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정직한 사람이 되자

가 -가 +

국민주권연대 집행부
기사입력 2021-02-08

 

 

‘정직한 사람이 되자’, 얼핏 도덕책이나 경전의 한 글귀처럼 보이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주·민주·통일 운동의 승리를 위해 정직하자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왜 정직해야 하는가

 

첫째, 정직해야 단결을 이룰 수 있다. 

 

진보운동은 적폐세력과의 치열한 싸움의 과정이다. 이런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올바른 노선과 정책에 따라서 모두가 합심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진보운동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속이고 적당히 눈감아주고 하는 식으로 일을 하면 마음을 모을 수도 없고 단결도 되지 않는다. 상대의 언행을 두고 의심하며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 여기기 시작하면 단결이 허물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는 진보운동을 떠나서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다. 가족끼리도 거짓말을 하면 가족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결국 등 돌리고 살기 십상이다. 

 

둘째, 정직해야 대중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옛날에는 뜻이 좋고 정의로운 일을 하면 좀 부족한 게 있어도 대중이 인정해 주고 신뢰해 주고 지지해 줬다. 그러나 요즘은 대중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조그만 거짓말이 들통나서 나중에 곤욕을 치르는 정치인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실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에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목적이 정당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부정한 게 있어도 괜찮고 공개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갈수록 대중의 눈높이는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더 수준을 높여야한다. 

 

셋째, 자신의 발전을 이루고 진보운동을 계속 하기 위해서도 정직해야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부정직하다. 자기 부족함을 숨기고 자기 잘못에 관대하고 자기 문제를 대충 넘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자기 결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개해야 극복할 수 있다. 

 

거짓말이란 게 원래 한번 거짓말을 하면 갈수록 점점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된다. 처음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서 또 거짓말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면 나중에는 자기 자신도 그걸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결국 진보운동에서 이탈하게 된다. 정직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이유다. 

 

2. 정직하지 않은 네 가지 유형

 

정직하지 않은 사례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살펴보자. 다만 여기서는 빤한 거짓말을 하는 유형은 거론하지 않는다. 거짓말하지 않는 것처럼 위장하지만 사실은 거짓말이나 다름없고, 정직하지 못한 유형을 살펴본다.

 

첫 번째 유형은 모호하게 말하는 것이다. 

 

어느날 회의에서 어떤 글을 쓰기로 하였다. 그런데 내 상황이 글을 쓰기 어려웠다. 그러면 사정 이야기를 하면서 글을 쓰기 어렵다, 다른 대책을 찾아보자, 이렇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냥 “알았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결국 글을 못 썼다. 그런데 글을 한 편 못 쓰고 넘어가는 걸로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이 글을 가지고 2차, 3차 후속사업을 계획했는데 이게 다 무산이 되었다. 결국 정확하게 상황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할 수 있다, 없다를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일이 꼬이고 진보운동에 지장을 주게 되었다. 처음부터 정직하게 상황을 이야기했으면 다른 대책을 세울 수 있었을 텐데 그 가능성마저 막은 꼴이 되었다. 

 

다른 사례도 있다. 

 

회의에서 쓰기로 한 글을 다 썼는지 물어보자 내가 정확하게 대답하지 않고 “어? 그거? 그... 쓴 것 같은데?”라는 식으로 모호하게 답변을 하는 것이다. ‘쓴 것 같다’는 말은 썼는지 안 썼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썼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따라서 듣는 사람들은 대체로 ‘썼나보구나’라고 받아들이고 넘어간다. 이런 경우는 썼든 쓰지 않았든 내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므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안 썼다. 물론 ‘썼다’라고 하지 않고 ‘쓴 것 같다’라고 했으니 내가 거짓말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억이 안 나면 기억이 안 난다고 사실대로 대답하면 되는 걸 괜히 모호하게 대답해서 다른 사람들이 헷갈리게 만들었으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하기로 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당장 받지 않고, 그렇다고 나중에 거짓말했다는 비난도 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모호하게 대답한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기억을 못할 수는 있다. 기억력이 특별히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그런데 나의 경우를 돌아보면 기억을 못하는 것들은 대체로 자신에게 불리한 것들이다. 하기로 한 일을 안 한 경우 그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 그런데 반대로 일을 한 경우는 일을 했다고 분명히 기억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건 기억을 잘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숨기고 싶은 심리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 것도 모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일을 하지 않고도 일을 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내 경우 글을 쓰지 않고도 썼다고 믿고, 글을 올려서 인터넷에서 본 기억까지 나는데 확인해보니 글을 쓰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세 번째 유형은 허심하지 않은 것이다.

