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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국민들 속에서 늘 신혜원 작가를 만난다”···3주기 추모 모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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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훈 통신원
기사입력 2024-04-01

▲ 신혜원 작가의 생전 모습.  © 자주시보

 

‘봄을 만들되 누리지 않는 사람, 故 신혜원 동지 3주기 추모 모임(추모 모임)’이 지난 3월 24일 오전 11시 신혜원 작가의 유골함이 안치된 경기도 광주의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약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진보적 예술인 모임 ‘민들레’가 주관한 추모 모임에는 민들레 회원들뿐만 아니라 신혜원 작가와 함께 활동했던 진보 운동단체 활동가, 신혜원 작가를 따라 배우고자 하는 대학생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통일, 반미자주, 촛불항쟁,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주제로 한 수많은 작품을 창작하며 국민 속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신혜원 작가는 지난 2021년 3월 22일 암 투병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3주기 추모 모임은 신혜원 작가의 약력 소개, 추모사, 추모시 낭송, ‘제3회 신혜원상 시상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신혜원 작가의 약력을 들으면서 신혜원 작가가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얼마나 많은 활동과 작품 창작을 해왔는지를 다시금 느꼈다.

 

  © 전세훈 통신원

 

이어 추모사와 추모시 낭송이 있었다.

 

현순애 춘천촛불행동 회원은 “지금의 이 촛불대항쟁의 물결을 신혜원 작가가 지켜봤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신혜원 작가의 정신을 따라 더 철저하고, 더 조직적이고, 더 실천적이고, 더 헌신적으로 활동하겠다”라고 결심을 밝혔다.

 

신혜원 작가의 삶을 따라 배우고자 하는 대학생 그림모임 ‘이불 밖 그림’의 박근하 학생은 “신혜원 선배님을 추모회, 추모전시회, 추모집 책에서 만나 뵌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선배님의 그림을 보면서 선배님의 삶을 내 머릿속에 그려나가 보았다. 그럴수록 너무나 보고 싶은 선배님이 되었다. 봄꽃을 그리며 헌신하고 투쟁했던 신혜원 선배님의 정신을 따라 이제는 우리가 봄을 만들어내자”라고 호소했다.

 

신혜원 작가와 함께 미술운동 단체 ‘베란다항해’에서 활동했던 장재희 작가는 “위대한 촛불국민들 속에서 신혜원 작가를 늘 만나고 있다. 신혜원 작가 몫까지 더해서 치열하게 살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민들레 회원인 백지은 씨는 추모시 「그리는 사람」 낭송을 했다. 

 

민들레 회원들은 지난 3월 18일부터 24일까지를 신혜원 작가 추모 주간으로 정해 신혜원 작가를 추억하며 기억하는 글들을 발표했다. 백지은 씨는 추모시로 자신의 마음을 밝혔다.

 

최동수 씨는 “신혜원 작가는 이창기 기자가 세상을 떠났을 때 노제에서 사용할 배경 걸개그림을 맡았다. 밤새 걸개그림을 그렸는데 동지들이 이창기 기자와 닮지 않았다고 의견을 주었다. 신혜원 작가는 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 앞서 제작한 그림을 폐기하고 바로 새롭게 만들어냈다”라며 “신혜원 작가의 이런 모습, 이런 정신을 따라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변은혜 극단 ‘경험과 상상’의 배우는 “신혜원 작가처럼 자기 스스로 요구를 높여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창작해야 할 시기가 지금”이라면서 “활활 타오르는 윤석열 탄핵 촛불을 가장 기뻐하면서 국민을 떠받들 수 있는 창작물을 많이 제작하자. 더 열심히 창작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신혜원 작가에게 다하지 못한 동지의 의리를 다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황선 시인의 추모시 「부활」이 낭송됐으며, 배서영 국민주권당 당원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신혜원 작가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지이자 유가족인 조준규 씨는 추모사에서 “돌아보니 유가족으로서 부끄럽다”라며 “앞으로는 동지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신혜원 작가가 바라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혜원상 시상식이 있었다.

 

한 해 동안 신혜원 작가의 4대 정신인 ‘강직한 신념, 투철한 조직관, 왕성한 실천력, 높은 실력’을 따라 배우는 데서 모범을 보인 문예 일꾼, 혹은 높은 예술적 실력으로 대중에게 큰 감화를 주었던 작품이 신혜원상을 받는다.

 

정민주 작가와 다큐 「워메리카의 운명」이 상을 받았다.

 

정민주 작가는 정세를 꿰뚫는 만평을 그리고 있으며 촛불집회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무대 선전물을 만들고 있다. 국민의 요구에 화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윤석열 탄핵 투쟁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상을 받았다.

