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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중대재해법은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시작, 훼손돼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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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1-01-26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수십 년간 이어진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시작이고 이정표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와 민주노총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이 공포되는 26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법을 훼손하려는 재계와 경영계 등의 행태를 짚으며 “법의 허점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할 구멍과 처벌의 당사자가 되지 않으려는 꼼수를 찾기보다 안전보건의무를 사업장에서 어떻게 잘 구현할지 우선 고민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법의 공포일에 한 번 더 다짐한다. 산재사망, 시민재해 죽음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법이 가진 취지와 목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중대재해법은 공포 1년 뒤인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아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민주노총 공동성명 전문이다.

 

----------아래---------------------------

 

[성명]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포에 부쳐

 

“중대재해는 기업의 조직적 범죄!” 인식 전환에 맞춘 변화를 기대한다.

 

지난 1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이 오늘 공포되었다. 시행은 공포일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1월 27일이다.

 

기업 중심 사고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제정 가능성을 의심받았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었다. 하지만 십수 년을 이어온 입법 운동의 바탕에 2020년 노동계, 산재사망·시민재해 유족과 피해 가족, 시민사회, 종교계 등이 온 힘을 다한 투쟁의 결과로 국회를 통과했다. 10만 국민동의청원 법안이 지향한 원칙을 고스란히 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 ‘중대재해는 기업이 저지르는 조직적·구조적 범죄’이다. 따라서 중대재해 원인을 제공한 기업의 사업주·경영책임자는 그에 합당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비로소 법률의 틀로 갖추었다.

 

그런데 벌써부터 재계·경영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형해화하려는 시도를 드러내놓고 한다. 학교장들은 학교는 기업이 아니며 교육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난리이다. 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심기일전해야 할 노동부는 산재사망 감축 의지마저 실종된 ‘사망사고 감축 추진 방향’을 내놓았다. 법을 무력화하려는 재계·경영계의 행동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려는 일부 법무법인들이 뛰어들고, 법의 안착과 실질화를 위한 방도를 만들어야 할 노동부가 오히려 “중대재해의 획기적 감축은 어려운 목표”라며 뒷걸음치는 모습은 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훼손될 수 있다는 걱정부터 하게 만든다.

 

이들에게 법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새겨보길 권한다. 이 법은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이 목적이다.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 공무원이 법이 정한 의무를 다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아주 단순한 명제이다.

 

재계와 경영계, 건설업계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책임을 회피할 구멍과 처벌의 당사자가 되지 않으려는 꼼수를 찾기보다 안전보건의무를 사업장에서 어떻게 잘 구현할지 우선 고민하는 게 순서이다. 노동부는 적용 제외된 5인 미만 사업장, 2년 유예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 발주처의 공기단축 관련 처벌, 규정하지 못한 일터 괴롭힘 등의 문제를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노동부의 감독 권한에서 해소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찾아야 함이 마땅하다. 학교장들은 학교에서 노동자로 존재하는 수많은 교사, 행정직, 공무직, 비정규직들의 안전보건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할지 먼저 생각함이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일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법의 공포일에 한 번 더 다짐한다. 산재사망, 시민재해 죽음 하나하나를 기억하며 법이 가진 취지와 목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3월에 확정할 대법원의 산재사망 및 산업안전보건범죄 양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하위령 대응을 비롯해 제정 과정에서 빠진 일터 괴롭힘,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등을 담기 위한 투쟁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수십 년간 이어진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시작이고 이정표이다. 한국 사회 모든 주체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정표를 시작으로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반복되는 시민재해로 생명을 잃지 않는 사회로 가는 길에 함께 하길 바란다.

 

2021년 1월 26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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