 

나의 경우 자신에게 불리한 경우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대로 대답하면 비판받을 것 같으니 시간을 끌면서 뭉개는 식이다. 뭔가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거나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민하는 게 아니라 고민하는 척 하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이나 결함을 허심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도 정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자신의 문제를 전부 이야기하지 않고 부분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5가지를 잘못했으면 2가지만 이야기하고 거기에 관심을 집중시킨 뒤 나머지는 조용히 넘어가길 기대하는 것이다. 자신의 결함을 다 드러내지 않고 부분만 드러내는 것도 허심하지 못한 모습이다. 

 

나아가 아예 누군가 묻기 전까지 자기 문제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누가 물어봐서야 겨우 마지못해 자기 문제를 털어놓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잘 한 일은 누가 묻지 않아도 입이 근질근질해서 여기저기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으면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는데, 쓰기로 한 글을 안 쓴 경우는 누가 묻기 전까지 조용히 입 다물고 있다. 

 

자기 문제를 숨기고 남 탓을 하는 유형도 있다. 자기가 늦게 출발해서 약속시간에 늦었는데 중간에 차가 막혔다, 우연히 누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신호등에 걸렸다는 식으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지각하는 사람은 항상 지각을 한다. 지각이 습관인 것이다. 그런데 지각할 때마다 신기하게도 사연이 제각각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지각을 하는 이유를 찾는 목적은 다음부터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차가 막혀서, 누굴 만나서, 신호등에 걸려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각했다면 다음부터 차가 막히지 않도록 전날 밤에 기도를 하고, 우연히 아는 사람 만나면 모른 척 지나가고, 경찰서에 연락해 신호등 체계를 바꾸는 게 해법일까? 답은 단순하다. 그냥 여러 경우에 대비해 출발시간을 앞당기면 되며 바로 그렇게 앞당긴 시간이 원래 출발시간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각을 한 이유도 자신이 늦게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으니까 자꾸 남 탓을 한다. 이것도 허심하지 않은 모습이다.

 

네 번째 유형은 매사에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이다. 

 

자기 문제를 대충 대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모습은 자기 문제에 직면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예를 들어 비판을 받으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원인을 찾기보다 그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뭐. 다음부터 잘 하면 되지’라며 가볍게 생각하거나 “그래, 내가 나쁜 놈이다, 다 내 탓이다”라며 과장하여 반응한다. 여기서 문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니 혁신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이런 모습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이며, 비판을 접수하지 못하면서도 접수하는 척 하는 것이다. 비판에 대해 마음 한 구석에서 반발하는 게 있다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서 끝까지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런데 그 자리만 모면하려고 자기도 속이고 남들도 속이는 것이다. 

 

3. 원인과 배경

 

첫 번째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보통 비판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서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중은 어찌되든 당장의 불편한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를 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개학하는 날 방학숙제를 내야 하는데 빈손으로 학교를 갔다. 선생님이 방학숙제한 것을 내라고 하자 나를 포함해 몇 명이 내지 않았다. 그러자 선생님은 학생들을 다 집에 보내고 숙제를 안 낸 사람만 남으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방학숙제를 했는데 집에 놓고 안 가져 온 사람은 손들어”라고 하였다. 나는 드디어 빠져나갈 길이 열렸다며 재빨리 손을 들었다. 일단 당장 야단맞는 건 피하고 그날 집에 가서 재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손 든 사람은 지금 집에 가서 얼른 가져와. 선생님이 밤늦게라도 남아서 기다릴 거야”라고 하였다. 청천 벽력같은 얘기였다. 일단 집에 가서 빨리 하려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래서 빈손으로 학교에 돌아가야만 하였다. 방학숙제를 안 한 잘못에 더해 거짓말을 한 것까지 들통 난 것이다.

