현금이 흘러 들어가면 대북제재에 위반된다고 밝힌 상황에서, 남측의 사정을 배려한 것이다.

 

지난해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은 국면에서도 북측의 태도는 신중했다. 북측은 지난해 6월, 대남전단 살포를 비롯한 대남군사행동계획을 예고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위원장을 겸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을 내려 중단한 바 있다. 이렇듯 북측은 합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측은 합의를 이행한 것이 거의 없다. 북측을 적대하는 군사훈련도 계속했다.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는 그에 대해 북측이 냉철히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보고에서 “(남측이)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 데 대한 북남합의 이행에 역행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를 2018년 당시 ‘봄날’로 되돌리자면 남측이 합의 이행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우선 남북관계를 불안케 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올해 한반도와 남북관계에는 화사한 햇살이 쨍하게 반길 수 있을까? 남측이 판문점선언의 합의사항을 신속하고 힘 있게 이행하는 ‘최대한의 선의’를 보인다면 얼어붙은 길은 녹고, 다시 꽃도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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