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미, “무력 통한 권위주의 정권 전복 배제”...그 속내는?

가 -가 +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3-06

미국이 압도적 군사력을 사용해 ‘권위주의 정권’을 교체하는 정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3일(이하 현지시간) 외교정책 연설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군사적 개입이나 무력으로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고자 시도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촉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블링컨 장관은 “과거 이런 전략들이 시도됐으나 좋은 의도였음에도 작동하진 않았다”며 “(이는) 민주주의 증진에 오명을 씌우고 미국민이 신뢰를 잃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국은 군사력을 앞세워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세계에 관철해 왔다. 필요하다면 무력을 통한 정권교체도 서슴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 리비아를 공습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 대표적 최근 사례다. 

 

무력을 앞세워 전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해오던 미국이 갑자기 무력을 통한 정권교체 카드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가.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옵션을 배제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자국민 달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주장해 왔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이 노동자, 중산층 등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의해 측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국가 외교·군사 전략의 청사진을 담은 ‘국가안보전략 중간지침’에서도 “우리의 무역과 국제정책은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닌 모든 미국인들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라며 동일한 입장을 재확인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미국의 외교정책이 중산층에게 피해를 줬다는 평가에 기인하는 것이다. 중산층의 ‘불만’이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났다. 

 

블링컨 장관도 언급했듯이 ‘군사적 개입’은 막대한 비용이 든다. 결국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군사적 개입이 미국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줬기 때문에 지속해서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군사적 개입을 시도하면서 자국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돌아가게 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옵션을 배제하는 두 번째 이유로는 무력사용이 아닌 다른 방도를 마련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견제·압박하기 위해 (미국식)인권, (미국식)민주주의와 같은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국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핵심 부품들과 희토류 등의 자원에 대한 중국 등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이를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동맹국에서 조달한다는 것이 목표다.  

 

즉, 인권과 기술적 독점·우위를 내세워 자신들의 ‘가치’에 반하는 국가들을 고립시키고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이용한 군사적 압박도 강화할 것이다. 유럽연합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고 쿼드(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비공식 안보회의체) 강화에 나서는 등 ‘동맹’을 중국압박 등에 전면 내세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군사력을 사용해 권위주의 정권을 교체하는 정책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것이 ‘권위주의 정권 교체’ 자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란 말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정보기관의 공작 등을 통해 ‘적대국’ 내부에 반군을 형성하거나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는 지속될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전쟁에 전면 나서진 않더라도 ‘동맹’과 ‘반군’ 등을 지원하며 ‘권위주의 정권 교체’를 위한 시도들을 이어갈 것이다. 

 

이 같이 미국이 ‘무력을 통한 권위주의 정권 전복 배제’를 언급한 것은 어떤 ‘선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자국의 현황과 정책수단의 변화를 반영한 것일 뿐이다. 나아가 ‘막대한 비용’을 우려해야하는 처지가 되었음을 나타내는 징표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는 무력을 통한 정권교체를 자제하겠다고 밝혔을 뿐 군사적 개입 카드를 완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 중간지침’ 문건에서 “군대를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 마지막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제국주의적 속성을 쉽사리 버릴 수 없을뿐더러, 단순히 말 몇 마디와 정책 수정으로 제국주의적 속성이 바뀌지도 않는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