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미국판 일대일로’ 꺼내든 바이든...실효성은 글쎄

가 -가 +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3-30

중국 압박을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내세워 동맹국들을 규합하고 있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응하는 ‘경제동맹 구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국가들이 주축이 돼 이끄는 (일대일로와) 유사한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며 “영국 총리와 통화하며 이 같은 구상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치·군사 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을 대중 압박의 무기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이 얼마나 구체화되고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미국의 서방 동맹국들 대부분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핵심 우방인 유럽연합(EU)의 최대 교역국은 현재 중국이다. 유럽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EU의 대 중국 교역규모는 5,860억 유로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5,550억유로)을 넘어섰다. 

 

중동의 핵심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는 최근 향후 50년간 중국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작년부터 사우디로부터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은 기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을 설득해 자신의 경제동맹에 가입시켜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일대일로 사업에 지난 1월 말 기준 140개국, 31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기구들은 총 205건의 협력문서에 서명했으며, 이들이 일대일로와 연계해 추진하는 철도·항만 등 인프라 프로젝트는 총 3조7,000억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른다. 

 

미국은 140여개 국가들을 상대로 경제적 대안을 제시하고 이들을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도로·항만·공장건설 등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데 막대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이 그럴 자금의 여유가 있는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는 ‘중국의 일대일로 : 미국에의 함의’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미국의 현 상황을 비교하며 현재로선 일대일로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지난 수년간 일대일로 구상에 오명을 씌운 미국이 중국을 모방해 자체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 쉽겠는가”라며 “현재 미국은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본이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내용 3조달러(약 3397조원)의 경기부양 패키지는 여전히 논쟁 중에 있다”며 “심지어 민주당조차 전체가 찬성하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정적 여유가 없고, 정치적으로 재정투입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자주시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