 

이처럼 야단맞고 혼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당장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앞뒤 안 가리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다른 사례도 있다. 어느 모임에서 다 같이 책읽기를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마감일이 되었는데 나만 미처 못 읽었다. 이 때문에 모임 전체의 책읽기 목표가 미달될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나 때문에 전체에 피해를 끼치기 미안하니까 그냥 나도 책을 읽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정말 전체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일까? 아니다. 나 때문에 전체의 목표가 미달됐으니 그냥 혼자 목표 달성 못 한 것보다 더 비판을 받을까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처럼 거짓말을 하는 원인 가운데 가장 주된 이유는 비판을 받기 싫어서다. 이건 자기방어가 강한 사람일수록 심하다. 

 

두 번째는 잘난 척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숨기고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하자 주변에서 다들 ‘장하다’, ‘대단하다’, ‘멋지다’고 하는 말에 취해서 몰래 담배 피운 걸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식이다. 잘난 척 하는 건 자고자대, 자만자족과 이어진다. 

 

그런데 두 번째 원인은 사실 첫 번째 원인의 배경이기도 하다. 비판을 받기 싫은 원인을 파고들면 자신을 완벽하다고 여기고, 자신이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심리가 나온다. 자기는 잘나고, 멋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결함이 있고 비판을 받으면 창피한 것이다. 그래서 자꾸 결함을 숨기려 한다. 그래서 자고자대, 자만자족이 심한 사람일수록 비판받는 것을 싫어하고 부정직하게 된다. 

 

세 번째는 책임감이 없어서다. 

 

책임감이 없으면 자기가 맡은 일을 반드시 잘 해내야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되고, 진보운동이 발전하고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도 약하게 된다. 진보운동을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고 잘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잘못이 있어도 대충 얼버무리고 덮어버리고 혁신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이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집단이 군대나 관료사회다. 군대나 관료사회에서는 자기만 고생 안 하고, 자기만 안 들키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자기가 하는 일이 잘 되든 말든 자기랑은 상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훈련병 시절에 훈련장을 팔 일이 있었다. 삽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곳곳에서 기름봉지가 나왔다. “이게 뭐지?” 하며 다들 신기해했다. 알고 보니 예전에 폐기름을 버려야 하는데 제대로 처리하려면 비용이 드니까 그냥 묻어버린 것이다. 상급에서는 “야, 폐기름 처리해”라고 하면 밑에서는 “야, 알아서 처리해”라고 하고 그 밑에서는 “야, 묻어”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니까 폐기름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훈련장에 묻은 것이다. 그냥 당장 눈에만 안 보이면 된다, 내 책임 아니다, 땅이 오염되든 말든 나랑 상관없다, 이런 생각이 만연한 곳이 군대고 관료사회다. 이런 모습이 우리 안에도 있다. 무겁게 깊이 돌아보아야 한다.

 

4. 극복 방도

 

첫째, 비판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달게 받자. 

 

예전에 어떤 회의에서 한 동지가 뭔가 잘못한 게 드러났다. 그래서 회의 참석자들이 다 비판을 하였다. 그런데 나는 비판을 안 했다. 나라고 그런 잘못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똑 같은데 내가 뭘 잘했다고 나까지 비판하겠냐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고 그 동지가 나한테 찾아와가지고 왜 비판을 안 했냐, 나에 대한 동지애가 없는 거냐, 이렇게 얘기했다. 

 

비판받는 자세는 이래야 한다. 비판은 동지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동지가 잘 되기를 바라서, 혁신하고 발전하기를 바라서 하는 게 비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판을 안 받으면 다행히 넘어갔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오히려 비판을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둘째, 정직한 걸 성격의 문제로 치부하면 안 된다. 

 

저 사람은 원래 정직한 사람이야,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정직은 타고난 성격이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운동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다. 정직해야 하는 사람 따로 있고 정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모두가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상에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없다. 모두가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