 

정민주 작가는 수상 소감을 “국민을 대하는 자세, 실천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신혜원 작가처럼 작품을 그리는 예술 실천뿐만 아니라 투쟁하는 국민 속에 들어가 실천력을 높이겠다”라며 “신혜원 작가가 지금 촛불집회 현장에 있었다면 무엇을 보고 있을까, 무엇을 그릴까 하는 생각을 잊지 않고 활동을 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제3회 신혜원상을 수상한 정민주 작가(왼쪽)와 이혜진 민들레 대표.  © 전세훈 통신원

 

다큐창작소가 만든 「워메리카의 운명」은 미 제국주의의 본질과 몰락하는 미국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다뤄 많은 사람의 호평과 사랑을 받았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공동체 상영을 하고 있다. 

 

유승우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촛불집회를 하는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촛불국민들의 모습 속에 신혜원 동지가 서 있는 것 같았다. 신혜원 작가가 살아 있었다면 많은 창작으로 촛불에 크고 작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촛불뿐만 아니라 반미투쟁을 하는 데서도 가장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신혜원 작가가 남긴 4대 정신을 다시 곱씹으면서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신혜원상을 받은 다큐 「워메리카의 운명」을 만든 다큐창작소 감독들과 이혜진 민들레 대표.  © 전세훈 통신원

 

마지막으로 이혜진 민들레 대표가 감사와 결의 인사를 했다. 

 

이혜진 대표는 “신혜원 작가는 자신이 정한 행로, 신념의 표대 따라서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걸어왔고 또 그 길에서 만난 동지들을 정말 그 누구보다 사랑했고 동지들을 위해 다 내주었으며 또 자신의 모든 것, 재능, 시간, 하물며 자신의 건강까지도 조국과 국민을 위해 다 바친 사람이었다”라며 “신혜원 작가를 본받아 촛불국민을 하늘같이 떠받드는 일꾼이 되자”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신혜원이다! 신혜원처럼 살아가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추모 모임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추모 모임에서 낭송된 추모시이다.

 

그리는 사람

-백지은

 

아직은 이른 시간

달구어지지 않은 도로에는

한 손에 책을 펴고 앉은 사람

 

빛나는 눈동자 속에

당신이 있다.

 

하나 둘 모여든 촛불들로

따끈하게 데워진 광장에서

약속처럼 꺼내 건네는 옥수수 보리차 

 

뭉근한 온기 속에

당신이 보인다.

 

머리 위로 넘실대는 깃발을 따라

수천의 주먹이 하늘로 솟구치면

 

부서지는 햇살이 비추는

그 날. 그 광장. 그 사람들.

 

그 모든 아름다움을 그리는,

그리고 있는

 

당신이 있다.

 

그리운 당신이 거기,

그림처럼 있다.

 

당신이 빙긋-

웃으면서 묻는다.

 

너는 그림 속 어디에 있을 테냐고,

 

새 시대를 열어제끼는 한복판에서

무얼 하고 있을 테냐고.

 

고요하게 뜨겁게

그렇게 한 생을 그린 당신이 

갑자기 선명하다.

 

찬바람이 주춤대고

개나리가 쏟아지는 이 계절에

 

아직도 봄을 몰라

한없이 흔들리고 

또 흩날리는 나는

 

그렇게 묻는

그렇게 그리는

그렇게 그리운

 

당신을 생각한다.

 

 

부활

-황선

 

 

사방으로 닮은 꽃망울이 터진다.

 

마른 가지에 연두빛 피가 돌고

그 여린 것이 

뻗뻗한 거죽을 뚫고

얼굴을 내밀면

그 여린 것이

겨우내 얼었던 단단한 흙을 부수고

반짝이는 손짓을 할 때면

 

꼭 그대같다.

 

아무것도 없거나

더러운 것 모진 것들로 가득한

얼어붙은 왕국에

통일이 이렇게 예쁜 거라고?

민주가 이렇게 화사한 것이라고?

미군철수가 이렇게 안녕한 거라고? 

봄바람 지난 자리 

새 순이 돋듯, 

그려넣던 그대.

 

꼭 그대다.

 

겨우내 언 손으로 지켜낸 불씨

산에 들에 불붙는 진달래처럼

온 산하에 옮겨붙이는 

거리의 사람들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내 광장을 채우던 저이들도

꼭 그대다.

 

그대처럼 봄이 왔고

봄처럼 그대가 온다. 

그대가 

여럿이 되어 여럿이 되어

무리로 온다.

 

- 고 신혜원 동지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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