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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먹튀’ 외국투기자본의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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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원 통신원
기사입력 2021-02-09

▲ 해외투기자본의 흑자폐업에 맞서 공장 정상화 투쟁을 벌이는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와 가족,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조석원 통신원

 

한국게이츠 투쟁 228일을 맞이한 2월 9일 오전 10시 대구시청 앞에서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과 가족,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무분별한 손배가압류 청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지난해 6월 26일, 30년간 거의 매년 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인 한국게이츠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돌연 공장 폐쇄 방침을 밝혔다. 7월 20일까지 전 직원 147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7월 31일 최종적으로 공장을 폐업한다는 내용이었다.

 

한국게이츠는 대구 달성군에서 자동차용 벨트를 생산하는 업체로 ‘외국투기자본’ 블랙스톤(이하 투기자본)이 투자한 미국 게이츠 본사의 한국 자회사이다.

 

회사의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대구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투기자본은 한국공장 청산 작업에 대한 업무방해로 손해를 끼쳤다며 법원에 손배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투기자본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사측(한국게이츠) 자료를 광범위하고 편의적으로 인정해 벼랑 끝에 선 해고노동자들을 더욱 내몰고 있다. 투기자본은 채붕석 지회장(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외 6명에 대하여 1억8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와 부동산 가압류, 13명 한국게이츠 조합원에 대하여 1인당 1천3백여만 원, 총 3억5천여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와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하였다. 이는 전세·임대보증금에 대한 가압류와 제3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가압류로 지역 노동·시민사회에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먹튀’ 투기자본은 일순간의 흑자폐업에 이은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하찮게 짓밟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해고 사태와 이른바 해외투기자본의 ‘먹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구시 당국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 발언을 한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에서 벌어진 살인적인 손배가압류의 비극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 사태 때, 유명을 달리한 죽음의 행렬에 맞서 시민들이 만든 4만 7,547명의 희망을 담은 노란봉투운동을 우리 정치권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대구시 당국은 책임 있게 ‘합법살인’을 막는 ‘노란봉투법’(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법)을 입법화하고 대구지역의 투기자본의 무분별한 손배가압류가 이뤄지는 한국게이츠 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참가자들이 외국자본의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조석원 통신원

 

▲ 한국게이츠 해고자 가족이 나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조석원 통신원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게이츠 해고자의 가족이 나와 발언을 해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하루아침에 남편이 흑자회사의 폐업으로 직장을 잃었다. 그러나 남편은 계속 싸우고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수많은 사람이 함께 해주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다. 하루빨리 정부와 정치권, 대구시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가족으로서 작은 목소리라도 내기 위해 이렇게 용기를 냈다”라고 호소하였다.

 

한국게이츠 대구시민대책위도 투기자본의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는 당장 철회되어야 하며 공장 또한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본의 편의가 아닌 노동자의 존엄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해외투기자본 먹튀 방지 조례’, ‘무차별적 손배가압류 금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벌여나갈 것을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 낭독 후 “투기 자본의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 탄압을 규탄한다! 손배가압류 철회와 공장 정상화를 촉구한다! 대구시는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에 앞장서라! 함께살자!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외투자본(블랙스톤)은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 철회하고 공장을 정상화하라!

- 해고노동자의 전세·임대보증금 및 제3자까지 무차별적 손배가압류 청구 규탄!-

 

한국게이츠 투쟁이 벌써 228일째를 맞이했다. 어느덧 설이다. 공장을 떠나지 못하는 노동자 19명은 명절 선물은커녕 해고로도 모자라 인당 2,400만 원과 1,300만 원이라는 손해배상금까지 총 3억 3천만 원을 떠안게 되었다. 노동자는 회사를 잃었고 정리해고를 당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현대자동차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자본의 탐욕만 풍성한 명절이다.

 

‘먹튀’ 투기자본은 일순간의 흑자폐업에 이은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하찮게 짓밟고 있다.

