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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자기가 무슨 드라마를 쓰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인영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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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1-02-18

“어떤 의미에서는 혼자서 모노드라마(1인극)를 쓰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심정이다.” 

 

이 말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YTN 뉴스특보에 출연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이른바 ‘작은 교역’, 인도적 협력 등으로 북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반응이 없다며 토로한 말이다. 

 

통일부 장관이 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남북관계가 도무지 풀리지 않으니 오죽 답답했으랴 하는 측은지심도 든다.

 

드라마가 흥행하려면 내용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이 장관이 쓰는 드라마를 시청할 사람은 누구인가?

 

남측의 국민들도 있지만 먼저 제1순위는 북측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주되게 던진 말이 ‘인도적 협력’ 문제였다.

 

인도적 협력 문제도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분야이다.

 

하지만 인도적 협력 문제를 푼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정치군사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인도적 협력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고, 방해를 받는다.

 

실례로 2019년 정부가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북에 지원하려다 미국에 의해 가로막혔다. 타미플루는 제재 위반이 아니지만 싣고 가는 트럭을 북에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이처럼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라도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북의 정치군사적인 문제를 풀 해법은 무엇인가. 바로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남북은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으로 남북문제를 풀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불러오는 모든 것을 일체 중단하자고 합의했다.

 

그런데 남측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도 미국 때문에 결단하지 못하고, 최첨단 군사무기를 들여오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면서 인도적인 협력 문제만으로 북에 대화를 제안했다.  

 

남측이 근본 문제를 외면하고 부차적인 문제로 만나자고 하니 북의 입장에서는 대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 장관은 지금까지 관객이 전혀 흥미도 없고, 호응할 수도 없는 드라마 대본을 혼자 쓰고 있었다. 

 

이 장관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북이 열광하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면 새로운 대본을 준비해야 한다. 

 

보통 드라마 작가들이 대본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가 쓰고자 하는 분야에 몇 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조사를 한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 장관은 몇 개월 동안 연구와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이 쓸 드라마를 시청할 북이 자신들이 좋아할 내용의 줄거리를 이야기해주었다. 

 

북은 남측이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려는 입장과 자세를 가져야 하며, 북에 대한 적대행위를 일체 중지하면 된다고 줄거리를 제시했다. 

 

이 장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자기가 써온 드라마 대본을 폐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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