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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과 동맹국 뒤에 숨는 미국.. 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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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21-04-02

3월 25일 북의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이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북이 긴장을 고조시키기로 선택한다면,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의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관련해 지난 3월 30일(이하 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회의에서 안보리 15개 이사국 모두가 북핵 프로그램 관련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으나 성명 채택의 필요성엔 동의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유럽의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지만 여기에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첫 번째로 동맹국들과 대응한 것이 이번 유엔 안보리 회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보다는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중·러의 목소리가 부각되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31일, 유엔 안보리 회의가 성명 발표도 없이 끝난 이유를 묻는 미국의소리(VOA)의 질문에 “우리와 우리의 동맹국들은 북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정부가 확보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대답했다. 

 

미 국무부의 답변은 북의 미사일 활동에 대해 유엔 조사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의 답변은 뭔가 이상해 보인다. 앞으로 미국은 안보리가 아닌 대북제재위에서 북 문제를 대응하려는 것일까?

 

미 국무부의 답변대로 미국이 확보한 북 미사일 정보를 대북제재위에 넘긴다고 하자. 

 

대북제재위에서는 이에 관련해 회의를 열 것이다. 그런데 대북제재위는 대사급들이 직접 참석하는 안보리 공식회의보다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외교관이 모이기에 무게감이 떨어진다. 유엔이 북에 대해 어떤 결의를 하려면 다시 안보리 회의를 열어야 한다.

 

실례로 대북제재위가 31일 공개한 전문가단 연례보고서는 북이 꾸준하게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안보리 3월 순회의장국인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 문제를 안보리 차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과정은 복잡하고 시간도 길어질 것이다.

 

미국은 왜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일까. 

 

미국이 북 문제에 자신감 있다면 굳이 유엔 대북제재위, 유엔 안보리 회의라는 순서를 거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북의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미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혹시 바이든 행정부가 북을 상대하는 것이 버거워 유엔과 동맹국을 앞세우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NBC방송은 3월 16일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이 완성될 때까지 북을 자극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방침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참모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방침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완성하기 전까지가 아니라 임기 내내 지속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오바마 전 행정부가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애써 북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바이든 행정부도 임기 내내 미국이 먼저 북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지금 상태(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상태 등)를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대북정책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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