 

하루아침에 해고된 노동자들이 빈 공장 앞에서 시위하는데 무슨 손해가 어디서 발생했다는 말인가? 전세·임대보증금에 대한 가압류와 제3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가압류 등으로 인하여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운 지인과 게이츠 노동자들의 삶이 고통으로 짓눌리고 있다. 강자의 힘인 사법적 권력과 금력을 앞세워 가족의 생계까지 걸고 싸우는 한국게이츠 19명 노동자를 주저앉히겠다는 부도덕하고 악랄한 살인적 행위를 규탄한다.

 

해고노동자들은 영업 손실액이 적절한지 확인할 정보도 없으며, 법원은 사측의 면밀한 손실액을 입증하지도 않고 사측 자료를 편의적으로 인정하였다. 흑자폐업과 정리해고 앞에선 노동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천막 농성과 플래카드 게시, 유인물 배포 등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이며, 차량 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청산 업무를 방해했다며 해고노동자들에 대하여 가압류·가처분 결정을 손쉽게 인정한 법원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미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갑을오토텍에서 손배가압류의 비극적인 결말을 목도한 바 있다. 손배가압류는 노동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한 가족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목숨을 앗아가는 횡포다. 그러나 이러한 인권침해의 현장에서 국가의 역할은 요원하다. ‘합법 살인’을 막는 노란봉투법’은 20년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동안 국회에 계류하고 있다. 합법적 노동조합과 합법 파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조합원 개인과 그 가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 법안은 2021년 현재까지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탄스럽다. 노동자가 말라 죽어가는 동안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외투 기업에 구걸하기 바쁘다. 취득세와 재산세까지 면제받고 온갖 특혜를 받으며 이 땅에 발을 디딘 외투 자본은 아무런 규제 없이 무분별한 만행을 벌였다. 정부와 대구시의 묵인과 방조는 이제 적극적인 협력과도 다름없게 되었다. 노동자 살인의 공범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심지어 국민연금은 ‘먹튀’ 자본 블랙스톤에 8,000억 혈세를 투자하면서 면죄부까지 쥐여주기에 이르렀다.

 

해고노동자들은 설 명절에 그리운 가족들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지금도 칼바람을 맞으며 피켓 시위와 출근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고, 서울 상경 투쟁과 공장 앞 노숙 농성의 고단함 역시 견디고 있다. 그러나 수차례의 대구시 면담과 노동청장 면담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음이 이미 드러났고, 시장과의 면담은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에 싸운다던 대구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외국 투기 자본의 탐욕에는 어찌 침묵하는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또 처참히 죽어야만 하는가.

 

대구시는 투기 자본이 노동자, 시민의 고혈을 짜내 얻은 이익을 고스란히 들고 나를 때.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가. 대구시의 방조와 묵인 속에 자행된 한국게이츠의 일방적인 폐업은 대구 지역 경제를 망가뜨리고 멀쩡한 일자리를 없앴다. 대구시는 감염병이 창궐하며 불행이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작금의 위기를 타개하겠다며 무늬뿐인 ‘그린뉴딜’과‘상생일자리’, ‘대구형 일자리’ 정책을 마구 찍어내고 있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 앞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이 현란한 말 잔치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 기막힐 뿐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약한고리’를 직면하며 공존이 우리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우리 앞의 위기는 자본의 편의가 아닌 노동자의 존엄을 보장할 때라야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 대구시는 말로만 지역 경제와 일자리를 떠들 것이 아니라, ‘먹튀’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비열한 자본에 사회적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라. 우리의 투쟁은 양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의 선언이다. 한국게이츠는 공존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결코 물러설 수 없다.

 

 

투기 자본의 무차별적인 손배가압류 탄압을 규탄한다.

손배가압류 철회와 공장 정상화를 촉구한다.

대구시는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에 앞장서라.

함께살자!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라.

 

 

2021.2.9.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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