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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한척에 막힌 바닷길...국제질서 격변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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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21-03-31

 

▲ 수에즈운하 모습  © 편집국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좌초로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전 세계 해상운송이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다행히 사고 엿새만인 29일 좌초 선박의 인양은 성공했지만 수에즈 운하 정상 운용까지는 상당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세계 최대 운하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만9000척, 하루 평균 51.5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며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했다.

 

배 한척으로 인해 전 세계 해상물동량이 막히자 대체항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해 지고 있다.  

 

그동안의 세계역사는 해상운송로를 장악한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 역시 세계 해상운송의 요충지인 수에즈운하, 호르무즈해협, 말라카해협 등을 장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운송 요충지 주변 국가들을 정치·군사적으로 장악하고 ‘친미정권’을 세우기 위해 힘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주요 해상운송 항로에 변경이 생기면 국제질서도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고, 국제사회의 전략과 국가들의 위상도 달라지게 된다.  

 

이번 사고 직후 세계 주요 해운회사들은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희망봉 우회 노선을 적극 검토했다. 수에즈 운하 개통전의 해상운송로다.  

 

하지만 희망봉 우회노선은 막대한 추가비용을 감소해야 한다. 

 

<헤럴드경제>가 해운업계 국제 동맹인 빔코(발틱국제해운거래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로테르담으로 이동하는 선박이 수에즈 항로를 택하면 약 1만5,373㎞에 그치지만, 희망봉 항로로는 약 2만1,775㎞를 가야 한다. 항로 왕복에는 수에즈 항로가 34일, 희망봉 항로가 43일 걸린다. 희망봉 항로를 택하면 대형 유조선이 중동 원유를 유럽으로 운송하는데 드는 연료비만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 추가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 북극항로와 수에즈운하항로. (출처 :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 편집국


러시아 에너지부는 수에즈운하 좌초사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국제 해운사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밝혔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극해 연안에 걸쳐있는 바닷길로 북극을 통과하여 유럽과 극동을 잇는 항로다. 운항거리는 1만2,964㎞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2만372㎞의 인도양 항로보다 약 37% 정도 짧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10일 이상이 단축된다. 

 

하지만 동시베리아 일부 해역의 결빙구간으로 인해 선박 운항이 봄철부터 여름철까지 5개월 정도에 불과해 이용량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씁쓸하게도 지구온난화로 결빙구간 빙하가 녹으면서 항행 가능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지난해 북극항로 항행 기간이 9∼10개월에 달했다고 밝혔다.  

 

북극항로가 적극 개발되면 그 최대 수혜국 중 하나는 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지진 등 지질학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라 한국, 특히 부산항이 북극항로의 아시아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해양수산 정책간담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경 북극항로가 열리면 출발지가 될 부산에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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